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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11. 22.

도박이라는 말과 도박이라는 낙인




 최근 해외에서 [스타워즈: 배틀프론트 2]에 대한 논란이 뜨겁습니다. 인터넷에서 생긴 여론에 힘입어 게임에 대해 잘 다루지 않는 주요 언론까지 해당 게임의 문제에 대해 다루고 있는 상황입니다. 대체 어떤 문제가 있었길래 이렇게 일이 커졌을까요?

[스타워즈: 배틀프론트 2] 문제의 시작은 랜덤 박스입니다. (해외에서는 lootbox라고 부릅니다) 현금을 주고 사는 상자에서 캐릭터와 능력을 확률적으로 얻을 수 있는데, 이것이 꽤 강력해서 게임에 불균형을 초래했습니다. 더불어 현금을 쓰지 않고 게임에서 얻을 수 있는 재화를 통해 캐릭터를 해제하려면 한 캐릭터에 대략 40시간이 소요되는 것이 논란이 되었습니다. F2P 게임이 아닌 AAA 게임의 가격(한화로 대략 6만 원)을 내고 산 게임이 추가로 돈을 내지 않으면 제대로 즐길 수 없는 겁니다.

따라서 인터넷을 중심으로 대규모의 반발과 불매 운동이 일어났고, 게임을 유통한 [EA]에서는 급하게 패치를 통해 캐릭터 해제에 필요한 재화를 낮추었습니다. 그러나 게임에서 얻는 재화 또한 같은 비율로 낮추는 얄팍한 수를 쓰는 바람에 여론의 비난은 더욱 거세졌습니다. 단단히 화가 난 각국의 소비자들은 접촉이 가능한 국회의원과 단체에 청원을 넣었고, 그것이 계속해서 기사화되었습니다.

정부와 단체에 들어간 청원은 게임의 판매 방식이 도박이기 때문에 도박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에 대해 정부와 단체는 게임의 판매 방식을 도박으로 볼 수 없다고 답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15일 벨기에의 *도박 협회(Gaming Commission)에서 게임에 사용된 판매 방식은 일부 도박으로 볼 수 있으며, 이 게임이 미성년자에게 판매 가능한 등급으로 분류되어 있어서 규제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서 다시 이 문제가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벨기에의 도박 협회가 어떤 해석을 했는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이 문제는 한번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랜덤 박스는 도박일까요?

답은 도박이 아닙니다. 그러나 도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랜덤 박스를 우리는 도박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법으로써 도박으로 정의할 수는 없습니다. 법이 정의하는 도박과 일상 회화에서 말하는 도박의 의미가 다소 다르기 때문입니다. 법에서 정의하는 도박은 사례에 따라 차이를 보이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확률로 결정되는 사건에 재물을 걸고 이득이나 손해를 보는 행위를 지칭합니다. 얼핏 랜덤 박스도 이에 해당할 것 같지만 게임의 랜덤 박스는 결과물을 현실의 재화로 판매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실질적인 이득을 노린 것이라 보기 어려우므로 도박으로 분류하지 않는 것입니다. 현재 영국의 게임 심의 기관인 PEGI와 영국 도박 협회(Gambling Commission)에서는 이러한 해석에 따라 랜덤 박스를 도박으로 정의하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더 면밀하게 분석하여 실제 사회에서 랜덤 박스가 어떻게 작동하는가를 따져보면 다른 국가에서도 벨기에와 마찬가지로 랜덤 박스를 일부 도박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는 랜덤 박스는 도박이다 하는 결과가 나올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생각에 벨기에 도박 협회의 결론은 오히려 면밀하지 못한 분석에 따른 결론이라 생각됩니다.

게임을 도박이라고 부르는 것과 게임이 법적으로 도박이 되는 것은 완전 다른 문제입니다.

현재 랜덤 박스에 도박과 같은 수준의 위험이 존재할까요? 도박과 같은 분류에 포함되어 규제를 받아야 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을까요?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비슷한 방식으로 판매되는 트레이딩 카드게임이나, 현실의 이벤트 판매 상품에 대해 같은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고 하면 지나친 규제라고 말할 것이 분명합니다. 위험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로 사회 문제가 되는 도박과 비교할 만큼 문제가 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현재 일어나는 청원과 규제에 대한 목소리는 그것을 원하고 있습니다. 게임이 도박이 되기 전에 도박으로 규정해 버리자는 것과 다름없는데, 앞뒤가 바뀌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게임의 판매 방식을 도박이라고 말하는 것은 실제 도박과 같은 위험에 대한 우려가 아니라, 만족스럽지 못한 소비에 대한 반감과 그 반감이 쌓여 만든 불신의 결과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그 감정을 법문으로 옮겨 지우기 힘든 낙인을 찍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해소할 방법을 찾는 것입니다. 게임의 판매 방식 일부를 도박으로 규정해서 게임을 규제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가 되는 판매 방식을 별도로 관리하여 소비자가 만족하고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랜덤 박스에 대한 별도의 판매 기준을 만들거나, 강력하게는 유사한 판매 방식을 금지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그러면 도박으로 규제하는 것과 똑같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게임이 도박으로 분류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의 차이는 큽니다. 한국에서는 이미 [바다이야기] 때문에 게임이 도박으로 분류되는 경험을 겪었기 때문에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게임을 도박으로 부르기는 쉽지만 정말 도박이 되었을 때, 돌이키기는 정말 쉽지 않을 겁니다. 앞으로 여론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더 지켜봐야 알 일이지만, 아무쪼록 무엇을 하고 싶은 것인지 다시 한번 확인하고 전진했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더불어 EA의 이번 촌극도 모바일의 과금 방식을 무리하게 도입해서 겪는 초심자(?)의 실수 아닐까 싶습니다. 최근 모바일 게임도 초기와 비교하면 과금 형태가 많이 발전했으니, 어쩌면 앞으로 소비자의 선택에 따라 자연히 해결될 문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각 기관의 실제 명칭은 다르지만, 편의상 도박 협회로 통일하였습니다.

2017. 10. 19.

2017년 국정감사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손혜원 의원과 여명숙 위원장의 질의.

영상 회의록 주소.



관심 있던 부분이고 기사로도 보도되어 실제 내용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여명숙 위원장의 발언은 불명확한 부분이 있으니, 문장만 보고 이해가 어렵다면 영상을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손 = 손혜원 의원(더불어 민주당)
여 = 여명숙 위원장(게임물 관리 위원회)



손: 확률형 아이템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을 좀 해주십시오.
여: 확률형 아이템은 노력 없이 원하는 게 나올 때까지 계속 돈을 투입해서,
뽑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손: 그것을 지금 게임물 관리 위원회에서 관리하고 있습니까?
여: 확률형 아이템과 관련해서 현금이 투입될 경우와 거래소가 들어 있을 때는 청소년 이용 불가로 심의를 내주는 것 외에 다른 관리를 위한 법적 장치는 현재 없습니다. 그것은 문체부의 자율규제 사항으로…….

손: 그렇다면 PC 게임에서는 일단 한도가 있지 않습니까?
여: 네 그건 있습니다.

손: 그런데, 이게 모바일 게임에서는 한도가 없다고 하는데?
여: 법의 최대 허점입니다.

손: 그렇죠. 그렇다면 위원장은 뭐 하시는 건가요 그럼?
여: 3년 내내 그것 때문에 문제가 많고, 안내줘야 할 게임 안 내 주고 내줘야 할 게임 안 내 주는 이런 법은 없어야 한다. 아케이드와 모바일을 차등하는 건 문제입니다. 그리고 사행성은 예고된 [바다이야기]다라고 여러 번 발언했습니다.

손: 그러면 증인 요청을 했지만, 끝까지 버티며 나오지 않는 엔씨소포트 김택진, 넥슨의 김정주, 넷마블의 권형식. 이 세 대표가 지금 올리는 매출 중에서 확률형 게임에 대한 매출이 몇 퍼센트쯤 된다고 보십니까?
여: 요청을 했는데, 제출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자율 규제란 허구고 그것을 규제 장치로 시장 정상화를 꾀할 수 없다고 봅니다. 최근에는 지금 말씀하신 업체들의 대부분의 매출이 확률형 아이템에서 나오는 거로 들은 바 있습니다.

손: 지금은 이제 모바일 게임 방법이 PC에서 모바일로 많이 옮겨지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모바일에 규제가 없다는 것은 정권이 교체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누군가가 그것을 잡고 있는 사람이 있는 겁니까? 어떤 조직이 있는 겁니까?

여: 솔직히 말씀드려도 됩니까?
손: 네.

여: 그것을 알면서, 그리고 여기 이용자 보호와 가족보호 그다음 게임산업 보호, 그런 생태계 정상화를 위해서 만들어진 기관이고 어- 부처인데, 그 부분이 3년 내내 같은 이야기를 하는데도 그게 정상화 안 되고, 유저들이 아우성이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백명중에 구십구명이 이거 사행성이라고 하면 그건 뭐 사행성인지 아닌지 들여다보고 빨리 때려 고쳤어야 합니다.

손: 제가 보기에는요 이 확률형 게임은 도박입니다.
여: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손: 이 부분은 완벽한 도박입니다. 그런데 이 도박을 아이들이 하고 있습니다. 어린아이들이 확률형 게임을 통해서 도박을 가장 어린 나이에 모바일을 통해서 경험하는 것입니다. 영상하나 보시겠습니다.

손: 초등학교 애가 천 오백만 원 엄마 카드로 날렸어요. 그리고 또 사천만 원을 여중생이 날렸습니다. 그리고 집안에 뭐 자살한다고 하면서 집안이 난리가 났는데, 이게 지금 초등학생이나 중학생도 이 모바일로 확률형 게임에 완전히 빠져 있다는 거죠. 여기서 더 기가 막힌 일은 이 두 번째 자료 한번 봐주세요. 지금이 베틀그라운드라는 우리나라 게임 업체가 개발한 정말 좋은 그런 게임입니다. 이런 게임을 개발할 능력이 우리나라에 차고 넘치는 데에도 불구하고 이 확률형 게임에 빠지느라고 제대로 된 게임을 만들질 않아요. 이것은 수요와 공급에 대한 문제이죠. 지금 이 출석을 하지 않은 세 게임 업체의 대표들. 이 사람이 한번 하는 것 보시겠습니까? 국감에는 안 나오고 광고에 지금, 확률형 게임 광고에 사장이 지금, 김택진 사장이 나와서 이 사행성 도박 같은 게임을 광고하고 있습니다. 이게 우리 현실이거든요. 저는 여명숙 위원장께도 큰 책임이 있다고 생각해요. 이 규제를 방해하는 세력이 있습니까? 간단하게 딱 말해주세요.

여: 한 네 박자로 농단이 이루어진다고 봅니다. 게임판의 농단은 심각합니다.
손: 짧게 정리해서 주시죠.

여: 우선은 이게 알면서, 왜 이 문의가 이게 규제라고 하는 걸 무조건 네가티브 센스로만 볼 게 아니지 않습니까. 그러면 이거를 정상화하고, 유저를 보호해야 하는 방식, 그것에 대해 고민을 해야 하는데 그런 논의가 다 빠져있습니다.

손: 쉽게 말하면 이 확률형 게임에 대해서 리미트가 없다는 것, 이 모바일에서 리미트를 못 만들게 하는-
여: 지금 7개월 동안 있으면서 민간 협동으로 논의를 하고 있는데, 계속해서 공회전 하고 있습니다. 그건 리스트를 올리겠습니다. 너무나 상세하게 반복적이어서, 그렇고 그다음에 좀- 이걸 다 말씀드려도 될지 모르겠는데요.
손: 다 하세요. 여기서 밖에 할 수가 없습니다.

여: 이게 해서는 안 되는 법이라는 거를 분명히 말씀했는데 그게 계속해서 방치되어 있습니다. 첫 번째 그다음에 그게 저희 기관에서도 저희 심의가 나가는데 우리는 여기까지 밖에 못합니다. 또는 사후관리 우리 법에 규정된 게 이것뿐이기 때문에 못합니다. 그리고 저희 기관은 한번 사고가 나면 여기가 한번 폭파되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러면서 삼십 사십 대 가장으로서 잘린 경험이 있기 때문에 늘 수동적일 수밖에 없고 애기를 못 하는 게 있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방식으로 여기에 들어와서 외부자들하고 기관과 관련된 그 좀 네가티브한 활동을 하는 수도 있기 때문에 그와 관련해서 여기도 불안합니다. 말하자면 바깥에서 어떤- 이게 보십시오. 누가? 왜? 저걸 그대로 방치하고 있는지, 그거를 보시고. 이 모든 활동과 여기를 잡고 흔들거나 정치검찰로 이용하려고 하는 그런 패턴이 보인다면 분명한 목적이 있지 않겠습니까?

손: 위원장님이 굉장히 쉬운 말씀을 어렵게 하시는 재능이 있으세요.

여: 여기가 법률 개·변조를 가지고 하면 안될 거 사행성을 계속해서 10년째 방치되는 그런 구조라고 생각을 하고요. 그리고 거기에는 구체적으로 지금 말씀은 못 드리겠지만 모 정치인의 친척을 빙자한 사람과 그 지인들 그다음에 그들의 가짜뉴스를 생산해주는 댓글 부대 이렇게 네 박자라고 생각합니다.

손: 제가 제보를 많이 받았습니다. 제가 제보를 받으면서 절망적인 것은 뭐냐면 이 정권교체가 되고 나서, 지금 이런 사행성 게임들을 조장하는 힘들이 더 강해 졌다는 겁니다. 이게 우리나라 초등학생 중학생 아이들이 이 게임을 통해서 도박을 어린 나이에 접하게 되면서 빠져들게 된다는 거죠. 제가 보기에는 이 모바일 게임에서 리미트는 반드시 정해져야 하고 그리고 그 지금 이 게임업체들이 더 이상 확률형 게임에 이렇게 매몰되는 일들을 지향해야 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자료요청을 마지막으로 하겠습니다. 제가 자료요청을 지금 엔씨 소프트랑, 넥슨하고 넷마블에 모두 요청을 했는데 영업비밀이라고 자료를 주지 않습니다. 매출입니다. 자기네들 매출대비 지금 확률형 게임의 매출을 반드시 위원장님 받아주십시오.

이후 유성엽 위원장(국민의당)이 질의 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