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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4. 24.

JACOB'S HELL




 플레이스테이션 시절의 3D 그래픽은 슈퍼 패미콤 또는 더욱 이전 시대의 2D 그래픽과는 달리 썩 좋은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째서일까요? 한때 저해상도 3D 그래픽을 취급한다고 해서 이슈가 되었다가 조용히 묻힌 게임 [Back in 1995]을 돌이켜 보면, 역시 너무 못생겨서 그런 것 아닐까 싶습니다. (웃음) 그렇다면 어째서 이 그래픽은 못생겼다고 느끼고, 2D 그래픽은 나름 멋지다고 느끼는 걸까요?

뚜렷한 답을 떠올리기 힘든 어려운 질문입니다.

저해상도 3D 그래픽은 픽셀 2D 그래픽과 마찬가지로 낮은 해상도의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명확하게 구분할 수 없는 시각을 통해 해석의 틈을 허용하는 그래픽은 플레이어의 상상이 개입할 여지를 주고, 이는 새로운 해석(경험)을 만들어 내는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보통 그래픽은 명확한 전달을 목적으로 사용됩니다. 3D 그래픽은 이 목적이 더 뚜렷했고, 저해상도는 그 과도기였기 때문에 다시 사용할 이유가 없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3D 그래픽을 모호함을 전달하는 수단으로 사용한다면 어떨까요?

[JACOB'S HELL]은 낮은 해상도의 그래픽으로 고유의 분위기를 만들어 내는 것에 성공한 게임입니다. 게임은 저해상도 3D 그래픽을 이용하여 지옥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어두운 숲. 일그러지고 자글거리는 사물이 가득한 숲은 현실과 다른 괴리된 공간이라는 느낌을 줍니다. 그래픽으로 해석의 틈을 만들고 음향과 텍스트로 방향을 잡아줌으로써 플레이어가 지옥이라는 공간을 상상하게 합니다. 해석해야 하는 플레이어의 피곤함을 생각해 보면 액션이 많거나 호흡이 긴 게임에서는 사용하기 어려운 방법이라고 생각되지만, 간단하고 짧은 게임에서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됩니다. 독특한 그래픽 표현 방식에 관심이 있으신 분은 [JACOB'S HELL]에서 지옥 구경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10분 안쪽의 짧은 게임이니 부담 없이 즐기실 수 있습니다.


PS. 쓰면서 생각해보니까 [마인 크래프트]가 이미 저해상도 그래픽을 활용한 모범 답안을 하나 만들지 않았나 싶은데……. 방향성도 그렇고 의도도 고찰해보자면 너무 글이 길어지니 따로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플랫폼: 윈도우
가격: 무료
편의: 10분
제작: Sander Jansen
좌표: itch.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