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찾아보기

레이블이 컬럼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레이블이 컬럼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2020. 10. 19.

부산 인디 게임 페스티벌의 온라인 페이지가 지닌 의미


  2015에 시작되어 매년 성공적인(?) 개최를 이어온 부산 인디 게임 페스티벌.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으로 개최되었습니다. 분명 갑작스럽운 변경 때문에 준비에 큰 어려움이 있었을 겁니다. 모두 겪고있는 문제이고 충분히 이해해줘야 하겠지요. 그러나 이토록 기본이 미흡한건 한번 지적하고 넘어가야 할것 같아 포스팅해 봅니다.



1. 검색을 어떻게 하죠?


부산 인디 게임 페스티벌의 약자는 BIC입니다. 홈페이지를 찾아가기 위해 약자를 검색해 볼까요?


대형 사무용품 브렌드만 잔뜩 검색됩니다. 오프라인 행사가 주가 될때는 겹치는 상호가 있는것이 큰 문제가 아니었겠지만 온라인으로만 접근하게 되니 이런 문제가 생기는군요. 검색이 어려운것이 좀 아쉽지만 이름이 우연히 겹친것이니 어쩔 수 없지요. 

Busan indie game festival이라고 예상되는 검색어를 치면 행사 페이지를 찾을 수 있습니다. 이유는 모르지만 Busan indie connect festival이 공식 명칭이로군요. SNS에서 링크를 타고 바로 찾아갈 수도 있겠지요. 네, 긍정적으로 사고합시다.



2. 로그인을 하라구요?


BIC에 참가한 게임을 확인 하기 위해서는 로그인이 필수입니다. 게임을 다운로드 받거나 플레이 하는것이 아니라, 참가한 게임의 리스트만 확인하고 싶어도 로그인 해야 합니다.



로그인을 하지 않으면 게임 리스트를 확인할 수 없습니다. 일반적인 웹 페이지는 노란색 점선 박스 안에 페이지를 넘길 수 있게 넘버링이 되어있기 마련인데, BIC 홈페이지에는 그런 기본적인 기능이 들어있지 않습니다.


대신 MORE 버튼을 누르면 게임의 전체 리스트를 확인할 수 있는 별도의 페이지로 넘어갑니다. 왜 굳이 별도의 페이지로 넘어가는 수고를 들여야 하는지 의아하고(편의에 큰 차이가 없기에 더더욱) 기본적인 게임 리스트와 게임 정보 확인에 로그인으로 벽을 쌓아 둔것에 어떤 중요한 이유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3. 까짓거 가입하죠 뭐...


로마에 갔으니 로마의 법을 따라야 겠지요. 귀찮아도 가입을 해봅시다. 

한국어 페이지는 현재 각종 다채로운 오류로 회원이 여의치 않다하여 부득이하게 영문으로 가입을 진행했습니다.



기이하게 인플루언서 회원가입이 따로 존재합니다. 유투버나 SNS에서 영향력을 가진 이들을 특별 대우한다? 게임 흥보에 그들이 중요한것은 사실이지만 이렇게 별도로 빼서 프레스와 독립시켜 놓을 필요가 있는지? 오히려 일반 유저(?)와 동일한 경험을 시켜야 올바른 평가가 나오지 않을까요?



그리고 회원 가입에 들어가니 또 황당한게 보입니다. 분명 외국인 가입자로 가입했는데 한국어로 이름을 적어야 합니다. 필수 항목이라 공란으로 비워 둘 수도 없습니다. 한국 가입자와 동일한 양식을 사용해서 일어난 실수 같은데... 

잠깐 그럼 이걸 왜 번역한거죠? 번역을 할게 아니라 당연히 빼야죠!




이메일 선택도 어이가 없습니다. 메일 주소에 @google.com이 있습니다. '엥? 구글 메일이 저 주소로도 되던가?' 필자가 모르는건가 싶어서 직접 보내봤는데 없는 주소라고 합니다... 도대체 어떻게 하면 저런 실수를 하는지 신기할 지경입니다.

심지어 이메일 기입란 하단의 국가 선택도 정말 보기 어렵게 정렬되어 있습니다. 왜 평범하게 첫글자로 검색할 수 있는 일반적인 방법을 사용하지 않고 저렇게 펼쳐 놓았을까요? 어쨋건 다사다난한 회원가입 과정을 끝내고 드디어 회원가입을 완료.



그러나 페이지를 찾을 수 없습니다 엔딩.

화가 나는게 아니라 웃음이 터지더랍니다. 진짜 어이가 없어서. 

더 웃긴건 저기서 되돌아가기가 아니라, 홈으로 돌아가기를 선택하면 로그인 된 상태로 게임 리스트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4. 고객님 다운로드는 유료이십니다


이렇게 어렵게 로그인을 해도 다운로드는 유료입니다. 제목하고 타이틀만 확인 가능하고 게임의 상세 정보. 게임 소개, 게임 영상, 스크린샷, 다운로드 링크를 확인 할 수 있는 상세 정보 페이지는 유료 티켓을 구입해야만 열람 가능합니다. 

아니, BIC가 뭐 하는 곳이었지요? 게임 공개하고 체험해보는 곳 아니었나요?

온라인 게임 행사에서 이건 정말 아니다. 바짝 열이 올라오지만, BIC는 애초에 유료 행사였기 때문에 온라인이라도 완전 무료 행사로 진행하기에는 무리였을 수 있습니다. (대관비나 시설비용은 굳었겠지만 지자체와 공무원의 마법같은 사생활은 알 수 없으니까요. 별로 알고 싶지도 않고...) 


심지어 저는 인플루언서로 정직하게 가입했기 때문에 다운로드도 무료로 받을 수 있습니다~! 인플루언서 정말 대단해! 최고야! 대체 누가 인플루언서고 왜 인플루언서 가입에 회사와 직책등을 적어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어쨋거나 공짜니까 돈번 기분입니다. 기분이 갑자기 좋아졌습니다. 


클라우드 게임밍을 누르기 전까지-



언제나 차세대 통신기술 5G로 편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엔비디아 지포스나우 클라우드 게이밍 기능은 LG U+가 함께합니다. 좋은 일입니다. 이런 대기업이 후원하다니 게임 문화는 든든합니다. 


외국인이 힘들게 힘들게 BIC 온라인 페이지를 찾아서 클라우드 게이밍을 눌러봤더니 뜬금없이 광고 페이지로 날아가지 않는다면 말이지요-! 사정 모르는 외국인이었으면 100% 지자체 행사에 광고 페이지가 뜬다고 웃었을 겁니다. (아니면 '피싱 사이트에 걸린것 아닐까?' 진지하게 고민하겠지요) 심지어 BIC 페이지에 알기 쉽게 설명되어 있지도 않습니다. 티켓팅 페이지에서 대략적인 내용을 확인할 수 있을 뿐입니다.



5. 정리


코로나19로 인해 갑자기 바뀐 일정 때문에 많은 혼란과 어려움이 있었을 겁니다. 백번 이해합니다. 그러나 위의 문제는 하나같이 기본중의 기본이라, 실수라기 보다는 무성의함으로 보일 뿐입니다. BIC가 1,2년한 행사라서 시행착오를 거쳐 개선할 단계인것도 아니고, 이미 5년이나 지속적으로 이어진 행사입니다. 그런데 이런 수준이라니요?


BIC가 비록 오프라인 행사라고 해도 지속적인 노출과 흥보는 온라인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건 BIC 뿐만이 아닌 모든것이 그렇지요) 한국어를 사용하지 못하는 이용자가 BIC를 처음 접하는 창구는 온라인 홈페이지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이전까지 홈페이지 관리는 도대체 어떻게 한걸까요? 아니, 애초에 온라인에 상설 BIC 페이지가 없는건 어째서인가요? 


코로나19 이후로도 온라인 페이지는 대대적인 개선이 필요해 보입니다. BIC 홈페이지는 한국은 물론 전 세계의 인디 게임이 공유되고 기억될 수 있는 공간으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이며, 또 그래야 하는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지자체에 관광객 늘리는 것이 전부가 아니지 않습니까? 이번에는 비록 크게 실망했지만 앞으로 BIC가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기를 절실하게 기대합니다.



2020. 7. 22.

게임 업계의 성차별과 괴롭힘은 유명인사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게임 업계의 성차별과 괴롭힘은 유명인사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문화 전반을 개선해야 한다

여기 경험자가 말한다


원문: Sexism and harassment in the games industry isn't just about big names: the entire culture must change

저자: Emma Kent 



 첫 고발이 휩쓸고 지나간 지 일 년도 되지 않았지만, 게임업계는 두 번째 미투 물결을 겪고 있다. 충격적인 규모의 물결이다. 이스포츠, 스트리밍 플랫폼, 게임 개발, 게임 언론 등 보이는 곳마다 오랜 고통과 침묵을 안고 있던 성차별과 괴롭힘이 이제야 드러나고 있다. 권력을 남용한 사람 중 일부가 이제야 행동에 따른 결과를 맞이하고 있다.

고발 일부는 충격적이지만 게임업계에서 일하고 있는 여성과 논 바이너리에게는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성차별과 괴롭힘은 업계에 만연해 있고, 공개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사건들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온라인에서 괴롭힘을 당함은 물론 친구와 직업을 잃을 위험에도 불구하고 업계의 유명인을 가해자를 고발한 생존자들의 용기에 경의를 표한다. 권력을 지닌 가해자를 업계에서 쫓아내는 일은 업계를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 필요한 일이다. 반드시 지속하여야 한다. 한편 대중매체의 경향성도 유의해야 한다. 큰 이름을 가진 포식자는 노릴 줄 알지만 정작 그 포식을 가능하게 만드는 문화는 잡아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게임업계의 성폭력과 괴롭힘은 고질적인 문제이며 드문 일이 아니다. 게임과 엮인 모든 젊은 여성은 각각 경험한 바 있다.

나는 알고 있다. 나 또한 업계에 들어온 지 2개월도 되지 않아 신체적인 성희롱을 경험했다. 처음 E3에 참가한 그해 말, 누군가가 나에게 고용될 기회를 줄 수 있다며 개인적으로 알고 지내자고 말을 꺼냈다. 이어 나는 불쾌하고 부적절한 메시지를 받았다. 업계 신입이자 젊은 여성이었던 나는(난생처음 당한 일이었고 심지어 인턴이었다) 도움을 받을 지인도 지원도 부족했다. 업계에서 걱정거리로 낙인찍히는 것이 두려워 차마 말을 할 수 없었다. 누군가에게 사실을 밝히는 것이 아직 시작도 하지 못한 경력에 해를 끼칠까 두려워했다. 당시 나는 약했고, 가해자는 그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 순간 이후 나는 줄곧 고통받아왔다. 내가 겪은 감정적인 고통은 어떻게 서술해도 과장되지 않을 것이다. 자기 의심과 공포 그리고 사회의 시선 때문에 나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사건 후 몇 달이 지나도록 친부모에게조차 사실을 말하지 못했다. 자신을 정당화시키기 위해 스스로 핑계를 댔다. “과민반응(overreacting)”이라며 자신을 탓했다. 내 이기심 때문에 알려지지 않은 가해자가 또 누구를 괴롭힐지 몰라 걱정했고, 내 침묵에 굉장한 죄책감을 느껴야 했다. 미투 운동이 공공 담론에 등장할 때마다, 나는 앞으로 나서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몸살이 날 정도로 고민했다.

마침내 나는 말하기로 했다. 나를 성적으로 괴롭힌 남자는 행동에 대가를 치렀다. 용감한 생존자들에 힘입어 나는 내 목소리를 생존자들의 경험에 보탤 수 있었고, 그 과정을 통해 마음의 짐을 다소 덜 수 있었다. 이러한 내 경험과 타인의 경험을 비추어 볼 때, 게임업계에는 가해를 조장하는 문화가 있다. 우리는 업계의 문화를 개선해야 한다.

여기 근본적이고 거대한 문제가 있다. 성차별과 직장 내 학대. 이 문제는 사회 전반에 걸친 문제이기 때문에 하루아침에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게임업계의 성차별과 직장 내 학대는 게임업계의 구조와 얽혀 있다. 게임업계는 취직 문턱이 높고 경력자의 추천이 매우 중요하며 고용이 불안정한 저소득 업종이 많다. (인디 개발자나 프리랜서 또는 최근에 해직당한 이에게 물어보라) 종종 게임을 향한 열정이 악용되기도 한다. 가해자는 이러한 업계의 불안전성에서 권력을 얻으며 직간접적으로 피해자의 직업과 생계를 위협한다.

이렇게 굳어진 경제적인 문제는 어디서 부 터 풀어야 할까? 공개적인 토론과 노조 활동 그리고 기업의 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다. 업계는 해결을 향해 발걸음을 내디디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그동안 우리는 업계의 권력 구조를 살펴보고, 가장 약한 이들을 지원해야 한다. 지원을 위해 지금 바로 시작할 수 있는 일을 살펴보도록 하자.

나를 포함한 생존자의 경험은 모두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학대나 성희롱을 겪는 것은 주로 업계에 막 들어온 신입이다. 이들은 인맥을 만들지 못해 조직에서 고립되어 있고, 고립되어 있으므로 가해자에 대한 정보를 얻지 못하며, 경쟁이 심한 업계에서 살아남고자 한다. 그리고 가해자는 이들의 생계를 좌우할 수 있는 인사권을 쥐고 있는 이들이다. 그리고 내 경험을 통해 또 한 가지 지적하고 싶다. 가해자가 업계의 과음 문화를 이용한다는 사실 말이다.

게임업계는 괴롭힘 뿐만이 아니라 또 다른 문제를 안고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바로 과음이다. 게임업계에는 관계 형성을 핑계로 한도를 넘는 음주를 권장하는 문화가 있다. 거의 대다수의 교류 행사가 술을 중심으로 짜여있으며, 그곳에서 최악의 행위가 일어난다. 취기의 즐거움은 가해자가 피해자의 가장 무력한 순간을 노릴 수 있게 만들며, 가해자가 “만취 상태” 였다는 핑계를 댈 수 있게 만든다. (애초에 핑계가 될 수 없지만 어쨌거나) 무엇보다 심각한 사실은 인맥 형성과 승진을 빌미로 업계가 신입의 행사 참여를 강요한다는 것이다. 해로운 사례가 모여 해로운 결과를 만드는 셈이다.

한시라도 빨리 행사에서 음주를 멀리해야 한다. 그리고 음주를 하더라도 책임감 있게 절제하며,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도 환영받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코로나 때문에 경험했던 가상공간 행사도 충분히 선택 가능한 대안이다. 가상공간을 이용한 행사는 더 안전하고 열려있는 공간을 제공할 수 있다. 업계의 음주 문화의 개혁을 위해 이벤트 기획자뿐만이 아니라, 문제에 일조한 업계 전체가 고민해야만 한다. 과음을 기준으로 “전설”적인 행사를 평하는 것을 몇 번이나 들었는지 모른다. 공적인 행사에서 과음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다니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

남녀대비 낮은 여성 종사자 수와 여성의 낮은 급여 또한 개선해야 할 것이다. IGDA의 2019년 개발자 만족도 조사에 따른 업계의 성비는 남성이 71%, 여성이 24% 그리고 논 바이너리가 3%(별도 질문에 따라 트레스젠더로 식별된 4%)이다. 그리고 지난해 영국의 성별 임금 격차 보고서를 보면 19개의 대형 게임 관련 기업의 평균 임금 격차가 18.8%에 달했다. 게임 언론도 성별 격차 문제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이미 유로 게이머가 지적 당한 것과 같이 게임 언론에서 상위 관리직에 진출하는 여성은 극히 소수이다.

이는 직업 기회의 평등은 물론 더 다양한 직업 환경을 통해 가해에 취약한 이들을 지원할 수 있기에 중요하다. 실제로 내가 재직 중인 유로 게이머에서 나는 지난 2년간 여성 직원이 늘어남에 따라 문제가 더 자주 공론화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게임업계에서 일어났던 미투 운동에 힘입어 우리는 각자의 경험을 나누고 서로를 도울 수 있었다. 이처럼 더 많은 여성의 업계 참여는 고립으로 인한 위험의 감소와 비공식적인 네트워크를 통한 경험의 공유 기회를 제공한다. 라이엇과 같은 일부 기업의 해로운 작업 환경은 여성의 부족, 특히 여성 리더쉽의 부제가 큰 원인이었다. 남성과 여성 사이의 급여 격차를 보여주는 데이터는 여성의 동일노동 저임금 현상은 물론, 고위직 여성의 결여가 기업 문화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작년 보고에서 다룬 바 있듯, 상위직으로 진출하기 위한 여성의 인재 수가 부족한 이유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업계가 여성을 교육하는 것을 게을리했다는 것은 분명하다. 업계는 여성이 상위직에 진출할 수 있도록 더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기업은 신체적, 정신적인 괴롭힘에 시달리는 직원을 지원할 방안을 신중히 고민해야 한다. 고발을 위한 보고 자료를 접하기 쉽게 만드는 간단한 일만으로도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다. 뚜렷하고 투명한 인사 정책을 구성하여 문제를 공정하게 처리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직원이 행동에 유의하고 학대를 자각할 수 있게 하는 기업의 직원 교육은 매우 중요하지만 정작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기업이 성희롱을 심각하게 여기고 있음을 직원에게 보여주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오랜 기간 문제가 되어 온 것이 또 하나 있다. 게임과 게임 커뮤니티가 안고 있는 유해성 문제이다. 기업과 플랫폼이 커뮤니티 또는 플레이어의 해로운 행동에 책임을 지게 하지 않는다면, 가해자가 거듭 책임에서 벗어나는 해로운 환경이 조성된다. 예로 2018년 [팀 포트리스2]의 커뮤니티를 보자. 온라인에서 학대를 경험한 이들은 밸브가 커뮤니티를 관리하지 못해서 학대가 커뮤니티에서 통용되었다고 증언한다. (이는 실제로 현실에서 일어난 괴롭힘에까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2018년과 2019년 조사를 통해 문제의 심각성을 보자. 조사에 따르면 여성 게이머 3명 중 1명이 남성 게이머로부터 학대를 경험했으며, 14%가 강간 위협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괴롭힘과 학대가 일상이 되고, 여성과 소수자가 환영받지 못하는 문화가 넓게 퍼진 결과 게임업계와 온라인 양쪽에서 학대가 빈발하고 있다. 기업에 자사의 게임 커뮤니티에 이토록 무관심하다면, 기업 내부에서도 같은 일이 일어나고 있음을 의심해 봐야 한다.

게임 커뮤니티의 유해성은 단일 기업의 관리를 벗어난 다양한 플랫폼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해결이 굉장히 어렵다. 다행히 많은 배급사와 개발자가 유해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섰지만, 아직 해야 할 일이 많아 보인다. (Fair Play Alliance같은 단체가 결성되기도 했다)

장기적인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동안, 개인이 만들 수 있는 작은 변화가 있다. 우리는 기업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일어나는 잘못된 행동을 고발해야만 한다. 언젠가 업계 관계자가 모인 자리에서, 대중의 분노를 우려한 결과 스튜디오에서 일어난 부적절한 발언을 논쟁 없이 넘겼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다. 그러나 어색하더라도 선을 넘은 행동에 대해서는 선을 넘었다고 경고해야 한다. 그래야 더 나쁜 행동을 막을 수 있다. 잘못된 행동을 일삼는 이들을 막는 방법은 “사소한” 문제를 꾸준히 지적하는 것이다.

학대와 괴롭힘을 둘러싼 편견을 줄여나가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 편견을 줄여나가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우리는 생존자의 경험을 경청하고 우리의 일처럼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우리는 자녀를 교육해야 한다. 타인을 존중하는 행동이 무엇인지, 타인과의 관계에 있어 동의란 무엇인지 그리고 괴롭힘당했을 때 누구에게 말해야 하는지 교육해야 한다. 나는 상상도 해본 적 없는 일을 겪어야 했고, 전혀 준비되어 있지 않았다.

우리는 생존자가 나서기 어려워하는 이유를 알아야 한다. 왜 인사과나 경찰에 가해자를 정식으로 신고하기 어려울까? 간혹 생존자들이 법적인 절차를 통해 가해자를 고발하는 대신, 온라인에서 고발하는 것을 비판하는 이들이 있다. 그러나 인사과가 존재하지 않는 독립 개발자이거나, 가해자가 좁은 업계에서 큰 영향력을 지닌 인물이라면? 이때 가해자를 온라인에 고발하는 것은 마지못해 택하는 최후의 수단이다. 가해자를 온라인에 고발하는 일은 경력에 오점으로 남을 수 있고, 업계에서 이룬 업적이 아닌 “그때 고발했던 사람”으로 기억될 위험을 안고 있다. 심지어 소송에 시달릴 위험은 물론 온라인을 통한 또 다른 괴롭힘에 노출될 가능성도 있다.

그래도 생존자를 신용하기 위해 증거가 더 필요하다면, 다수의 연구가 거짓 고발은 극히 소수임을 증명함에 주목하자. 2012년 영국 법무부의 조사 결과를 보면 1149건의 강간 사건 중 거짓 고발은 3% 미만이었다. 최근 사회의 인식 변화 덕분에 생존자의 고발은 어느 때보다 증가했다. 그러나 작년 통계에 따르면 공격자가 법정에 서거나, 유죄 판결을 받을 확률은 10년 전보다 더 줄어들었다. (가디언의 보도를 참고) 미투 운동은 소셜 미디어를 통한 사법재판이 아니다. 미투 운동은 처벌받아야 할 이를 처벌하지 못하는 제도의 한계와 필요한 법이 부재한 현실을 지적하는 운동이다. 미투 운동은 문제의 규모를 드러내는 것을 통해 당국과 기업 그리고 업계 전체에 경종을 울리는 일이다.

글에서 충분히 다루지 못한 영역이 있다. 필자의 경험에 근거해서 작성된 글이기 때문에 인종차별과 동성애, 트랜스 혐오가 뒤섞인 복잡한 성폭력에 시달리는 이들은 미처 다루지 못했다. 그리고 남성 역시 학대의 대상이 될 수 있으며, 남성 우월주의적인 문화 때문에 “약한” 존재로 인식되는 것이 두려워 침묵하는 현실을 생존자의 증언을 통해 들어 알고 있다. 이스포츠와 스트리밍 커뮤니티 또한 구조적인 문제도 있다. 창작자와 팬 간의 권력 문제와 책임 소재의 불투명함이 그것이다. 이러한 주제는 앞으로 계속해서 논의되어야 할 것이다.

유명한 가해자를 처벌하는 것으로는 충분치 못하다. 유명한 가해자를 처벌한 뒤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돌아갈 수는 없다. 업계와 조직 모두 무엇을 해야 할지 생각하고 행동으로 옮길 좋은 기회로 삼아야 한다. 단기적인 변화 그 이상을 추구해야 한다.

끝으로 업계에서 성폭행이나 괴롭힘을 당했지만 나서지 못하고 남겨진 이들에게 조언을 남기고 싶다. 비공개적인 네트워크는 분명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가장 중요했던 것은 첫걸음이었다. 믿을 수 있는 이에게 말해야 한다. 어려운 일이겠지만 그렇게 말하는 것으로 현실을 재인식하고 마음의 짐을 크게 덜 수 있을 것이다. 때로는 내 이야기를 듣고 “아니, 그건 잘못된 일이야.”라고 말해 줄 누군가가 필요한 법이다. 당신의 경험이 타인의 경험에 비해 별것 아닌 것처럼 느껴질지라도, 당신의 경험을 그렇게 덮어버리지 말자.

솔직히 말해 이 글을 쓴 뒤에 닥쳐올 일이 두렵다. 누군가에게 나설 용기를 주고, 업계 문화를 한 걸음 나아가게 할지라도 두렵다. 그게 바로 성폭행이다. 말하거나 말하지 않는 두 선택 모두 끔찍하지만, 둘 중 한 가지는 선택해야만 한다. 그리고 필자는 말했다. 감내할만한 선택이었다. 상처를 잊을 수 없지만 그 무엇도 잊게 해주지 않겠지만, 적어도 나는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2020. 6. 12.

Black Lives Matter는 무엇인가?


 5월 25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발생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Gorege Floyd) 사망 사건으로 인해 미국에서 대대적인 시위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게임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본래 6월 4일로 예정되어 있던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5 발표가 미루어진 것 때문에 알고 계시거나, TV 뉴스로 소식을 접하셨을 겁니다. 

“Black Lives Matter” 

인터넷과 TV를 가득 메운 시위 현장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표어입니다.

필자에게는 미국에 거주한 시절, 길거리 전봇대나 신호등에 붙어있던 스티커로 익숙한 표어입니다. “흑인의 생명은 소중하다” 표어 자체의 뜻은 간단합니다. 그러나 정확히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단체일까요? 아니면 그저 표어일까요? 솔직히 이제까지 크게 관심을 가지던 사안은 아니었지만, 이번 시위가 미국이 아닌 다른 국가로까지 확대되고, 수많은 게임 회사가 성명을 발표함에 따라 “Black Lives Matter”가 정확히 무엇인지 알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찾아봤습니다. “Black Lives Matter”는 무엇일까요? (이하 BLM)

 처음에는 위키피디아와 기사를 찾아보았지만 생각해보니 당사자들의 소개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BLM 홈페이지를 찾아가 보았습니다. 아래는 BML 홈페이지에 적혀있는 단체 소개를 번역한 것입니다.

#BlackLivesMatter는 2013년 트레이본 마틴(Trayvon Martin)의 살인범에 대한 무죄판결에 대응하기 위해 설립되었다. 미국, 영국, 캐나다의 글로벌 조직인 Black Lives Matter는 백인 우월주의를 근절하고, 지역 권력을 구축하여 국가와 자경단이 흑인 사회에 가하는 폭력에 개입하는 임무를 지고 있다. 우리는 폭력 행위에 맞서 싸우고 저항하는 것을 통해, 흑인의 기쁨을 중심으로 흑인의 상상력과 혁신을 위한 공간을 만드는 것을 통해, 우리의 삶에 즉각적인 개선을 얻고 있다.

소개를 보니 BLM은 흑인 인권 운동을 위해 설립되어 활동하고 있는 인권 단체라고 이해하면 될 것 같습니다. 더 찾아보니 현재 BLM은 특정 리더를 중심으로 모이는 대신 조직원 전체가 이끌어가고 있으며 세계 곳곳에 40개의 지부를 두고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이 독특하고 거대한 단체 설립에 영향을 준 2013년의 테레이본 마틴 살인 사건은 무엇일까요? 사건에 관한 기사를 찾아 정리해 보았습니다.

2012년 2월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자경단을 자칭하던 백인 남성 조지 짐머만(George Zimmerman)이 10대 아프리카계 미국인 남성 트레이본 마틴(Trayvon Martin)을 총격으로 살해합니다. 짐머만은 마틴이 범죄를 저지른 사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수상해 보인다는 이유로 그를 추적한 끝에 살해했습니다. 그리고 플로리다 법원에서는 계획적이지는 않으나 살해 의도가 있는 살인, 2급 살인죄로 짐머만을 기소합니다. 이후 짐머만은 마틴과 대면했을 때 상해를 입었으며 살인은 그에 따른 정당방위라고 주장했고, 2013년 7월 13일 6명의 배심원단은 짐머만에게 무죄판결을 내립니다.

이 사건에 따른 대응으로 당시에는 인권 활동가로 활동하고 있었으며 현재는 BLM의 공통 창립자로 알려진 알리샤 가르자(Alicia Garza)와 파트리스 컬러스(Patrisse Cullors)가 BLM 운동을 시작하게 됩니다. 시작은 알리샤 가르자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의 한 문장이었습니다. "흑인 여러분.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나는 우리를 사랑합니다. 우리의 생명은 중요합니다. 흑인의 생명은 중요합니다.“(“Black people. I love you. I love us. Our lives matter, Black Lives Matter“) 이후 파트리스 컬러스가 그 글에 #BlackLivesMattter라는 해시태그를 사용한 것이 소셜미디어의 해시태그 운동으로 확대됩니다. 그리고 해시태그 운동은 이후 2년 뒤인 2014년 경찰에 의한 흑인의 사망 사건이 연이어 발생함에 따라, 거리시위로 번져가게 됩니다.

2014년 7월 14일, 뉴욕시 자치구 스테이튼 아일랜드에서 흑인 남성 에릭 가너(Eric Garner)가 뉴욕 경찰서의 경찰인 대니얼 판탈레오(Daniel Pantaleo)의 강경 진압 때문에 사망합니다. 당시 에릭 가너는 세금 스탬프가 붙지 않은 담배 한 보루를 판매하려 했다는 이유로 경찰에게 제압당했으며, 이 과정에서 대니얼 판탈레오가 에릭 가너의 목을 졸랐습니다. 당시 가너는 11번이나 ”숨을 쉴 수 없어요”라고 호소했으나 경찰은 그가 의식을 잃기 전은 물론, 의식을 잃은 후에도 구급차를 부르는 것 외에 아무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위의 모든 과정이 영상 기록으로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대니얼 판탈레오는 기소되지 않았습니다. (2019년 미국 주 법원이 아닌 뉴욕 경찰서의 사건 재심의를 거쳐 결국 해직 처리되긴 합니다)

이어 2014년 8월 9일, 미주리주 퍼거슨에서 흑인 남성 마이클 브라운(Michael Brown)이 절도 혐의로 인해 경찰 대런 윌슨(Darren Wilson)에게 6발의 총격을 입고 사망합니다. 이 사건은 목격자의 증언이 서로 일치하지 않아서 당시 정확히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알기 어렵습니다. 브라운이 경찰차로 연행되어 간 후 경찰로부터 총을 빼앗기 위해 접근하는 것을 보았다고 증언하는 목격자가 있는 한편, 브라운이 죽기 전에 손을 들고 쏘지 말라고 말했다는 것을 보았다는 증언 또한 있습니다. 누구의 결백도 증명할 수 없는 이 사건에서 경찰 대런 윌슨은 정당방위를 인정받아 무죄가 선고되었습니다.

같은 해 연달아 일어난 부당한 판결에 대한 반발로 사건이 일어난 해당 도시를 포함한 여러 지역에서 폭력을 동반한 시위와 함께 BLM을 표어로 삼은 거리시위가 일어났습니다. 이 대대적인 시위에서 BLM은 시위의 방아쇠가 된 사건의 희생자뿐만이 아니라, 다른 유사한 사건의 희생자들 또한 조명하는 것을 통해 미국의 구조적인 인종차별 문제를 알리게 되었고, 국제적인 관심을 얻게 됩니다.

그리고 올해 또다시 경찰에 의한 흑인 사망 사건이 발생합니다. 2020년 5월 25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George Floyd)가 경찰의 강경 진압 때문에 사망합니다. 미니애폴리스 경찰은 20달러 위폐를 사용했다는 신고를 받고 조지 플로이드를 체포하였으며, 체포 과정에서 경찰인 데릭 초빈(Derek Chauvin)이 9분가량 조지 플로이드의 목을 무릎으로 누른 결과 조지 플로이드가 질식으로 사망합니다. 조지 플로이드는 이 과정에서 수갑이 채워진 상태로 “숨을 쉴 수 없다”라고 거듭 언급하였습니다. 이 사건은 모두 영상으로 기록되었고 인터넷과 언론을 통해 대중에 공개되었습니다. 

위의 사건으로 점화되어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BLM 시위는 이전과는 사뭇 다른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미국의 인종 차별적인 사회 구조와 정치 그리고 법을 비판하는 기사가 쉽게 눈에 띄고, 대도시의 도로에 “Black Lives Matter” 표어가 새겨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BLM 운동이 꾸준히 문제를 제기하던 미국의 사회 구조와 정치에 뿌리 깊게 박힌 인종차별과 그에 따른 경찰의 폭력을 비로써 대중이 체감하게 되었기 때문일 겁니다. 이러한 사회의 흐름과 대중의 요구에 따라 다양한 브랜드도 입장을 발표할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경찰의 과도한 폭력과 사회의 인종차별에 대해 유례없이 강력한 비판 성명을 발표한 레고벤엔제리스(Ben&Jerry's)같은 회사도 있고, 그에 비교하면 매우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브랜드도 있습니다. 아쉽게도 게임 업계는 후자에 속합니다.

 글의 시작에서 언급했던 소니뿐만이 아니라 이름만 들으면 알 법한 게임 회사는 모두 이번 사건에 대해 나름의 견해를 내놓았습니다. 간략하게 정리하자면 인류는 모두 평등해야 하고, 자유를 중요하게 생각하며, 자사의 흑인 커뮤니티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는 태도입니다. 더 적극적인 입장 발표와 함께 행동이 따른다면 더 좋겠지만, BLM 운동이 시작되던 당시의 무관심과 비교해 보면 발전이라고 볼 수 있을 겁니다. 필자같이 BLM에 큰 관심이 없던 사람도, 게임 업계가 일제히 반응을 보이니 무엇인지 찾아보는 것을 보면 분명 다소 긍정적인 영향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편 게임 업계의 미지근한 반응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블리자드 액티비전 같은 경우 이미 홍콩의 민주화 운동과 관련한 발언을 했던 프로 선수를 징계한 사례가 있습니다. 꼭 블리자드 액티비전을 끌고 오지 않더라도 게임 업계는 인종차별을 담은 게임을 만들어 놓고 그것을 인지조차 하지 못하고 있던 것이 사실입니다. 안타깝게도 이번 성명 발표에서 미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무엇이 문제인지를 정확하게 언급하는 게임 회사는 별로 없습니다. (UBI소프트가 현재 유일합니다) 성명을 발표한 기업에 실제로 무엇을 할지를 질의한 코타쿠의 기사를 살펴보면, 모두 감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후원 위주로 활동할 뿐, 정말로 신경 쓰고 있다는 인상을 주는 활동을 하는 회사는 그리 많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라이엇 게임즈는 회사의 고위 관리직이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을 그의 탓이라고 매도하여 해고 되기도 했고, 크고 작은 성차별과 인종차별 고발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습니다.

게임 업계 자체의 문제를 지적하지 않더라도, 게임 업계에 더 강경하고 명확한 견해 표명을 요구해야 하는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불과 수년 전만 해도 게임 업계가 성차별과 백인 우월주의에 가담했기 때문입니다. 게이머 게이트는 게임 업계가 고객으로 모시던 백인 우월주의와 성차별이 만들어낸 것이었습니다. 그들 스스로 범죄를 저지르는 것을 통해 기업에 피해를 주면서 게임 업계는 속된말로 손절을 택하기는 했지만, 명확하게 달라지겠다는 의사 표현이 없다면 또 언제 그들의 지갑에 기대게 될지 모를 일입니다. 게임 업계의 규모가 커지면서 특정 이해집단에 귀속되는 것은 이점이 적기 때문에 과거로 돌아갈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생각되지만, 그 길을 선택해버린 업계도 분명 있는 만큼 장담은 할 수 없습니다. BLM에 대한 기사조차 찾기 힘든 한국의 상황을 보며 복잡한 마음으로 글을 마칩니다.

2020. 5. 19.

동물의 숲과 한국 게임 업계


 닌텐도의 19년 된 게임 시리즈 [동물의 숲]이 갑작스러운 대유행을 타고 있습니다. 닌텐도에서 5월 7일 공개한 회계연도 보고서에 따르면 스위치로 발매된 시리즈의 신작 [모여봐요 동물의 숲]은 발매한 지 2달 만에 1천 3백만 카피를 판매했습니다. 닌텐도의 휴대용 콘솔인 닌텐도DS와 닌텐도 3DS로 발매되었던 전작의 총판매량이 각각 천만 카피를 조금 넘어선 것과 비교해 보면 이번 신작은 큰 성공이라고 볼 수 있을 겁니다. 

이러한 성공에는 크게 두 가지 요인이 작용했습니다. 우선 갑작스럽게 닥친 팬데믹으로 인해 많은 국가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나 락다운이 시행된 결과 집에서 즐길 수 있는 여가의 수요가 늘어났습니다. 그리고 평화로운 마을에서 동물과 함께 스트레스 없는 일상을 즐기는 게임인 [동물의 숲]은 팬더믹이라는 위기감이 팽배한 시기에 좋은 탈출구 역할을 하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락다운이 시행된 해외를 보면 현실 대신 게임에서 모여 기념일을 축하거나, 모임을 여는 후기를 인터넷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심지어는 닌텐도와 관계 없는 게임 회사가 자사의 게임 캐릭터 복장을 [모여봐요 동물의 숲]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코드를 공개하거나, 유명 의류 브랜드가 자사의 상품을 게임을 통해 공개하는 등 유행에 편승하는 마케팅 도구로 사용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닌텐도의 게임 콘솔인 스위치의 품귀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갑작스러운 팬데믹으로 인한 공급 저하 탓도 있겠지만 한국에서 스위치의 수요가 급증한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콘솔 구입을 위해 대기 번호를 받거나 추첨을 하는가 하면 스위치 판매를 가장한 게임몰 피싱 사이트까지 나오고 있어 놀라울 따름입니다. (유명 게임몰 사이트에 접속하면 해당 사이트를 위장한 피싱 사이트를 주의하라는 경고문이나, 스위치 콘솔 추첨 배너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한쪽에서는 위와 같은 [모여봐요 동물의 숲]의 성공과 유행에 따라 한국에서도 게임의 다양성을 넓히고 사용자의 폭을 넓혀야 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분명 필요한 일이고 옳은 의견이지만 조금 더 자세하게 들여다보면 어떨까 합니다. 이유인즉슨 닌텐도의 [모여봐요 동물의 숲]의 히트는 한국은 물론 근래 세계의 게임 업계에 중요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 글에서는 주로 한국 게임 업계에 관해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모여봐요 동물의 숲]은 외전을 제외한 시리즈의 5번째 작품입니다. [동물의 숲(どうぶつの森)]의 첫 작품은 2001년 닌텐도64로 발매되었고 같은 해 게임큐브로 이식되어 [Animal Crossing]이라는 이름으로 북미에 발매됩니다. 재미있게도 [동물의 숲]의 첫 기획은 기발한 장치가 있는 롤플레잉 게임이었습니다. 그러나 (놀랍지 않게도) 기획의 중요한 축이던 닌텐도64DD라는 애드온 기기의 개발이 늦어지면서 게임은 본래 의도했던 구성을 포기해야 했습니다. 대신 평범한 게임 속 일상을 현실의 시간과 동기화해서 즐기는 게임을 만들게 됩니다. 당시 게임의 디렉팅을 담당한 노가미 히사시 자신도 과연 사용자들이 이 게임을 원할지 확실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닌텐도는 게임 기획을 승인했고 시리즈가 시작됩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게임 역사에 가끔 보이는 기적같이 생존한 게임의 위대한 성공기처럼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어떨까요? 생각이 닿는 부분이 있어서 자료를 조금 찾아보았습니다. 당시 [동물의 숲] 개발에 참여했던 주요 인물인 에구치 카츠야노가미 히사시라는 개발자를 조사해 보았습니다. 두 명 모두 유명한 개발자이기 때문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대략의 참여 작을 알고 있을 겁니다. 요약해 보자면 에구치 카츠야는 1988년 [슈퍼마리오3]에 디자이너로 참여하여 2020년 [모여봐요 동물의 숲]에 이르기까지 무려 32년간 닌텐도에서 개발자 현역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노가미 히사시 또한 1995년 [슈퍼 마리오 월드2: 요시 아일랜드]에서 캐릭터 디자인으로 시작하여 2020년 [모여봐요 동물의 숲]의 프로듀서에 이르기까지 25년간 현직 개발자로 닌텐도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이름만 들어도 알 만큼 유명한 개발자가 아니더라도 닌텐도의 2021년도 신입 사원 채용 모집 요강을 보면 평균 근속 연수가 무려 13.9년이라고 나옵니다. 현재 게임 업계에 이처럼 한 회사에서 경력을 이어가며 장기근속이 가능한 회사가 남아 있는지 의문입니다.

물론 이러한 개발자의 장기근속은 닌텐도라는 회사의 장점이자 단점이고, 일본 기업이라는 특수성에 의한 것이기는 합니다. 그래도 하나의 시리즈가 본래의 의도를 잃지 않고 장기간 시리즈를 이어가고 또 속편이 전작의 단점을 개선하고 발전하는 형태로 유지될 수 있는 것은 게임 개발에 참여했던 인원이 계속해서 유지됨으로써 개발 과정에서 얻은 지식이 그대로 이어지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지금 한국에서는 왜 [동물의 숲]같은 게임이 없는가를 말하는 것은 조금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대신 어째서 지속해서 사랑받고 유지 가능한 게임을 만들지 못하는가, 어째서 개발자의 위치가 갈수록 게임 업계에서 위태로워 지고 있는가를 지적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게임 업계 노조 형성은 긍정적인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추가로 한국 게임 업계에는 한 가지 덧붙일 지적이 있습니다. 바로 한국의 게임 시장에서 특정 소비집단이 과대표 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비록 팬더믹 특수가 있었다고는 하지만 이번 스위치 품귀 상태로 기존과 다른 게임을 요구하는 수요가 한국에 존재함이 증명되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아직 기반이 매우 약한 콘솔 플랫폼이 품귀 현상을 보일 정도로 인기를 얻었고, 그 인기몰이를 이끈 게임 또한 한국에서 유행하는 장르와는 완전히 동떨어진 게임이었습니다. 고래를 대상으로 한 모바일 MMO와 특정 서브컬쳐를 대상으로 한 캐릭터 수집 게임이 대세처럼 느껴지는 한국 게임 업계의 반대에 있는 게임이 성공했다고 말해도 과장이 아닐 겁니다. 

한국 게임 업계가 단기적 이익만 추구한다는 지적은 또 한 번 말하면 지겹게 느껴질 만큼 거듭된 잔소리이지만 최근의 흐름을 보면 한국 게임 업계가 스스로 말라 죽는 미래를 향하는 것 같아서 심히 우려스럽습니다. 소수의 고액 소비자인 고래를 대상으로 한 게임이나 특정 서브컬쳐를 대상으로 한 게임이 대표하는 소비집단은 한국 사회의 극소수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한국 게임은 그 집단의 입맛에 맞는 형태로 그 집단만의 즐길 거리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누구나 게임을 하는 시대가 되었지만, 한국에서 제작된 게임을 누구나 하는 것은 아닌 시대가 된 것입니다. 현재 과대표 되는 소수가 아닌 실제로 게임을 즐기고 있는 이들의 목소리를 듣는 방법이 절실합니다. 한국의 게임이 더 고립되기 전에 언론을 포함한 한국 게임 업계는 특정 커뮤니티 밖의 더 다양한 목소리를 듣는 방법을 찾아야만 합니다.


 닌텐도의 [동물의 숲]은 개발사가 닌텐도였기에 가능한 게임이었습니다. 아마 다른 회사에서 개발했다면 시리즈가 이렇게 오랫동안 이어지지는 못했을 겁니다. 최근 [블리자드]가 기존의 명성을 빠르게 잃어버리는 것을 보며 게임 업계 종사자의 안정성과 게임의 퀼리티가 비례함을 느끼게 됩니다. [블리자드]의 게임의 품질이 흔들리기 시작한 시점과 대량의 직원 해고 뉴스가 나온 시점이 겹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닐 겁니다. 분명 닌텐도는 세계에 하나밖에 없는 특수한 위치의 회사이고 그 회사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 있을 겁니다. 그래도 알게 모르게 사용자들에게 사랑받는 게임은 분명 존재하고 그 게임은 지금도 개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리로직의 테라리아는 9년간의 업데이트를 최근 종료했습니다) 미래가 불안하고 흔들리는 요즘이야말로 본래의 모습을 잃지 않고 살아남을 방법을 고민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2019. 4. 3.

에픽게임즈 스토어의 한국 서비스 시작에 대해






 4월 12일 에픽게임즈 스토어가 한국에서 서비스됩니다. 에픽게임즈에서 직접 운영하는 디지털 판매 플랫폼인 에픽게임즈 스토어는 낮은 수수료를 가장 큰 이점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실제 개발사 입장에서는 타 서비스 대비 낮은 수수료는 물론 에픽게임즈의 언리얼 엔진을 사용할 시 추가적인 혜택도 받을 수 있으니 좋은 대안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문제는 소비자인데 에픽게임즈 스토어가 PC 환경에서는 낯설게 느껴지는 독점 판매라는 무기를 가져오면서 소비자로서는 선택의 폭이 줄어들었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낮은 수수료와 혜택이 좋은 것과 타 서비스에 판매를 못 하게 막아두는 것은 완전 다른 문제인데 이 문제에 있어 에픽게임즈의 대응이 다소 이상합니다.

에픽게임즈 스토어가 경쟁하고 있는 스팀은 좋게 말하면 사용자 중심의 빅데이터 기반 서비스이고 나쁘게 말하면 관리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엉성한 서비스입니다. 사용자를 통해 누적된 데이터를 통해 노출을 높이고 판매를 끌어올리는 것이 스팀의 목표이지만 현실은 그 데이터와 시스템의 취약점을 노리는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이 취약점을 매우는 것이 사람이 할 일이지만 스팀은 예나 지금이나 대응이 지나치게 느립니다.

그렇다면 에픽게임즈 스토어는 경쟁력을 위해 독점작을 모으고 있으며 그 과정을 사람이 직접 한다는 식으로 스팀과 구분되는 명확한 선을 긋는 편이 에픽게임즈 스토어의 이미지를 위해 더 좋을 것 같은데 줄곧 독점은 제작사와 유통사의 선택이지 에픽게임즈의 선택은 아니라는 식으로 대응하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지금처럼 어물쩍 넘기지 말고 독점 판매를 해야 할 만큼 많은 혜택을 준다는 것을 명료하게 밝히는 쪽이 에픽게임즈 스토어의 이미지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앞서 말한 독점작 문제로 신용이 다소 떨어지긴 했지만 에픽게임즈 스토어의 한국 진출은 반길만한 소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스팀은 한국에서 위법도 합법도 아닌 어중간한 영역에 속해 있었는데 최근 성인용 게임 판매를 시작하면서 언제든지 걸고넘어지면 접속이 막혀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이 되고 말았습니다. (물론 걸고넘어지면 지역 제한을 걸거나 어떻게든 하긴 하겠죠? ...할까 과연?)

반대로 에픽게임즈 스토어는 한국의 지사를 통해 자율심의 기관으로 등록을 받고 한국의 법과 제도 안에서 서비스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콘솔 게임의 디지털 스토어처럼 문만 간신히 열어둔 폐업에 가까운 상황이 될 수도 있긴 하지만 반대로 영역을 넓히면서 법과 제도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시발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당장 스팀을 사용하는 쪽이 더 편하지만 그렇다고 엉망진창인 한국의 법과 제도를 그대로 방치하고 우회하는 선택을 지속하는 것은 시장의 건정성에 도움이 되지 않는것이 사실입니다.(예를들어 스팀의 성인용 게임 문제는 언제 터지나 걱정스럽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또한 에픽게임즈 스토어가 계획대로 한국에서 PC게임의 디지털 판매 플랫폼으로 자리를 잡는다면 이후 에픽게임즈가 언리얼 엔진을 앞세워 콘솔이나 다른 플랫폼으로 영역을 넓힐 때 한국에서도 자연스럽게 따라갈 수 있을 테니 스팀보다 도움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됩니다. 당장 스팀은 한국에서 서비스를 막아버리면 사용자로서는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습니다. (사용자들이 모여서 국회에 데모라도 해야 할까요?) 모바일 게임을 중심으로 포털사이트에 카페 하나 차려두고 정체불명의 운영자를 새워두는 것이 게임 서비스의 대세인 요즘 에픽게임즈 정도의 규모 있는 회사가 정식으로 절차에 따라 한국에 판매 플랫폼을 세운다는 것은 분명 기대할 만한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2019. 3. 22.

기사 갈무리





 게임 인더스트리(gamesindustry.biz)의 기사입니다. 기사는 올해 IGF*에 호스트로 참여한 멕 자얀스(Meg Jayanth)의 발언을 중심으로 지난 15일 일어난 뉴질랜드 테러에 대한 개발자들의 의견과 게임을 중심으로 형성된 커뮤니티가 가져야 하는 경각심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대표 발언을 한 멕 자얀스는 BBC에서 재직하던 프리랜서 라이터로 어드벤처 게임 [80 Days]의 글을 쓴 작가입니다. 다음은 기사에서 발췌한 그녀의 발언을 번역한 내용입니다.

"I have always found it a little strange that the year my community -- this community -- chose to give an IGF Award to a game that was anti-colonialist, anti-racist, unabashedly feminist, pointedly diverse, and, well, written by an Indian woman, was also the year our audiences were engulfed by GamerGate. It felt at that time as though we rejected that campaign of hatred. But it's actually never felt closer to me right now.

“저는 늘 신기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게이머게이트가 우리의 청중을 둘러싼 그해. 식민지에 반대하는 사람. 성차별에 반대하는 사람. 당당한 페미니스트와 다양성을 지향하는 이들 그리고 인디언 여성이 쓴 글에 IGF가 상을 준 사실을 전 늘 신기한 일이라 생각했습니다. 당시 그 수상은 혐오 캠페인에 대한 거부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러나 지금처럼 그것을 가깝게 느낀 적은 없을 겁니다.”

"A mutated strain of that poison that made video games its testing ground has bubbled up in Christchurch, New Zealand. It fueled a monster who went to a mosque with murder in his heart, and if we don't utterly, and vocally, and wholly reject these people -- these Nazis, and fascists, and white supremacists -- then we are inviting them in. If we make room for them, then there is no room for anyone else. And what we represent here tonight must stand in opposition to them. And we have to do it together.

"But rejecting hate is only half the battle. The other half of the battle is, in its way, much harder. It is to ask, 'How do we make people feel welcome? How do we keep them safe and happy, as well as whole?'"

“비디오 게임을 실험장으로 만든 독을 품은 돌연변이가 뉴질랜드의 크라이스트처치에서 터졌습니다. 살인을 마음에 품고 이슬람 사원을 향한 괴물의 동력으로 쓰였습니다. 나치, 파시스트 그리고 백인우월주의자. 우리가 강력하게 목소리 내어 그들을 반대하지 않는다면 그들을 받아들이고 말 것입니다. 우리가 그들을 위한 공간을 마련한다면 다른 이들을 위한 자리는 없을 겁니다. 그렇기에 오늘 밤 여기서 그들과 대립해야 합니다. 우리는 함께 해야 합니다.

그러나 혐오를 거절하는 것은 싸움의 절반에 지나지 않습니다. 나머지 절반의 싸움은 더욱 어려운 길이 될 것입니다. 그 길은 바로 이 질문입니다. “어떻게 사람들이 환영받는다고 느끼게 할까? 어떻게 그들을 하나로 보듬고 안전하고 행복하게 지킬 수 있을까?”

위의 발언과 더불어 게임 개발자 조합에 대해서도 발언한 내용을 번역해 싣습니다.

"It is time, more than time, that we as an industry left behind the idea that our work is made better by our pain," Jayanth said. "That the price of passion is exploitation. That job security, pension plans, and work places free of harassment are impossible dreams. We have to demand them, collectively, and not just for ourselves but for each other as well."

“때가 되었어요. 정말 때가 되었지요. 우리의 고통으로 업계를 더 좋은 곳으로 바꿀 수 있을 거란 생각을 버릴 때가 되었어요.” 자얀스가 말했다. “열정의 대가는 착취였어요. 안정적 이고 거주 지원을 받으며 괴롭힘에서 자유로운 직장이란 불가능한 꿈이에요. 우리는 우리 모두를 위해 그것을 하나씩 요구하고 얻어 나가야만 해요.”

기사에는 멕 자얀스의 발언과 더불어 마찬가지로 호스트로 참여한 [더블 파인(Double Fine Productions)]의 창립자인 팀 셰퍼(Tim Schafer)의 발언도 싵고 있습니다. 뉴질랜드에서 일어난 테러에 대한 깊은 애도와 지지를 표하는 발언입니다.

"I hope this isn't controversial, but fuck white supremacists," Schafer said, adding, "I think it's sad that racists and other hate peddlers feel safe in any space that's remotely connected to video games, and I think we all have an opportunity in our work, in our daily lives, and in our platforms big and small, to make it absolutely clear that we do not tolerate any of that crap."

“이 발언이 논란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군요. 백인 우월주의 씨발.” 세퍼는 이어 말했다. “정말 슬픈 일입니다. 인종 차별 주의자와 다른 혐오자들이 비디오 게임과 관련된 공간을 안전하게 느끼고 있다니 말이지요. 우리는 우리의 일상과 작업 그리고 크기에 관계없이 우리의 플랫폼에서 그런 쓰레기들을 용납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의 책임이지요.”

 많은 것을 생각해보게 하는 기사입니다. 개발자들의 발언을 모아둔 기사일 뿐이지만 비극에 대해 다른 관점으로 생각해보게 합니다. 테러범이 언급한 “퓨디파이를 구독해라(subscribe to PewDiePie)”는 발언은 인터넷의 유행어일 뿐이지만 테러범이 그 정서를 인터넷을 통해 전파하고 남기고자 하는 목적으로 사용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섬뜩한 부분이 있습니다.

퓨디파이 개인에게 책임을 전가한다면 쉽게 문제를 떠넘기는 그것밖에 되지 않을 것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인터넷에 그러한 정서가 만연하고 그 정서가 게임을 중심으로 표출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개인에게는 재미있는 인터넷 유행어이고 가벼운 장난일지 모르지만, 그 개인이 수십만 수백만이 되면 그것을 하나의 세력 또는 사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을 것 같습니다.

비틀린 감정이 비대해져 가는 인터넷 문화는 정말 거대하고 복잡하게 얽혀있는 매듭이라 어디서부터 풀기 시작해야 할지 참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일단 필자는 눈에 보이는 그것부터라도 조금씩 풀어볼 생각입니다. 나부터 그런 혐오에 가벼운 장난에 동참하지 않고 주위에 참여하는 이를 꺼내는 일 말입니다.


2019. 3. 3.

한국은 왜 게임을 검열할까?




 최근 게임물관리위원회가 아마추어 플래시 게임 사이트를 검열하여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아마추어가 제작한 비영리 목적의 게임이라도 공공에 배포 한다면 심의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 검열의 이유입니다. 게임물관리위원회는(이하 게관위) 이전에도 거의 같은 문제로 논란이 된 적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게관위는 이러한 무리한 검열을 거듭하는 걸까요?

 가장 큰 원인은 법과 제도에서 게임과 도박이 분리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도박이란 랜덤 박스나 가챠같은 도박과 유사한 게임이 아니라, 말 그대로 사행성 게임을 말합니다. 보기에는 레이스 게임인데 조작할 수 없고 배팅을 하는 시스템이 있다거나, 잠수함이 바다로 잠수하더니 슬롯이 돌아가기 시작하는 게임을 가장한 도박이 실제로 심의를 받자고 덤비는 것이 현재 한국의 상황입니다.

거짓말 같고 황당한가요?

지금 게관위 사이트로 가서 등급거부 게임의 제목을 보시면 재미있는 것이 아주 많습니다. 현재 한국의 게임 심의는 소비자를 위한 지침을 만드는 역할이 아니라 어떻게든 법망을 뚫고 들어와 보려는 도박을 막기 위한 검문소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애초에 법의 밖에서 이루어지는 불법 인터넷 도박은 또 다른 문제입니다)

이렇게 상황이 꼬인 것은 2006년 ‘바다이야기 사태’ 이후입니다. 바다이야기 사태는 경품 게임의 탈을 쓴 도박이 심의 기관의 심의를 통과하여 합법적으로 유통된 사건이었습니다. 당시 게임 심의는 영상물등급분류의에서 담당하고 있었으나, 뇌물을 받은 관계자가 도박물의 심의를 통과시켜버린 것입니다. 이후 바다이야기로 대표되는 도박물은 법의 허락아래 급격하게 성장하여 심각한 사회 문제를 일으켰습니다.

 이후 전개는 급박하게 돌아갑니다. 정부는 2004년부터 추진하고 있던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을 통과시키킵니다. 동시에 게임 심의를 전담할 국가 기관인 ’게임물등급위원회‘를 신설하게 됩니다.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은 2004년 논의 당시에는 자율 심의를 시행하고 사행성 게임은 관리를 위한 특별 기구를 고려하고 있었으나, 바다이야기 사태 이후 도박물을 틀어막기 위해 해당 법은 이름에 맞지 않는 게임 검열법이 되었고 게임물등급위원회는 도박물을 사전 검열하기 위한 기관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현재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은 게임을 정의하는 법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도박을 막기 위한 검열법으로 게임에 접근하다 보니 계속해서 문제가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법을 개편하거나 재정의 하는 대신 법과 현실에 틈새가 벌어질 때마다 국회는 임시방편이나 다름없는 법을 추가하였고 그 결과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은 진흥과 검열이 한 법에 섞여 누더기같은 법이 되고 말았습니다. (영화법하고 비교해보면 정말 헛웃음이 터질겁니다)

게임을 심의하는 기구 또한 면밀하게 말하자면 도박을 막기 위한 기구였지 게임을 심의하기 위한 기구는 아니었습니다. 애초에 게임 심의를 위한 체계적인 전문 기관이 아니었기 때문에 기관의 전문성 논란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으며, 변화한 시장에 맞추지 못해 자체 심의가 이루어지는 모바일 오픈 마켓은 심의를 포기하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덤으로 최근 법에 추가된 자율규제 항목에서는 게관위가 자율규제 업체를 선별하고 지속적으로 관리하도록 명시하고 있습니다.(도박 검열에 게임 심의에 민간 심의기구 관리까지 떠맏은 게관위도 참 고생이 많습니다.)

 게임은 도박과 분명히 선을 긋어야 합니다. 도박은 도박을 관리하는 기관의 검열과 처벌에 따르고 게임은 게임에 필요한 관리를 받아야 합니다. 게임과 도박의 분리가 아닌 다른 대안과 해결을 내놓더라도 그것을 위한 조사와 논의를 반드시 거쳐야 합니다. 이미 급하게 틀어막은 결과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법과 기관을 가지게 되었으니까요. 창작의 자유를 위해 검열을 반대하는 것은 선의의고 정의로운 일이지만 현실에 뒤따를 문제를 생각지 않으면 오히려 재앙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짧게 글을 남깁니다.



2019. 2. 24.

기사 갈무리 - 2 -






 최근 바이오웨어가 제작하고 EA에서 유통한 [앤섬(anthem)]에 대해 평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이에 EA가 유튜브에서 해당 게임의 부정적인 리뷰 영상을 삭제한다는 루머가 돌았는데, 여기에 더해 한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자신이 부당한 리뷰를 했다는 이유로 EA의 블랙리스트에 등제되었다는 고발을 해서 논란이 되었습니다.

링크한 기사는 그 사건을 다루고 있는 기사입니다. 그러나 필자는 유투브 크리에이터나 EA 둘중 누가 잘못했는가에는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오히려 관심이 가는 부분은 EA가 유튜브 크리에이터에게 어떻게 접근하고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그 내용을 기사에서 옮기면 다음과 같습니다.

EA는 영향력 있는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위한 두 가지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나는 게임 체인저(Game Changers)라고 부르는 프로그램인데 이 프로그램은 유튜버가 게임 이벤트를 참여할 때 경비를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이라고 합니다. 이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은 영상은 영상에 “Presented by Game Changers.”라고 EA로부터 후원받았음을 명시하는 워터마크가 붙습니다.

두 번째 프로그램은 EA가 직접 유튜브 크리에이터에게 제작비를 지불하는 것입니다. 이 프로그램을 부르는 명칭은 따로 나와있지 않으나 “Sponsored by EA.”라고 EA의 후원으로 제작된 영상임을 명시하는 워터마크가 붇는다고 합니다.

기사에서 EA 측은 게임 체인저를 통해 제작된 영상은 영상이 혹 EA를 비판하는 내용이라 해도 수용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한편 EA로부터 제작비를 받아 제작된 영상은 어떤 기준을 적용받는지 언급이 없습니다만, 광고로 제작된 영상이 광고의 역할을 하는 것을 문제 삼을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애초에 광고라고 표기하고 있으니 말이죠.

규모 있는 유통사가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후원한다는 사실은 딱히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이전부터 줄곧 이야기가 나오고 있었습니다. 오히려 EA가 하듯 영상에 후원 사실을 표기한다면 딱히 문제 삼을 부분이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게임 잡지나 언론도 결국 게임 회사나 그와 관련된 업계로부터 광고 이익을 얻어 운영되는 것이 사실이기에 후원 관계가 있다면 그것을 투명하게 밝히는 쪽이 오히려 발전적이라고 생각합니다. EA는 이번 기회에 이렇게 알게 되었는데 다른 회사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2019. 2. 13.

엑티비전 블리자드의 대량해고 사태에 대한 정리



악역을 상정하는 업계에서 조차 엑티비전 블리자드의 해고는 특별히 잔인해 보인다
- Forbes

엑티비전 블리자드의 해고는 포트나이트 탓이 아니다
- Wried

엑티비전 블리자드가 최고 수익 발표와 함께 800명 이상의 직원을 엿먹이다
- Waypoint


 어제 일어났던 엑티비전 블리자드 대량해고사태에 대한 기사를 몇 개 추려 보았습니다.
그 중에서 사건이 잘 정리된 부분을 발췌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엑티비전 블리자드(이하 ATVI)는 2018년 4분기 역대 최고 수익을 기록했습니다
- ATVI는 2019년 블리자드의 신규 타이틀 부재로 인해 성장이 정체될거라 예상했습니다.
- ATVI는 현재 작업중인 프렌차이즈의 개발 인력을 20% 충원하기로 결정했습니다.
- ATVI는 현 직원의 8%에 해당하는 800명의 직원을 해고했습니다.
- ATVI가 15억 달러에 해당하는 자사주를 매입함에 따라 배당이 9% 증가했습니다.
- ATVI의 주식은 5.5% 상승했습니다.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에서 행해지는 일반적인 대량해고와는 달리 이번 엑티비전 블리자드의 대량해고는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일어났습니다. 엑티비전 블리자드의 작년 4분기 수익은 역대 최고였고 내년의 전망 또한 하락이 아닌 현상 유지이기 때문에 엑티비전 블리자드가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기에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심지어 저 발표는 엑티비전 블리자드가 직접 한 것입니다)

 만에하나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웨이포인트 기사에서 지적하듯 올해 초 CFO가 1천 5백만 달러의 보너스(그중 1천 1백만 달러는 자사주였습니다)를 받은 사실이나, 재직한지 한달 된 임원이 9십만 달러의 연봉을 배정 받았다는 사실은 납득하기 힘듭니다. (물론 망한 후에도 임원 돈잔치 하는 기업이 한둘이 아니라 이게 근거가 될지 의문이긴 합니다만)

 정리하자면 아무리 봐도 이번 블리자드 엑티비전의 대량해고는 블리자드의 신작이 나오지 않는 위기(?)나 포트나이트가 시장을 점령(?)함에 따라 경영에 어려움이 생겼기 때문에 일어난것이 아닙니다. 그랬다면 엑티비전 블리자드는 현재 작업중인 프렌차이즈가 아니라 신규 프렌차이즈를 위해 움직였어야 옳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현재 개발중인 프렌차이즈의 개발 속도를 높이는 것을 선택했죠. 따라서 이번 엑티비전 블리자드의 대량해고 사태는 주주와 투자자들이 주식 가치와 배당금을 높일 목적으로 감행했다는 합리적인 의심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백번 양보해서 회사가 경영상의 문제로 직원을 해고해야 했다면 일정한 기간을 두고 이직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거나, 직원을 배려하기 위해 기간을 두고 단계적으로 해고하는 절차를 거쳤어야 옳습니다. 그러나 이번 엑티비전 블리자드는 단 하루만에 사전 고지 없이 800명을 해고했습니다. 취직 지원을 하겠다고 발표는 했으나 사전 통보 없는 해고 이후에 취직 지원을 하겠다? 아무래도 논란을 피하기 위한 변명으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 기사는 공통적으로 엑티비전 블리자드에 노조가 없다는 것을 원인으로 지적하고 있습니다. 특히 웨이포인트의 기사는 자사 노조 활동을 예시로 들며 노조가 해고에 대한 완벽한 방어책은 되지 못하더라도 해고의 충격을 줄이고 직원을 보호할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망이 되어줄 수 있다고 말합니다.

 한국에서는 최근 게임 업계에 노조가 결성되었고 또 결성되고 있습니다. 왜 게임 업계에 노조가 필요한가 묻는다면 이번 엑티비전 블리자드의 대량해고를 보라고 하겠습니다. 하루 아침에 경고도 없이 800명이 해고되었습니다. 해고된 이들은 SNS에 절박한 사연과 함께 구직글을 올리고 있고, 소규모 스튜디오와 개발자는 구조선을 띄우듯 구인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를 휴먼 드라마로 소비하는건 사태를 바로 보지 못하는 태도라 생각됩니다.

 워낙 심난한 사건이라 뭐라고 마무리를 지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저 미국에 하루 빨리 노조가 생기기를 바랍니다. (기업이 맘대로 800명을 일시 해고 가능한 나라이기 때문에 기업 단위를 뛰어넘은 연대가 필요해서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그리고 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노조에 큰 응원을 보냅니다.

2019. 1. 9.

제프 카플란이 팬에게 보낸 편지 번역




 코타쿠에 흥미로운 기사가 있어 읽어보고 인상적인 편지가 있어 번역해 보았습니다. 오버워치 팬과 그 팬에게 답장을 보낸 제프 카플란의 편지입니다. 2017년 3월 비비안 필립스라는 흑인 여성 팬이 제프 카플란에게 편지를 씁니다. 오버워치의 다양성을 보여주려는 시도에 대한 생각과 더불어, 비디오 게임에 흑인 여성이 등장하지 않는 현실을 적은 편지였습니다. 아래는 기사에서 발췌한 그녀의 편지중 일부입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 주노 디아즈가 말했죠. ”왜 뱀파이어가 거울에 비치지 않는지 알아요? 사람을 괴물로 만들고 싶다면 부정하세요. 문화 레벨에서요. 그들이 비치지 않게 만드는 거죠.“ 카플란, 저는 제가 사회에서 괴물처럼 느껴져요. 비디오 게임 주인공으로 활약한 흑인 여성은 세명밖에 댈 수 없어요. [워킹 데드]의 클레멘타인, [리멤버 미]의 닐린, [레프트 4 데드]의 로셸. 최악은 제가 그걸 납득해버린다는 거죠.

제게 게임을 팔기 위해 백인 남성 캐릭터가 게임 광고에 나오죠. 심지어 캐릭터 커스터마이즈가 가능한 게임에서요. 저는 그것도 납득해 버리고는 해요. 젠더를 떠나서 흑인 캐릭터가 게임의 조연이라는 것을 납득해 버리고 말죠. 이따금 제 젠더와 인종, 둘중 하나를 고르라는 선택을 개발자가 ”다양성“으로 만들어도 납득해야만 해요. 그 두 개를 합칠 생각은 하지 못하죠.


이에대해 제프 카플란은 장문의 편지로 답장했습니다. 이 편지에는 개발자로써 게임을 만드는 직업에 대한 그의 생각과 그 생각에 영향을 준 일화가 담겨 있습니다. 최근 오버워치의 행보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있을 수 있고, 필자도 다소 비판하는 부분이 있지만 그의 열정과 비전에는 박수를 보내고 싶어집니다. 아래는 편지 번역문입니다.

원본은 기사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비비안에게,

지난 주 저에게 당신의 멋진 편지가 도착했으나 빨리 답장하지 못해 미안합니다. 여행중에 읽은 당신의 편지는 요즘 비디오 게임에 대해 가지고 있는 당신의 인식을 오버워치가 어떻게 바꾸었는지에 관한 굉장히 힘있고 감동적인 내용이었습니다.

저는 29살 때부터 생계를 위해 비디오 게임을 제작해 왔습니다.(당시에 스스로 꽤 늙었다고 생각했답니다) 이제 44세가 된 저는 가끔 제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을 해서 정말 행운이라고 떠들곤 합니다. 이건 “진짜 직업”이라고요. 이 업계에서 일하기 전부터 말이지요. 우리는 정말 열심히 일하고 우리의 일을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입니다. 그것이 재미있는 오락을 만드는 일이라 할지라도요. 사람을 웃게하고, 미소짓게 하고, 단 몇분이라도 이따금 현실이 던지는 현실의 각박함을 잊을 수 있게 하는 오락이죠.

한동안 저는 제가 생계를 위해 하는 일이 사회에 공헌하는 바...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제 게임 제작자로서의 족적이 작게 남는 것이 적당하다고 생각했지요.

10년 전, 정말 큰 일이 저를 바꾸어 놓았습니다. 그 때 저는 버닝 크루세이더(와우의 확장팩)의 리드 디자이너였죠. 우리 스튜디오에 에즈라 채터튼이라는 사람이 방문했었습니다. 그의 아버지인 마이카가 메이크어위시를 통해* 그를 데려온 것이었어요. 에즈라는 말기 병으로 매우 힘든 치료를 받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그는 약한 몸 때문에 침상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았어요. 에즈라와 마이카는 마이카의 노트북으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즐겼다고 합니다. 에즈라가 현실에서 잠시 벗어나기 위해서요. 그게 유일하게 남은 아들과 아버지의 놀이였습니다. 야구를 하거나 공원을 걷는건 그들에게 어려운 일이었으니까요.

에르자가 스튜디어에 왔고 그것은 우리 모두의 열정에 불을 지폈습니다. 그가 우리의 앞에 섰습니다. 우리를 이끌었지요. 그는 컨셉 아트와 디자인까지 가지고 왔습니다. 그날 우리 모두는 에르자를 선두에 두고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만들었습니다. 그가 떠난 그 날, 저는 이제까지 느껴보지 못한 감정의 소모를 경험했습니다. 조용한 차안에 앉아 혼자 생각했죠. “누군가의 일생 유일의 소원이 바로 우리와 함께 게임을 만드는 것이라니.” 제 단 한가지 소원을 무엇인지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일생 단 하나의 소원” 이 개념은 너무나 강력해서 이전까지 비디오 게임을 만드는 일에 느끼던 제 감정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지요.

여전히 저는 우리가 하는 일이 과학자, 소방관, 의사, 연구가, 사회 봉사자에 비하면 고귀한 일이 아니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제 역할에 대한 생각은 바뀌었습니다. 우리는 최근 3천만명이 오버워치를 플레이 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아직도 그저 천문학적인 숫자처럼만 느껴집니다. 꼭 모노플리 게임의 가짜 돈 처럼요. 어떻게 3천만이나 되는 숫자를 가늠해야 될지 모르겠어요. 저는 열렬한 하키 팬이라서 하키 경기장이 2만명의 사람으로 가득 찬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잠깐 상상해 볼까요? “우와, 하키 경기장에 있는 사람들 전부에 영감과 영향을 준다는건 진짜 대단한 일인데?” 정말 강력하고 압도적인 상상이지요. 그런 머리를 가진 사람이 3천만명을 어떻게 가늠해 볼 수 있겠어요?

저는 제가 많은 부족함에도 불과하고 굉장한 운으로 이 자리에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갑작스럽지만 저와 제 팀이 굉장한 기회를 가졌다는 것 또한 알게 되었죠. 우리는 많은 사람들에게 닿아 그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우리가 원하건 원치 않건간에 우리가 만든건 대중 문화의 일부입니다. 당연히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청렴한 창의성 이기 때문에 우리는 결코 정치를 위해 비전을 희생하지 않을 겁니다. 그러나 게임을 만들면서 우리는 세상이 얼마나 굉장한지, 세상을 살고있는 멋진 사람들의 다양성이 얼마나 강력한지 그것에 빨려들 수 밖에 없었습니다.

우리는 많은것들에 대해 무지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가 누구인지 배우고 싶어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우리라는 사실, 모두가 각자라는 사실을 축하하고 싶어하죠. 저희 팀은 이따금 그것을 잘못 짚을 수도 있습니다. 게임을 발매할 당시에는 70명 밖에 되지 않았고 지금도 100명이죠. 우리가 모든 삶을 대변하는 것은 불가능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열린 마음과 긍정의 힘을 믿고 있습니다. 저는 최근 다이스 서밋(DICE summit)*에서 발표를 했습니다. 여기에서 볼 수 있어요. https://www.youtube.com/watch?v=5-mh2hJDaGQ (편지에 URL 주소를 써서 미안해요)

제게 있어 중요한 사실은 사회에 영향을 끼치고 대변하는 위치에 있는 이들이 지극히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표현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지금 당장은 우리가 캐릭터에게 다른 배경 설정을 부여하면 논란이 입니다. 우리가 영웅이 레즈비언이라는 것을 밝히면 그건 꽤 사건이되지요. 그러나 언젠가 그것은 그리 큰일이 아니겠죠. 그것이 특별한 것이 아니어야 합니다. 우리는 당연한 것이 당연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제 소망은 제 팀이 다양한 삶과 시각을 보여줄 수 있는 더 많은 영웅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의 속에 깨어나기를 기다리는 영웅이 있다는 것을 깨닳을 수 있도록 말이죠.

지난 15년간 저는 제가 하는일이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은 다르게 느낍니다. 우리가 옳은 일을 하기로 결정했다면 그것은 중요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세상은 끔찍한 상태고 유례없이 어둡다는 시각을 받아들이기 쉽습니다. 그러나 저는 우리가 도전하기를 희망합니다. 그들이 세상의 다른 면을 볼 수 있도록 말이죠. 세계는 놀랍고 멋진 곳이고 지구를 공유 하고 있는 이들은 모두 다른 이유로 특별한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볼까요? 닥터 윈스턴이 달에서 어린 윈스턴에게 말했듯이 - “세계를 결코 보이는대로 받아들이지 말라, 무엇이 될 수 있는가를 바라보라”

편지 감사해요 비비안. 가슴에 와닿았고 제가 매일 무엇을 해야할지 되세겨 주었어요. 제 팀과 당신이 준 영감을 공유하고 좋은 일을 할 수 있도록 열심히 일 할께요. 우리가 실수할 때 용서해주길 바래요. 우리의 좋은 의도가 증명되었으면 좋겠어요.


*메이크어위시: 난치병으로 투병하는 아동들의 소원 성취를 위해 만들어진 비영리 재단
*다이스 서밋(D.I.C.E SUMMIT): 1996년 설립된 The Academy of Interactive Arts & Sciences (AIAS)에서 1998년부터 매년 개최하고 있는 시상식(DICE Awards) 이전에 갇는 개발자들의 프레젠테이션 행사.


2018. 3. 28.

블로그를 찾는 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


최근 루리웹과 디씨 갤러리를 중심으로 게임 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개인에 대한 성차별적 사상검증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기업에서 까지 “메갈”이라는 쉬운 낙인을 이용해서,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침해하고 생활을 빼앗는 범죄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소비자의 권리를 위한 정당한 싸움이라는 얄팍한 논리아래 일어나고 있습니다.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개인은 개인이 가진 이념이나 사상 때문에 자유와 권리를 침해당해서는 안 됩니다.
또한 개인의 이념이나 사상으로 인한 행위가 타인의 자유와 권리를 침해했다고 하더라도
우리 사회에는 그 침해의 정도를 가늠하고 처벌의 정당성을 따지기 위한 법이 존재합니다.
법과 절차는 인간이 야만을 버리고 더 좋은 선을 택하기 위해 지성으로 쌓은 결과입니다.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누구도 내가 나로 존재한다는 이유로 어떠한 불이익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나는 나라는 인간의 성 정체성, 이념, 종교, 사상 모든 것을 포함하는 것입니다.
내가 나로 오롯이 존재할 수 있는 사회를 바라는 이념이자, 더 좋은 사회를 위한 행동이 제가 생각하는 페미니즘입니다.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침해할 수 있는 권한은 그 누구에게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당신의 주변이 당신을 타인을 억압하고 해하는 잔인한 사람으로 만들게 두지 마십시오.
폭력을 행사하는 가해자의 편에 서지 마십시오.
이 블로그를 방문하시는 모든 분께 간절하게 부탁드립니다.



- 참고할만한 글 링크 모음 -

개인의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은 그 어떠한 경우에도 침해될 수 없음을 안다. 고로 “나는 반페미니즘 사상검증에 반대한다.”
- [레플리카]의 제작자 Somi님의 글

[성명] imc 게임즈는 여성노동자에 대한 페미니스트 사상 검증과 전향 강요 중단하라.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성명문

[입장문]IMC게임즈의 주장은 전형적인 인권침해이며 여성노동자 생존권에 대한 위협이다
- 한국 여성 노동자회 성명문

게임업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성차별적인 사상검증 및 검열 행위에 대한 조사를 촉구합니다.
- 청와대 국민청원

2018. 1. 3.

2017년 올해의 게임 & 한해 정리


2017년 정리 겸 한해 무슨 일이 있었는가 기록해 두려고 합니다.

한 해의 끝에 예의처럼 해야 하는 일이 있지요.
저의 올해의 게임부터 선정하고 가겠습니다.


올해의 게임

페르소나5


 리뷰를 올해 안에 쓸 수 있을까요? (느긋하게 2회차 돌고 써볼까 생각 중이랍니다) 2017년 많은 게임을 즐겼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게임이라면 역시 [페르소나5]입니다. 페르소나 시리즈의 핵심인 청소년이 주인공인 모험극을 토대로 기존과 다른 이야기처럼 느껴지도록 비틀어낸 내용이 신선했습니다. 이야기의 뒷심이 부족한 것은 다소 아쉽지만, 현대 사회에 대한 염증을 페르소나라는 게임의 소재와 결합한 스토리 텔링이 만회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현실이나 사회를 이야기하는 건 비디오 게임에서 거의 터부에 가까우니 이런 시도를 보는 것만 해도 반갑습니다. 그리고 이제껏 중요한 소재이면서도 게임의 주변부에 맴돌던 “페르소나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가장 설득력 있게 이야기로 다듬어낸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덕분에 게임의 시스템도 전작들보다 안정적이고 게임과 잘 어울리는 느낌입니다. 다시 말해서 시리즈의 개성을 뚜렷하게 살린 정말 잘 만든 작품입니다.


올해의 인디 게임

Night in the Woods


 대충 망해버린 세상의 대충 망해버린 청춘 이야기. 이 시대를 살아가는 20대 30대라면 공감할만한 캐릭터와 이야기가 매력적인 게임입니다. 지금이 아니면 나올 수 없는 게임이라는 의미에서 [페르소나5]와 함께 올해의 게임에 선정했습니다. 게임이라는 매체의 영역을 넓히는 것은 게임이라고 일컬어지는 구조와 구성을 발전시키는 것도 있지만, 게임이 한 시대를 담고 그 시대를 게임 나름의 방법으로 풀어내는 것으로도 이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게임이 현실을 이야기하는 것 또한 게임의 영역을 넓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기록해 둘 만한 게임계의 사건&흐름


 인디 게임은 Procedural generation이 하나의 흐름을 만들어낸 한해였습니다. 흔히 로그 라이크라고 부르는 게임에서 쓰이는 임의 형성되는 구조가 다양한 장르에 이식된 한해였습니다. 글을 작성하는 시점에서 이미 작년이 된 2017년은 다양한 시도를 하는 시기였고, 2018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AAA 쪽에서도 이를 다루는 게임이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편 [스팀]에서는 유사(?) 성인용 게임이 통과되면서 해당 장르가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 이러한 흐름이 앞으로도 이어질지 흥미롭습니다. 이미 [Doki Doki Literature Club!]처럼 현실과 게임의 벽 허물기, 호러, 미소녀 게임이라는 기이한 조합으로 흥행한 게임도 나왔고 말이죠. 해당 작품은 포르노 게임은 아니지만, 그와 유사한 장르의 게임이 스팀에 풀리기 시작했기 때문에 스팀에 나올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유통 방식과 과정만 공정하다면 최대한 허용하는 것이 게임의 다양성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영어권에서 일본의 미소녀 게임을 제작하거나, 일본의 에로게를 영여권에 번역하여 판매하는 유통사가 스팀에 직접 게임을 넣는 모습을 보니 여러모로 흥미롭습니다. 영어권에서 일본 만화 시장이 확장되는데 새로운 유통을 통한 노출과 판매 증대가 큰 영향을 주었다는 걸 생각해보면 해당 장르가 영어권에서 새로운 황금기를 맞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중국의 모바일 게임이 한국은 물론 영어권에도 진출하고 있습니다. 영어권이라 쓰고 미국이라고 읽으면 되지만 어쨌거나 그렇습니다. 괴수 기업 텐센트가 지금까지 조용히 있던 것이 신기한 일이지요. 중국의 복잡한 나라 사정 때문에 그런 것 아닌가 싶은데, 어쨌거나 잠자던 사자가 일어났다는 느낌입니다. 이미 모바일 시장에는 중국 개발 게임이 많지만, 다른 이름을 쓰는 것과 자체 개발 타이틀이 흥하는 건 또 다른 이야기니까요.

[스팀]이 중국에 풀리면서 중국에서도 다양한 게임이 팔리고 있는데, 이것이 앞으로 어떤 변화를 만들어낼지 흥미롭습니다. [플레이어 언노운 베틀그라운드]같은 게임이 대표 타이틀이지요. 해당 타이틀의 흥행으로 한국에서도 조금 더 다양한 시장으로 진출했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아마 어려울 것 같으니 신경 쓰지 않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미 한국 게임 시장은 게임이기보다 놀음판에 가까워서 다른 게임과 같은 영역에 두어야 할지 고민될 지경입니다. 그러나 앞으로도 그런 흐름은 한동안 이어질 것 같습니다. (비트코인 때문에 고래잡이 모바일 게임 시장이 쪼그라들 가능성은 어떨까요?)

AAA쪽은 2017년 한해 많은 게임이 나왔고 2018년에도 큰 변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엑스박스 엑스 원]이 등장한 만큼 올해부터 슬슬 세대교체 아닌 세대교체를 시작할 텐데, AAA 게임 개발이 과연 지속 가능한 것인지 의문입니다. 룻박스(loot box)라는 무리수도 결국 게임의 개발(흥보 포함) 가격이 높아져서 일어나는 일이지 싶은데, 해당 문제는 앞으로 AAA 게임이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정말로 게임 가격을 높여야만 한다면 가격을 이해시킬 방법을 찾아야 할 텐데, 호구 잡아 등쳐먹을 생각만 하니 걱정입니다. 이에 대해 영국과 미국의 정치권에서는 가만있지 않겠다는 분위기이고요. 이따금 기사로 드러나는 국내는 물론 해외의 게임 개발자 처우 문제 또한 해결을 위한 움직임이 필요해 보입니다. 결국, 이러한 문제는 국가를 막론하고 게임을 만드는 사람이 정당한 권한을 같지 못해 일어나는 문제 아닌가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세계보건기구(WHO)의 신규 질병 분류에 “Gaming disorder” 다시 말해 게임 중독이 포함되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베타 버전이 공개된 2017년 10월인가부터 기사가 나오기 시작했는데, 연말 다시 한차례 기사가 돌고 있습니다. 제대로 된 연구 없이 성급하게 질병으로 분류하는 느낌이라, 업계와 언론이 등재를 막아야 한다고 보는데 어떻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한해의 시작은 룻박스와 함께


 2017년을 가장 뜨겁게 달군 게임계의 화두는 역시 룻박스. 한국에서는 랜덤 박스라 부르는 과금 문제 아닐까 싶습니다. 업계가 자율 규제에 나서던지, 한발 물러서든지 해야 할 텐데요. 소비자의 불신과 피로가 어디로 튈지도 걱정되고. 괜히 정부 규제에 얻어터지기 전에 어떻게든 타협점을 찾아야 할 겁니다. 게임 전체로 보면 영역이 넓으니만큼, 해당 과금에 반하는 대체재가 등장하는 것도 기대해 볼 수 있지만, 룻박스가 게임 개발과 판매에 필요한 비용 상승에 따른 필연이라면, 대체제도 결국 가장 약한 이가 손해를 보는 해법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그 희생양은 소비자가 아니면 개발자이겠지요. 참 어려운 문제입니다. 룻박스 논란이 2018년에는 어떤 흐름을 만들어낼지 쉽게 예상이 되지 않습니다. 예상치 못한 작품이 나오듯 예상치 못한 좋은 일이 생기는 걸 기대해 볼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그래도 올 한해 멋진 게임이 많이 나오지 않겠습니까?



2017. 11. 22.

도박이라는 말과 도박이라는 낙인




 최근 해외에서 [스타워즈: 배틀프론트 2]에 대한 논란이 뜨겁습니다. 인터넷에서 생긴 여론에 힘입어 게임에 대해 잘 다루지 않는 주요 언론까지 해당 게임의 문제에 대해 다루고 있는 상황입니다. 대체 어떤 문제가 있었길래 이렇게 일이 커졌을까요?

[스타워즈: 배틀프론트 2] 문제의 시작은 랜덤 박스입니다. (해외에서는 lootbox라고 부릅니다) 현금을 주고 사는 상자에서 캐릭터와 능력을 확률적으로 얻을 수 있는데, 이것이 꽤 강력해서 게임에 불균형을 초래했습니다. 더불어 현금을 쓰지 않고 게임에서 얻을 수 있는 재화를 통해 캐릭터를 해제하려면 한 캐릭터에 대략 40시간이 소요되는 것이 논란이 되었습니다. F2P 게임이 아닌 AAA 게임의 가격(한화로 대략 6만 원)을 내고 산 게임이 추가로 돈을 내지 않으면 제대로 즐길 수 없는 겁니다.

따라서 인터넷을 중심으로 대규모의 반발과 불매 운동이 일어났고, 게임을 유통한 [EA]에서는 급하게 패치를 통해 캐릭터 해제에 필요한 재화를 낮추었습니다. 그러나 게임에서 얻는 재화 또한 같은 비율로 낮추는 얄팍한 수를 쓰는 바람에 여론의 비난은 더욱 거세졌습니다. 단단히 화가 난 각국의 소비자들은 접촉이 가능한 국회의원과 단체에 청원을 넣었고, 그것이 계속해서 기사화되었습니다.

정부와 단체에 들어간 청원은 게임의 판매 방식이 도박이기 때문에 도박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에 대해 정부와 단체는 게임의 판매 방식을 도박으로 볼 수 없다고 답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15일 벨기에의 *도박 협회(Gaming Commission)에서 게임에 사용된 판매 방식은 일부 도박으로 볼 수 있으며, 이 게임이 미성년자에게 판매 가능한 등급으로 분류되어 있어서 규제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서 다시 이 문제가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벨기에의 도박 협회가 어떤 해석을 했는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이 문제는 한번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랜덤 박스는 도박일까요?

답은 도박이 아닙니다. 그러나 도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랜덤 박스를 우리는 도박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법으로써 도박으로 정의할 수는 없습니다. 법이 정의하는 도박과 일상 회화에서 말하는 도박의 의미가 다소 다르기 때문입니다. 법에서 정의하는 도박은 사례에 따라 차이를 보이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확률로 결정되는 사건에 재물을 걸고 이득이나 손해를 보는 행위를 지칭합니다. 얼핏 랜덤 박스도 이에 해당할 것 같지만 게임의 랜덤 박스는 결과물을 현실의 재화로 판매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실질적인 이득을 노린 것이라 보기 어려우므로 도박으로 분류하지 않는 것입니다. 현재 영국의 게임 심의 기관인 PEGI와 영국 도박 협회(Gambling Commission)에서는 이러한 해석에 따라 랜덤 박스를 도박으로 정의하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더 면밀하게 분석하여 실제 사회에서 랜덤 박스가 어떻게 작동하는가를 따져보면 다른 국가에서도 벨기에와 마찬가지로 랜덤 박스를 일부 도박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는 랜덤 박스는 도박이다 하는 결과가 나올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생각에 벨기에 도박 협회의 결론은 오히려 면밀하지 못한 분석에 따른 결론이라 생각됩니다.

게임을 도박이라고 부르는 것과 게임이 법적으로 도박이 되는 것은 완전 다른 문제입니다.

현재 랜덤 박스에 도박과 같은 수준의 위험이 존재할까요? 도박과 같은 분류에 포함되어 규제를 받아야 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을까요?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비슷한 방식으로 판매되는 트레이딩 카드게임이나, 현실의 이벤트 판매 상품에 대해 같은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고 하면 지나친 규제라고 말할 것이 분명합니다. 위험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로 사회 문제가 되는 도박과 비교할 만큼 문제가 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현재 일어나는 청원과 규제에 대한 목소리는 그것을 원하고 있습니다. 게임이 도박이 되기 전에 도박으로 규정해 버리자는 것과 다름없는데, 앞뒤가 바뀌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게임의 판매 방식을 도박이라고 말하는 것은 실제 도박과 같은 위험에 대한 우려가 아니라, 만족스럽지 못한 소비에 대한 반감과 그 반감이 쌓여 만든 불신의 결과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그 감정을 법문으로 옮겨 지우기 힘든 낙인을 찍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해소할 방법을 찾는 것입니다. 게임의 판매 방식 일부를 도박으로 규정해서 게임을 규제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가 되는 판매 방식을 별도로 관리하여 소비자가 만족하고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랜덤 박스에 대한 별도의 판매 기준을 만들거나, 강력하게는 유사한 판매 방식을 금지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그러면 도박으로 규제하는 것과 똑같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게임이 도박으로 분류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의 차이는 큽니다. 한국에서는 이미 [바다이야기] 때문에 게임이 도박으로 분류되는 경험을 겪었기 때문에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게임을 도박으로 부르기는 쉽지만 정말 도박이 되었을 때, 돌이키기는 정말 쉽지 않을 겁니다. 앞으로 여론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더 지켜봐야 알 일이지만, 아무쪼록 무엇을 하고 싶은 것인지 다시 한번 확인하고 전진했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더불어 EA의 이번 촌극도 모바일의 과금 방식을 무리하게 도입해서 겪는 초심자(?)의 실수 아닐까 싶습니다. 최근 모바일 게임도 초기와 비교하면 과금 형태가 많이 발전했으니, 어쩌면 앞으로 소비자의 선택에 따라 자연히 해결될 문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각 기관의 실제 명칭은 다르지만, 편의상 도박 협회로 통일하였습니다.

2017. 9. 25.

소녀전선의 운영과 사용자의 반응에 대한 생각 정리


과도한 가챠는 건강에 해롭습니다.

사용자는 노련한 사기꾼보다 어리숙한 아마추어를 선택했다.

-소녀전선의 운영과 사용자의 반응에 대한 생각 정리


 [소녀전선]이라는 모바일 게임을 최근까지 즐겼다. 모바게 또는 가챠게임이라 불리는 장르(?)의 게임을 접한 건 처음이라 어떨까 궁금했는데, 꽤 재미있게 즐겼고 돈도 제법 썼다. 그러나 지금은 깔끔하게 접었다. 게임을 운영하는 회사를 믿을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 요 며칠 사이 [소녀전선]의 운영에 대한 쓴소리가 이런저런 뉴스 사이트에 올라오고 있다. 그리고 사용자들은 [소녀전선]의 편에 서서 기사를 비난하고 있다. 왜 그럴까? 기사의 서술이 거짓이라서? 또는 옹호하는 사용자들이 어리석어서? 어느 쪽도 아니다. 내 생각에 다른 이유가 있다.

[소녀전선] 서비스 초기는 정말 좋은 운영을 보여주었다. 한국의 유사한 장르의 게임이 요구하는 금액에 비해 훨씬 낮은 합리적인 금액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었고, 게임의 구성 또한 소비자의 바람에 맞추어 잘 짜여 있었기 때문이다. 친절하고 사용자에 대한 배려가 느껴지는 게임 내 공지도 훌륭했다.

그러나 서비스 3개월이 지난 지금 게임은 좋게 봐줘도 똑바로 운영하고 있다고 말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소녀전선]의 한국 서비스는 대만의 [룽청]이라는 회사(지금은 사명을 X.D. Global Limited로 변경했다)가 담당하고 있다. 문제는 이 회사가 한국에 지점도 사무실도 없이 소수의 운영자만 가지고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특정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비공식 운영자도 있다. 회사로부터 지시를 받고 소통도 하지만 그가 회사에 고용되어 있는지 불분명하다. 이러니 누가 어떻게 운영을 하는지 알 길이 없다. 소비자의 목소리가 회사까지 들어가는지 명확지 않고 반대로 회사의 요청이 게임에 반영되는지도 불분명하다. 게임에 문제가 생기면 나는 어디에 연락해야 할까? 방문하여 이야기를 들어볼 장소가 있는가? 내가 대만으로 가야 하나? 직접 운영 주체를 만날 수 있는 장소는 신뢰와 직결되는 고객 입장에서 꽤 중요한 문제이다. 물론 [벨브] 같은 회사도 한국에 지점 없이 본사에서 직접 한국에 게임을 판매하고 있긴 하다. (심지어 대한민국 법의 사각지대에 있다!) 하지만 이미 수년간 [벨브]의 [스팀]은 플랫폼으로 쌓은 역사가 있고 거기에서 오는 신뢰가 있다. 그러나 [소녀전선]은 이제 막 서비스를 시작한 게임이고, 처음부터 QA는 엉망에 운영은 계속 어긋나고 있다. 첫인상과는 달리 지금은 믿기에 어려운 회사가 돼버렸다.

나는 혹시 모르고 있을 사람을 위해 룽청이 한국에 지점도 사무실도 없이 하청에 가까운 형태로 게임을 운영한다는 사실을 게임의 공식 카페에 올렸고 생각지 못한 반응을 보았다. “그래도 이 게임이 다른 게임에 비해 더 좋다”라는 답이 많았다. 처음에는 사용자를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도 없는 운영을 묵인하는 그들에게 화가 났지만, 조금 더 생각해보니 감정 상할 일이 아니었다. 그들은 제일 나은 선택을 했을 뿐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벌써 수년째 “확률형 아이템 확률 공개”에 대한 논란이 끝이지 않고 있다. 돈을 주고 사면 일정 확률로 좋은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상품의 아이템 획득 확률을 공개하라는 요구이다. 업계에서는 자율규제를 통해 투명성과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회사를 믿지 못하고 정부의 강력한 규제를 원하고 있다. 이미 지긋지긋하게 당했기 때문이다. 한정 판매라고 고시해 놓고는 똑같은 물건을 기간이 지난 뒤 더 좋은 조건으로 판매하는 회사. 고시한 확률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상품을 팔아놓고 실수라고 얼버무린 회사. 사용자에게 알리지 않고 상품의 내용을 변경한 뒤, 끝까지 아니라고 잡아뗀 회사. 한국 게임을 이용한 이용자들은 그런 좋지 못한 기억들, 사기당했다고 이를 갈만한 기억을 하나씩 간직하고 있다.

마음을 다친 사용자. 그들에게 한국의 게임 업계는 사기꾼이다. 최소한의 안전장치로 작동할 체계가 잡혀있고 으리으리한 사옥을 가지고 있으면 뭐하나? 여기 나는 사기당한 기분인데? 그들이 프로라면 사기의 프로이고 저 성공은 그렇게 얻은 것이다. 그들은 그만큼 감정이 상해있다.

노련한 사기꾼 보다는 어리숙한 아마추어를 선택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다. 운영이 좀 엉망이고 미심쩍어도 별 상관없다. 최소한 [룽청]은 나에게 신경 써주고 이것저것 챙겨주는 게 눈에 보인다. 특정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비공식 운영자는 사용자 가까이에 있는 만큼 친근감을 느끼기 쉽다. 그러나 [룽청]의 운영 형태는 길게 보면 게임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업계 전체에 해가 될 수도 있다. 만에 하나 어떤 회사가 악의를 품고 이 운영 구조를 답습했고 치자. 그러면 문제가 발생하였을 때 회사는 비공식 운영자의 문제라고 선을 그을 수 있다. 이후 비공식 운영자가 책임을 지지 않고 사라진다면? 소비자로서는 딱히 대응할 방법이 없을 것이다.  집단으로 뭉쳐서 움직인다고 해도 회사가 운영 주체로서 책임을 질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품이들게 된다. [룽청]의 운영은 장기적으로는 소비자는 물론 업계에도 위험이 될 방식이지만 그런 가능성을 당장 급한 사람에게 호소하는 것은 무리다. 현실을 고려한 최선의 선택을 이상적이지 않다고 비난할 수는 없다.

[소녀전선]의 현재 운영 방법은 분명 잘못되었다. 제대로 된 체계 없이 정식 직원으로 채용되었는지도 불분명한 사람이 표면에서 일하는 현재의 운영 형태는 분명히 소비자에게 해가 된다. 피해를 입었을 때 호소할 곳을 찾지 못하고, 커뮤니티는 방향을 잡지 못한 채 서로에게 감정만 쏳아내게 될 것이다. 운영을 위한 체계가 없다는 것은 곧 상황을 책임지고 해결할 주체가 사라진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미 사용자들은 회사가 그런 역할을 해줄것을 진심으로 기대하지 않는다. 그런 좋은 서비스를 받아본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이제 그들은 최소한 나에게 사기는 치지 않는 회사를 원한다. 그것이 [룽청]이고 그곳에서 서비스하는 [소녀전선]이다. [소녀전선]과 [룽청]에 대한 옹호를 어리석은 일이라고 비웃거나 무시할 것이 아니다. 한국 게임 업계의 이미지가 이미 돌이키기 힘들 만큼 망가져 있다는 증거이자 경고다.


2017. 2. 13.

“게이머”는 당신의 청중일 필요가 없다. “게이머”는 끝났다.



 최근 한국에 필요한 글이라 생각되어 2014년 가마수트라(Gamasutra)에 Leigh Alexander가 투고한 글을 번역해 보았습니다. 게이머라는 단어의 의미와 시대에 따른 변화를 알 수 있는 좋은 글입니다. 글이 올라온 2014년 당시, 한창 게이머게이트가 논란이었습니다. Leigh Alexander는 당시 최전선에서 싸운 언론인입니다. 지금은 FBI의 게이머게이트 보고서를 통해, 당사자에 대한 주요 논란이 거짓이었고, 실상은 혐오범죄였다는 사실이 밝혀진 상태입니다. 지금부터 읽으실 그녀의 글은 이 블로그에서 게임을 다루는 시각을 대변하는 글이라고 봐도 무관한 글입니다. 한번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게이머”는 당신의 청중일 필요가 없다. “게이머”는 끝났다.

'Gamers' don't have to be your audience. 'Gamers' are over.

August 28, 2014 | By Leigh Alexander



 이따끔 나는 나를 게임 문화(Game culture) 작가라고 소개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그것이 정확하게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 알다시피 ‘게임 문화’는 다소 부끄러운 것이다. 그것은 문화라기 보다 소비다. 반복되는 농담과 인터넷 밈으로 채워져 있는 게임 문화가 인터넷에서 날뛰고 있다.

그것은 버섯 모자를 쓴 젊은 남성이 버섯 인형을 들고, 가방을 매고, 특전 포스터를 옆구리에 낀채 줄을 서는 것이다. 전 세계에서 그들은 판매자가 보여주고 싶은 것을 보기 위해 몇 시간이고 열정적으로 줄을 선다. 무언가를 살지 말지 결정하기 위해서. 그들은 어떻게 옷을 입고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잘 모르는 것 같다. 어쩌다 텔레비전 카메라가 긴 줄을 비추면, 그들은 왜 거기 서 있는지 모르겠다는 어색한 표정을 짓는다.

온라인에서 '게임 문화'는 ‘게임 저널리즘의 윤리’와 사회 정의를 위해 ‘전쟁’을 벌이고자 선언한. 대인 관계에 서툴고, 전문 직업을 가진 삶에 대한 경험 없는 소수만의 것이다. 바른 인간으로써, 근엄한 표정으로, 비디오 게임을 위하여-!

요즘 나는 내가 여기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나는 알고 있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님을.

우리는 모두 이보다 나아져야 한다. 게이머게이트에 대한 옹호, 페미니즘 운동가에 대한 폭력, 그러한 이들을 지지하는 업계인, 이러한 것이 우리의 얼굴이고 게임이라는 비즈니스를 대표한다면, 우리는 우리의 인생에 잘못된 선택을 하지 않았는지 깊고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만 한다. *역주[1]

우리의 업계에 대해 세상이 알고 있는 전부는 다음과 같다. 십억 달러를 들인 전쟁 시뮬레이터, 터치스크린 캔디 중독자에 대한 머리기사. 이게 전부이다. 우리는 정말 심각하게 이보다 나아야만 한다.

‘분열’을 원치 않는다고? 미숙한 문화의 사막에서 엿 같은 행동을 일삼는 것이 괜찮은 사람과 괜찮지 않은 사람으로 나눈 것이 누구인가? 지금 여기 어디에 ‘논의’가 존재하는가?

좋다, 그것은 소수의 목소리라고 해두자. 인디 게임과 업계의 선구자들을 포함한 다수는 지난 몇 주간 업계의 대화 방향에 지치고, 격노하고, 낙담했다. 실제 트롤의 편에서 글을 찍어내는 신뢰받는 언론이 있는 것도 아니다. 차별주의자들에게 지면을 주지 말아야 한다. 별것도 아닌 과실을 위해 업계 전체가 비난받을 일을 해서는 안 된다.

물론 책임을 포기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따금 트위터에서 게임 커뮤니티의 열성 이용자들이 혐오 집단에 엮이고는 한다. 그러면 커뮤니티는 이렇게 대응한다. "게시판에서 혐오 표현을 삭제했습니다. 할 수 있는 건 다 했습니다." 그리고 덧붙이길 "삭제된 내용은 커뮤니티를 대변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사실 삭제된 바로 그 내용이 그 커뮤니티를 대변한다. 당신이 좋아하건, 싫어하건 사람들은 커뮤니티를 그렇게 인식한다.

우리가 우리 공간의 문화를 만들거나 조율하는 것을 거부할 때, 그 공백에서 생겨난 것은 우리의 책임이다. 그게 바로 게임에 일어난 일이다.

그렇게 놀랄 일도 아니다. 기이하면서도 현명한 게임 외부의 선구자들은 줄곧 게임을 발견해왔다. 술집을 더 재미있는 장소로 만들기 위해 아케이드 게임을 도입했고, 훌륭한 문화 교류의 장으로 머드(MUD)를 활용하였다. 그러나 업계의 큰손들은 ‘얼리어답터’를 위한 하이테크로써 게임을 팔고자 했다. 얼리어답터 = 물건에 낭비할 소득을 가진 젊은 백인 남성(dude) 말이다.

갑자기 외로운 지하실 아이들 세대에게 목소리가 들려왔다. 사실 그들이 가장 큰 고객이었다고. 마케터가 그들의 귓가에 속삭였다. 그리고 마케터들은 빛나는 블라우스와 아슬아슬한 비키니를 그들이 만드는 모든 것에 집어넣기 시작했다. 그들과 동일한 이해를 둔 약속된 최우수 고객에게 게임을 팔기 위해서.

밀레니엄 시대로 접어들 때쯤에는 단 하나의 지표만 남고 말았다. 돈을 가져라. 여자를 가져라. 총을 가져라, 더 큰 총을 가져라. 그렇게 게임은 사회의 외톨이가 되었다. 정말 축하한다. 당신은 저항으로 부터 승리하기 위해, 문화를 이해할 필요가 없다. 당신에게 필요한 것은 오직 게임뿐이다. 대중은 무엇을 사야 할지 알려주는 것이 목적인 언론에 의해 좌우되었다. 그들은 점수를 매기고 타이틀을 서로 경쟁시키면서, 업계와 창작자를 괴롭히기 딱 좋은 ‘팀 스포츠’에 불을 지폈다.

그 시기의 비디오 게임이 오늘날, 도덕적 공황의 희생양이 된것은 생각하면 이상한 기분이 든다. 고 자본주의 미국 사회의 십 대 백인 소년들에 의해 게임에서는 극악한 일들이 저질러졌다. 그러나 게임은 그것을 비극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저 게임과 게이머 모두 불안에 휩싸여 있었을 뿐이다. 그 안에서는 작고 검게 스멀거리는 그것을 외부에서는 또렷이 볼 수 있었다.

2014년 오늘날 업계는 변했다. 우리는 여전히 화가 난 남성이 비디오 게임의 주 고객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 소비층의 소프트웨어 평균 매출은 해마다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이미 예측 가능한 소수의 브랜드만이 성공을 거두고 있다. *역주[2]

과거에 시장을 이끈 이들은 오늘날 확실히 성장했다. 게임의 토양은 비옥해졌다. 다채로운 작은 게임들이 하늘거리고, 창의성이 커뮤니티의 싹을 틔운다. 단순한 소비가 아닌, 자기표현과 성숙한 지원이 쏟아진다. 그곳에는 새로운 청중과 새로운 창작자들이 살아있다. 벌레가 탈피하듯 문화와 상업 양방향으로 낡은 “게이밍(gaming)”이라는 단어를 이제 탈피할 때가 되었다.

끊임없이 진화하고 복잡함을 더해가는 매체는 탄산음료에 취해있는 이들의 정체성을 대변해 주지 않는다. 이제 그들이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았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은 그들에게 무척 힘든 일이다. 그들은 그들이 더는 최우수 고객이 아니라는 사실. 그 일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견디기 어려울 것이다.

전문적인 업계 사이트에서 조차 근시안적인 댓글들이 발견되고는 한다. 우리는 그런 콘텐츠 제작자들의 당혹스럽고 완고한 침묵을 자세히 살펴보아야 한다. 새로운 청중을 원치 않는 문자 그대로 올드 스쿨한 개발자들에게 변화는 힘든 일일 것이다. 잘 알고 있는 블록버스터 영화나 만화책이 아닌 다른 참고 자료를 찾아야 하다니? 어린아이와 나이든 남자. 모두에게 똑같이 힘들고 고통스러운 일 일 것이다.

그러나 이는 막을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게이머의 자존심”에 밀리고 구매 안내서의 일방적인 통계에 특별 관심 장르로 분류되던 이들, 새로운 세대의 제작자와 그 팬들은 더 건강한 언어를 추구하고 있다.

이것이 뜻하는 바는 다음과 같다. 최근 몇 년 사이에 게임에 대해 글을 쓰는 것은 자주적인 개발자의 인생을 쓰는 일이 되었다. 더는 협력에 목말라하는 기업에 협조하지 않는다. 게임에 대해 글을 쓰는 것은 이제 “평론가”가 되는 것이 아니다. 어떤 게임을 사야 할지 알려주는 일 또한 아니다. 그것은 사람들에게 무엇을 지원할지 또는 누구를 지원할지 논의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일이다.

허수아비같은 ‘게임 저널리즘 윤리’는 이미 낡은 가치이다. ‘리포터’라고 불리며 광고 계약을 성사시키고 리뷰 점수를 기록하던, 우리가 우리의 청중만큼이나 약한 존재이던 시절의 이야기일 뿐이다. 오늘날 우리 게임 저널리즘 작가의 일은 창작이다. 창조적이고 인간적인 매체에서 문화를 관리하는 것이 우리의 일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진화론과 포용에 대한 공격의 깃발로 ‘윤리’를 목에 매고 울부짖는 트롤들과 타협하지 않을 것이다.

제작자와 작가 모두, 게임이 더 다양한 사람들에 의해 더 많은 것들이 되기를 바란다. 우리는 - 도달하고 있다. 점차 가까워질 것이다 - 게임이 희비극, 뮤지컬, 삽화, 꿈의 세계, 가족 이야기, 민속학, 추상 미술이기를 원한다. 게임은 이제 문화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 누구도 여기에서 배제되기를 원치 않는다.

특정 집단만을 칭하는 그래서 점차 사용을 꺼리는 "게이머"라는 딱지.
그 게이머는 끝났다. 그래서 그들은 그렇게 화를 내는 것이다.

둔한 바보, 생각 없는 과소비자, 아이처럼 구는 인터넷 논객. 그들은 내 청중이 아니다.
그들은 당신의 청중일 필요도 없다.
한쪽 "편"을 들거나 "논의"를 가질 필요조차 없다.

거기에 과거가 있고 여기에 현재가 있다.
바로 여기, 앞으로 미래에 당신이 즐길 역할이 있다.


.
.
.


*역주[1]

원문에서는 게이머게이트를 옹호하는 미디어, 비디오 게임을 통해 패미니즘 캠페인을연 Anita Sarkeesian이 당한 폭력을 링크로 소개하는 부분입니다. [All of us should be better than this. You should be deeply questioning your life choices if this and this and this are the prominent public face your business presents to the rest of the world.] 원문에서는 관련 글을 링크하고 “이것”이라고 표현하나, 이미 삭제된 글이 다수라 의역하였습니다.

*역주[2]

‘어라? 정말 그런가?’라고 생각하실 분이 많으실 것 같아 덧붙여 말합니다.
2016년 미국의 ESA가 내놓은 통계에 따르면 게임을 즐기는 성비는 남 59% 여 41%입니다.
그리고 주기적으로 게임을 구매하는 연령은 성별구분 없이 38세입니다. 남녀 성비가 거의 균등하며, 평균 연령이 과거보다 높아졌기 때문에 해당 세대의 사회 인식이 게임에 반영되고 있습니다.

*역주+@

맙소사. 마지막 부분이 누락되어 있기에 추가합니다. 이걸 이제야 알다니.

2017-06-10 다시 한번 매끄럽게 수정했습니다.

2017. 1. 17.

레딧의 게이브 뉴웰 AMA 발췌 번역


 미국의 거대한 포럼 형식의 커뮤니티인 [레딧(Reddit)]에서 이번에 [스팀]을 운영중인 회사 [밸브]의 사장인 [게이브 뉴웰]의 질문과 답변 코너를 진행했습니다. 그중 흥미로운 부분을 발췌하여 번역해 보았습니다. QA 하단은 제 의견입니다. 발췌한 영어 원문은 본문 끝에 첨부하였습니다.



Q. 포르노 콘텐츠가 포함된 검열되지 않은 게임을 스팀에 허용할 계획이 있습니까? 그리고 그러한 콘텐츠를 어떻게 관리할 생각인가요?

A.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가 두 가지 있습니다. 첫 번째는 관리자가 제한받지 않는(completely uncurated) 배포 도구입니다. 두 번째는 소비자가 콘텐츠를 찾거나 걸러낼 수 있는 소비자를 위한 최선의 도구입니다.

- 포르노 콘텐츠를 허용한다고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소비자 측에서 필터링이 충분히 가능해지면 허용할 가능성도 있음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완벽한 필터링이 가능하지는 않을 테니, 결국 하지 않겠다는 뜻일 수도 있습니다. 어쨌거나 밸브가 개발자에게 제한을 걸지 않겠다는 기존의 태도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Q. 스팀의 품질 관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통계에 의하면 스팀 전체의 게임 중 40%에 달하는 게임이 2016년 한해에 발매되었습니다. 이상적인 세계에서는 그 모든 게임이 훌륭할 수도 있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A. 품질에는 하나의 정의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보는 것은 고유의 개성을 지닌 게임이 고유의 개성을 지닌 사람에게 호응을 얻을 것이란 사실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사람들이 즐겁게 즐길 수 있는 다양한 게임을 지원하고자 합니다.

- 앞서 사용자가 게임을 걸러내고 찾을 수 있는 도구와 맞닿아 있는 질문입니다. 밸브의 품질 관리는 현재 문제입니다. 너무 많은 게임이 단기간에 발매되는 통에 묻히는 작품이 너무 많습니다. 동시에 밸브의 시각에는 동의합니다. 과연 밸브가 충분한 도구를 제공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A. 고객 대응을 개선하기 위한 계획이 있습니까? 그리고 라이브 서포트로 만들어 보자는 생각을 하신 적은 없는지요?

Q. 네! 우리는 고객 대응 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이전 질문 이후, 우리는 스팀 환불 정책을 선보였습니다. 그리고 고객 대응 직원을 5배 충원했습니다. 또한, 새로운 도움 사이트와 고객 대응 대기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덕분에 많은 문의 형태에 있어 고객 대응 속도가 향상되었습니다. 물론 우리가 완벽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더욱 빠른 대응 속도와 품질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언어를 지원하기 위해 전 세계에서 직원을 고용하는 중이기도 합니다.

- 스팀의 고객 대응은 악명 높습니다. 초기 시절부터 써본 입장에서 과거에 비하면 많이 좋아지긴 했습니다. 이제는 고객센터 한국어 지원도 되고……. 앞으로 어떻게 개선될지 당해봐야 알겠지요.


Q. 어째서 “스팀 플래시 세일”이 더는 보이지 않나요?

A. 짧은 기간에 사람들이 참여하기 힘들어 하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플래시 세일”을 제거함으로써, 사용자는 세일 기간 동안 언제든지 방문하여 원하는 거래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 누구나 예상 가능한 부분이지만 확인할 겸 번역해 보았습니다.


Q.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스팀에서 가장 바꾸고 싶은 게 무엇인가요?

A. 고객 대응이 언제나 우리에게 큰 문제였습니다.

- 초기에 고객 대응에 관련한 시스템을 제대로 만들지 못해 여태껏 고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질문입니다.



Q. 미래에 밸브가 향해야 할 방향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A. 지금 가장 큰 과제는 창작에 대한 선택의 폭을 넓히는 일입니다. 우리는 하드웨어에 대한 투자가 그렇게 해줄 것이로 생각합니다. VR 게임을 개발하면서 우리는 너클 컨트롤러를 개발할 수 있었습니다. 더 주제를 좁혀보자면, 우리 중 일부는 최근 기대를 받는 AI에 관심이 있습니다. 우리가 기계 학습에 잘 어울리는 많은 데이터와 컴퓨터 성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브레인 컴퓨터 인터페이스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 몇 년 전에는 웨어러블 컴퓨터에 관심이 많다고 했었는데, 최근 들어 관심사가 바뀌었군요. 스마트 손목시계가 예상보다 부진했고, 다른 유사 기기들도 생각보다 호응을 얻지 못하는 현실이 영향을 주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Q. 밸브의 직원 구성이 어떻게 되나요?

A. 늘 변합니다. 고정된 구성은 없습니다. 각자 생각에 가장 가치 있는 프로젝트에 참여합니다.

- 익히 알려진 밸브의 사내 문화입니다. 이것이 문제라고 지적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각각 장단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어째서 밸브는 다른 회사처럼 개발 중인 게임/앱에 대해 정보를 공개하지 않습니까?

A. 우리의 의사결정이 다른 회사에 비해 훨씬 조건에 좌우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고객이 그들의 시간과 돈을 낭비하기를 원치 않습니다. 개발 막바지에 취소하고 변경하는 일도 있다는 뜻입니다. 우리의 선택을 트랙킹하는 것은 굉장히 피곤하고 짜증 나는 일이 될 겁니다.

- 얼리 엑세스나 프리 오더로 소비자를 괴롭히고 싶지 않다는 뜻입니다. 달리 보면 밸브에서 취소되는 프로젝트가 많다는 것을 뜻하기도 합니다. 이유는 위의 질문에서 엿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올해 [소스2] 엔진으로 개발 중인 것이 있는지요?

A. 우리는 [소스2]를 우리의 메인 개발 환경으로 삼고자 합니다. 최근 그것을 이용한 [도타2]를 제쳐둔다면, 아직 발표하지 않은 상품에 [소스2]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밸브에서 일하는 모두가 언젠가 모두 같은 엔진을 사용하여 작업하기를 희망합니다. 또한, 앞으로 더 많은 개발자가 [소스2]를 이용할 수 있도록 엔진을 무료로 공개하였습니다.

- 소스2 엔진을 이용한 신작을 개발하고 있다는 언급입니다. 그 게임이 결국 빛을 볼지 중간에 취소될지는 알 수 없습니다. 밸브 맘이겠죠. 찾아보니 [소스2] 엔진은 2015년에 무료로 전환했군요.


Q. 밸브에서 [바이브(VR기기)]를 이용한 규모 있는 게임(full game experience)을 개발할 생각이 있는지요?

A. 있습니다. 우리는 VR이 흥미로운 게임을 위한 중요한 도구라 생각합니다.

- VR 게임 밸브에서 개발 확정. 도장 쾅. (물론 취소될 수 있습니다?)


Q. [레프트 4 데드] 시리즈를 이어갈 계획이 있는지요?

A. 게임(products)은 우리가 견인력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되는 기술을 다루는 과정의 결과물입니다. 한 그룹이 그러한 기술을 가지고 작업하고자 할 때, 도전적인 디자인을 시도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놀이터가 바로 게임입니다.
우리가 스팀 마켓, F2P, 유저 제작 콘텐츠를 작업하고자 결정했을 때, [팀 포트리스]가 적절한 선택이었습니다. 그 작업은 멀티 플레이어 영역의 많은 것들을 우리에게 알려주었습니다.
[레프트 4 데드]는 공유하는 서사를 위한 좋은 장소라고 생각합니다.

- 번역에 애를 먹은 질문입니다. 의역이 다수 들어갔습니다. 특히 “multiplayer space”가 사내 공간을 의미하는 것인지, 아니면 게임을 의미하는 것인지 판독이 힘들었습니다. 아마 오역했을지도 모릅니다. 어쨌거나 밸브의 개발 방침에 대해 알 수 있는 흥미로운 질문이었습니다. 그리고 [레프트 4 데드] 속편을 기대해 봐도 될 것 같습니다.





Q. Would you ever consider allowing uncensored video games containing pornographic content to be sold on Steam? Also, where do you draw the line for content on Steam?

A. In principle, there are two problems to solve. The first is a completely uncurated distribution tool for developers. The second is a toolset for customers that allow them to find and filter content (and people are an instance of content most obviously in multiplayer) that is best for them.


Q. What your view is on the direction that valve as a company should take in the future?

A. The big thing right now is broadening the range of options we have in creating experiences. We think investing in hardware will give us those options. The knuckles controller is being designed at the same time as we're designing our own VR games.
Much more narrowly, some of us are thinking about some of the AI work that is being hyped right now. Simplistically we have lots of data and compute capability that looks like the kinds of areas where machine learning should work well.
Personally I'm looking at research in brain-computer interfaces.


Q. What is your view on Steam's quality control? A statistic that nearly 40% of all Steam games were released in 2016 was recently released. In an ideal world, all of them would be top-notch - but they are clearly not.

A. There's really not a singular definition of quality, and what we've seen is that many different games appeal to different people. So we're trying to support the variety of games that people are interested in playing. We know we still have more work to do in filtering those games so the right games show up to the right customers.


Q. Does Valve have any plans on making customer support better? And did you ever think of making it into live support?

A. Yes! We are continuing to work on improving support.
Since the last AMA, we've introduced refunds on Steam, we've grown our Support staff by roughly 5x, and we've shipped a new help site and ticketing system that makes it easier to get help. We've also greatly reduced response times on most types of support tickets and we think we've improved the quality of responses.
We definitely don't think we're done though. We still need to further improve response times and we are continually working to improve the quality of our responses. We're also working on adding more support staff in regions around the world to offer better native language support and improve response times in various regions.


Q. Are you planning on continuing the Left 4 Dead series?

A. Products are usually the result of an intersection of technology that we think has traction, a group of people who want to work on that, and one of the game properties that feels like a natural playground for that set of technology and design challenges.
When we decided we needed to work on markets, free to play, and user generated content, Team Fortress seemed like the right place to do that. That work ended up informing everything we did in the multiplayer space.
Left 4 Dead is a good place for creating shared narratives.


Q. Does Valve plan on doing anything with Source 2 in the coming years? If so, what?

A. We are continuing to use Source 2 as our primary game development environment. Aside from moving Dota 2 to the engine recently, we are are using it as the foundation of some unannounced products. We would like to have everyone working on games here at Valve to eventually be using the same engine. We also intend to continue to make the Source 2 engine work available to the broad developer community as we go, and to make it available free of charge.


Q. Why does Valve not talk to its community about the games/apps its developing as much as other companies?

A. Because our decision making is way more conditional than most other companies. The one thing we won't do is waste our customers time and money, which means we will cancel or change stuff much later in development. Tracking our choices would be annoying and frustrating.


Q. Why Steam Flash Sales is not part of the Steam store anymore?

A. We found that really short discounts made it difficult for many people to participate. By removing the flash sales, users can count on finding the best deals whenever they are able to visit the store during the sale.


Q. How is the employee ratio at valve?

A. It changes all the time. There's no fixed ratio, and people move to the project where they think they can create the most value.


Q. Is Valve interested in making a full game experience for the Vive?

A. Yes. We think VR is pretty important as a tool for interesting games.


Q. If you could go back in time, what would you change about Steam?

A. Biggest issue has been how we structured support.



2016. 12. 11.

도타2 7.00 패치, 중국 그리고 스팀




한국 시각으로 대략 새벽 3시 30분에 (본래는 월요일 새벽 2시 공개였으나, 벨브의 서버 문제로 인해 방금) [도타2]의 7.00 업데이트 내용이 공개되었습니다. 사실상 [도타 3]라고 불러도 큰 무리가 없는 대규모 업데이트입니다. 많은 것들이 변경되었는데 짧게 줄이면 [도타2]가 [리그 오브 레전드]와 비슷해졌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정말 의외입니다. 장르의 원조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던 [도타2]가 아류라는 말을 듣던 [리그 오브 레전드]를 따라 한 꼴이 되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벨브가 꽤 큰 결정을 내린 것 같습니다.

사실 필자는 [도타2]를 하지 않기 때문에 그냥 재미있는 이벤트로 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새로운 중국 영웅추가(원숭이 왕)과 업데이트 페이지가 한동안 중국어로만 뜨는 것을 보고 문득 ‘아, 벨브가 중국 시장을 꽤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나 보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저번 주에 본 기사가 머리를 스쳤습니다. 상황이 아주 재미있게 돌아가는 것 같습니다.


스팀이 중국에 스탠드 언론 게임(과 도타2)를 팔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이 기사와 이번 [도타2]의 방향 전환을 겹쳐보면 아주 흥미로운 그림이 보입니다.
일단 기사의 내용을 간략하게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도타2]는 벨브가 중국의 게임 유통사 퍼펙트 월드와 손을 잡고 서비스 중이다.
- 중국에서 [도타2]는 스팀이 서비스한 첫 게임이었으며 의미 있는 성공을 거두었다.
- 흥미롭게도 현재 중국에서 스팀은 중국 정부의 규제를 받지 않고 있다.
- 이는 퍼펙트 월드 측이 [도타2]의 서비스를 위해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 덕분에 스팀은 중국에서 자유롭게 게임 유통이 가능한 희소가치 높은 플랫폼이 되었다.
- 최소 십만 명의 중국인이 스팀에서 게임을 사고 있다.

[도타2]에 큰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기사를 본 당시에는 자세히 읽어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생각이 나서 다시 읽어보니 굉장한 내용을 담고 있는 기사였습니다. 세상에 중국에서 검열을 받지 않는 플랫폼이라니?! 더군다나 플랫폼이 스팀이라니?! (어쩌면 한국 게임 개발자와 개발사에 기회의 땅은 모바일이 아니라 스팀일지도?) 이쯤 되면 당연히 스팀에서 [도타2]를 중국에 확고히 안착시키기 위해 신경을 쓸 만합니다. 그렇다면 벨브는 어느 정도나 신경을 써야 할까요? 기사의 끝부분에 이를 예상해 볼 수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 중국의 초거대 기업 텐센트는 TGP라는 게임 유통 플랫폼을 만들었다.
- TGP의 기능은 벨브의 스팀과 겹친다.

텐센트는 게임에 관심이 없는 분들도 알고 계실 회사입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를 사실상 소유하고 있는 회사이자, 중국에서 메신저와 포털 서비스를 장악하고 있는 거대 기업이니까요. 텐센트는 이미 메신저와 포털로 엄청난 수의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으므로 텐센트가 중국 내 게임 유통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면 벨브는 손을 쓸 수 없게 될지도 모릅니다. 벨브가 중국 시장에서 살아남을 생각을 하고 있다면 TGP를 어떻게든 막아야 할 겁니다. 이번 [도타 2] 7.00 패치는 그 신호탄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도타2]는 벨브의 플랫폼인 스팀의 영향력을 높여줄 강력한 무기입니다. 덤으로 경쟁사인 텐센트의 [리그 오브 레전드]의 사용자를 빼앗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죠.

앞으로 스팀이 중국에서 어떻게 될지 재미있게 지켜보게 될 것 같습니다.
스팀은 과연 텐센트와 중국 정부의 손아귀로부터 중국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2016. 4. 25.

F2P와 IAP는 정말 그렇게 간단한 문제일까요?




 게임 세계에는 악이 존재합니다. 정리하면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F2P(Free to play) 무료로 게임의 기본 서비스를 이용 가능하며, 필요에 따라 부가 서비스를 구매하는 것을 칭합니다. 흔히 부분 유료화 게임이라 불립니다. 두 번째는 IAP(In-app purchase) 이쪽은 F2P의 서비스 방식을 칭합니다. 말 그대로 게임 안에서 구매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설명이 길었으나 짧게 줄이자면…….

“둘 다 얄팍한 상술로 사용자를 꾀어 돈을 강탈해가는 천한의 XXX들입니다-!”

보통 그렇게 말합니다. 하지만 글쎄요?

“F2P와 IAP는 정말 그렇게 간단한 문제일까요?“

 F2P나 IAP를 옹호하거나 위험을 무시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 이 블로그에서는 누군가에게 피해가 될 수도 있으므로 해당 게임은 소개하지 않습니다. 사실 필자는 F2P와 IAP를 대단히 단순하게 보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미래를 팔아먹는 사회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어떠한 글을 시작으로 F2P와 IAP게임을 다른 시각으로 보기 시작했습니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확산성 밀리언아서]가 일본에서 서비스를 막 시작한 때였으니, 대략 4년 전일 겁니다. 당시 일본에서는 모바일 게임 업체들이 컴플리트 가챠 자율규제를 도입하려 하고 있었습니다. 컴플리트 가챠는 게임에서 현금으로 구매할 수 있는 카드를 모아서, 더 좋은 카드를 보상으로 얻는 시스템이었습니다. 그러나 무작위로 나오는 카드를 겹치지 않게 여러 종류 모아야 하다 보니, 보상을 얻기 위해 많은 돈을 써야 하는 방식이라 문제가 되었던 것입니다.

그러다 당시 일본에서 모바일 게임을 운영하던 분의 블로그에서 컴플리트 가챠를 설명하는 글을 읽었습니다. 기억에 남아있는 내용은 이렇습니다. 일본 모바일 가챠 게임은 접하는 입장에서는 단순해 보이지만, 사실 꽤 복잡한 구조로 되어 있으며 그것이 사용자들의 커뮤니티와 어울려 매우 복잡한 대응을 요구한다고 합니다. 카드 한 장을 넣고 빼는 것이 단순한 문제가 아니었던 것입니다. (이건 지금도 그럴 겁니다) 그래서 보상 카드를 추가함에 따라 생기는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시스템이 컴플리트 가챠였다고 합니다. 소비자를 속여서 돈을 벌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사용자들을 붙잡기 위해 꽤 고심한 결과 나온 시스템이었던 것입니다. 내용을 모르면 원인과 결과를 완전히 오해할 수 있었던 겁니다. 이 글 말고도 비슷하게 몇 번 사고의 전환이 되는 순간이 있었는데, 글이 너무 길어지니 생략하겠습니다. 중요한 것은 문제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필자는 F2P와 IAP를 여러 이해가 얽혀있는 관계로 보고 있습니다. 그것은 플랫폼의 한계 안에서 사용자의 요구를 회사가 수용하고, 그 결과를 사용자가 선택함으로써 만들어지는 관계입니다. 몇 가지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모바일 유통은 기기의 화면이 작아서 노출에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일단 상점에 노출되기 위해 순위권에 들어가야 합니다. 따라서 일단 다운로드수를 늘릴 수 있는 F2P 방식은 대단히 유효한 전략입니다. 반대로 구매 장벽이 있는 게임은 상대적으로 상점에 노출되기 어렵습니다. F2P와 IAP가 회사에 게임을 운영해야 하는 책임을 부여하고, 사용자는 게임의 지속적인 운영을 통해 사용자 간의 소통을 지속 할 수 있다는 추측도 해볼 수 있을 겁니다. 보통 F2P 게임들은 전체 사용자의 2% 남짓한 이들만이 돈을 쓴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중 1%가 게임을 운영할 수 있게 할 만큼 많은 돈을 쓴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그들이 게임에서 어떤 발언권을 가지는지 그리고 회사가 어떻게 대응하는지 등을 생각해 볼 수도 있습니다. 각 사항에 따라 선택의 주도권이 어디에 있는가 하는 차이는 있을 겁니다. 이에 따라 많은 문제가 발생하긴 하지만 결국, 상호 이해에 따라 서로 눈치껏 선택하는 관계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극단적으로 사용자가 주도권을 빼앗기는 상황, 어딘가에는 정말 소비자를 속여서 돈을 벌 생각으로 게임(?)을 만드는 회사도 있을 겁니다. 그리고 어딘가의 석유 재벌이 그런 게임에 엄청난 돈을 쏟아붓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에 대한 비판은 많습니다. 그러나 그런 비판들은 “게임이 나쁘다”라는 결론에서 더 나가질 않습니다. F2P와 IAP가 만드는 1%의 소비자가 전부 재벌은 아닐 겁니다. 정말 피해를 보고 있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대단히 복잡한 책임과 윤리 문제가 발생합니다. 게임에 과몰입된 사람의 책임은 과연 어디까지일까요? 게임이 정말 그런 문제를 만든다면 어떤 대응을 해야 할까요? 굉장히 치열하게 논의해야 할 문제일 텐데, 보통 언젠가는 정부가 규제라도 해주겠지 하는 수준입니다. 더불어 업계는 편한 대로 입을 다물고 있습니다. 이러니 진전이 없습니다. 만약 규제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불만스런 회사를 움직이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해외에서는 소비자 단체의 압력에 의해 모바일 게임 유통의 양대 산맥인 애플의 앱스토어와 구글의 플레이 스토어가 F2P 게임에 대해 “무료”라는 말을 쓰지 못하게 되었지만, 우리는 아직도 다들 무료 게임이라고 말하고 생각합니다. 장기적으로는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으나, 당장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면 충분한 대응이라 보기 어렵습니다. 이런 문제는 무엇이 원인이고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F2P와 IAP는 하나의 이론으로 명쾌하게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게임이 사용하는 IAP 방식만 분류해도 책을 한 권 쓸 수 있을 겁니다. (지금도 계속 발전과 변화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일단 문제를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나쁜 게임”이라고 덮어두고 비판할 것이 아니라, 무엇이 원인인지 파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이 질문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봅시다.

“F2P와 IAP는 정말 그렇게 간단한 문제일까요?“



2015. 9. 28.

모두를 위한 게임을 만드는 비법



저는 장애를 가진 이들에게 비디오 게임만이 줄 수 있는 자유보다 강력한 것은 없다고 믿습니다. 
비디오 게임은 우리가 달리고, 뛰고, 원하는 것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예술입니다.
- Mark barlet, AbleGamers Charity의 창립자.
"I BELIEVE THAT THERE IS NOTHING MORE POWERFUL FOR PEOPLE WITH DISABILITIES THAN THE FREEDOM THAT ONLY VIDEOGAMES CAN PROVIDE. IT IS AN ART FORM THAT ALLOWS US TO ALL RUN, JUMP, AND BE WHATEVER WE WANT TO BE." MARK BARLET, FOUNDER



 [AbleGamers Charity]라는 미국의 비영리 단체가 있습니다. (또는 [The AbleGamers Foundation]로 불립니다.) 이 단체가 하는 일은 장애인을 포함한 모든 사람이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입니다. 인간 사회를 연결하는 다리로서 모두가 비디오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드는 겁니다. 그런 활동의 하나로서, 이 단체는 개발자들이 장애인들을 위한 게임을 만들 수 있도록 개발 지침을 공개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문서의 첫머리에 나와있는 내용을 간략하게 옮겨 보고자 합니다. 콘솔과 PC게임이 장애인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아주 간략하게 핵심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이렇게 좋은 건 공유해야지요!)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개발 가이드 문서도 무료로 받을 수 있으니 관심 있으신 분은 천천히 공부해 보시기 바랍니다.

*추가 설명이 필요한 부분은 괄호로 달아두었습니다.




콘솔 접근성 체크리스트


▷조작

- 키를 재배치할 수 있어야 한다
- 버튼 연타를 배제한다
- 조절 가능한 카메라/조이스틱 감도
- 과도한 정밀성을 요구하지 않는다
- 넘기기가 불가능한 퀵타임 이벤트를 넣지 않는다
- 정확한 움직임/입력을 중요 요소로 삼지 않는다
- 조절 가능한 난이도를 제공한다
- 도우미 기능을 제공한다


▷그래픽

- 중요한 그래픽적 요소는 빨간색과 초록색으로 표시하지 않는다
(사용해야 한다면 다른 표시들도 추가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 색맹을 위한 옵션 제공
- 대비가 분명한 그래픽을 제공한다 (윤곽이 분명하여 구분이 쉬운 그래픽)
- 자막은 읽기 쉬워야 한다
- 자막이 레터박스에 들어있어야 한다 (배경과 섞이지 않아야 한다)
- 게임 메뉴는 보고/읽고/쓰기 쉬워야 한다


▷사운드

- 자막을 제공한다
- 효과음도 자막을 제공해야 한다
(나오는 음악, 주변의 소음 등 상황을 설명하는 자막)
- 말하는 이를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
- 모든 음향은 그래픽과 동시에 연출되어야 한다
- 소리를 듣지 않아도 게임이 클리어 가능해야 한다




PC 접근성 체크리스트


▷조작

- 키를 재배치할 수 있어야 한다
- 카메라/마우스 감도 조절이 가능해야 한다
- 온 스크린 키보드가 올바로 동작해야 한다
- 버튼 연타를 배제한다
- 과도한 정밀성을 요구하지 않는다
- 마우스만으로 조작 가능해야 한다
- 키보드만으로 조작 가능해야 한다
- 유저 인터페이스 구성 요소들을 재배치 할 수 있어야 한다
- 넘기기가 불가능한 퀵타임 이벤트를 넣지 않는다
- 정확한 움직임/입력을 중요 요소로 삼지 않는다
- 조절 가능한 난이도를 제공한다
- 도우미 기능을 제공한다


▷그래픽

- 중요한 그래픽적 요소는 빨간색과 초록색으로 표시하지 않는다
- 색맹을 위한 옵션을 제공하거나 필요치 않은 게임을 만든다
- 폰트 색을 변경할 수 있어야 한다
- 폰트 크기와 종류를 변경할 수 있어야 한다
- 대비가 분명한 그래픽을 제공한다
- 자막은 읽기 쉬워야 한다
- 자막이 레터박스에 들어있어야 한다
- 게임 메뉴는 보고/읽고/쓰기 쉬워야 한다


▷사운드

- 콘솔과 같습니다.





 잠들기 전 새벽에 변역하는 거라 뭔가 부족하거나 잘못된 부분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물론 멀쩡할 때 번역한다고 좋아질거란 보장은 없습니다) 문서에는 실제 사례를 들어가며 세세하게 설명하고 있으니, 되도록 문서를 읽어 보실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http://www.includification.com/

 위의 링크에서 장애인을 위한 체크리스트를 살펴보면 많은 부분이 일반인에게도 도움이 되는 것을 확인하실 수 있을 겁니다. (제발 세상의 모든 게임이 키 재배치를 탑재해 주었으면-!) 누군가를 배려하는 것은 결국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일입니다. 뭐랄까... 이렇게 게임에 관련한 것들을 볼 때마다 게임은 정말 사회를 그대로 대변하는 클론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2015. 9. 12.

게임 레벨 디자인의 7가지 팁

 자주 찾는 사이트 [boingboing off world]에 게임 레벨 디자인에 관한 팁이 올라와서 간략하게 옮겨 봅니다. 이번에 WiiU로 발매된 마리오 게임 스테이지를 만드는 게임 [마리오 메이커]에 관련한 글인데, 꼭 그 게임이 아니더라도 적용할 수 있는 좋은 내용입니다.



1. 이야기를 만들어라

아레나 넷의 게임 디자이너이자 컴포저인 “Lena Chapelle”는 레벨 전체를 관통하는 장치(메카닉)이나 주제(테마)를 생각한 뒤에 그것을 중심으로 레벨을 구성하라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또한 그것의 이용 방법을 바꿔보고, 변화를 주는 시도를 해보라고 조언합니다. 그리고 한번 만들어진 내용은 반드시 테스트를 통해 플레이어가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도록 조절해야 한다고 합니다.


2. 늘 어디로 향하는지 알 수 있게 하라

“Kim McAuliffe”는 [심즈2]와 [프로젝트 스파크]등의 게임에서 레벨 디자인과 시니어 디자인을 담당한 경력이 있습니다. 내가 원하는 곳으로 플레이어가 향하게 만들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코인(아이템)을 이용하여 유도하면 된다고 합니다. 조언의 말미에서 그녀 또한 플레이 테스트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3. 볼 수 있을 때 보게 하라

“—Beth Beinke-Schwartz”는 [바이오 쇼크 인피니티]의 레벨 디자인을 담당했던 제작자입니다. 그녀의 조언은 이렇습니다. 문을 열어 다른 곳으로 이동하거나, 계단을 내려가거나, 엘리베이터를 타거나, 좁은 통로를 이동하는것과 같은 순간에 플레이어는 반드시 어느 한곳을 바라보게 됩니다. 이것을 이용해 게임의 서사나 장치를 강조할 수 있음을 조언하고 있습니다.


4. 외길에서도 길을 찾게 만들라

“Laralyn McWilliams”는 [풀 스펙트럼 워리어]에서 리드 디자이너를 담당하였고 [Free Realms]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담당했던 제작자입니다. 색, 빛, 프레임의 방향을 통해 플레이어가 언제나 힌트를 찾을 수 있게 하라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실은 외길이라 할지라도 플레이어가 스스로 길을 찾은 것처럼 느낄 수 있도록 말입니다.


5. 오브젝트간의 연계를 생각하라

[Puzzlebots]와 [Gravity Ghost]의 게임 디자이너은 “Erin Robinson”은 오브젝트들을 가까이 배치해 보라고 조언합니다. 가까이 배치된 오브젝트들이 재미있는 현상을 만드는지 관찰하여, 그것을 플레이어들이 스스로 발견할 수 있게 만들라고 합니다. (예를들어 A라는 몬스터와 B라는 몬스터가 가까이 붙으면 서로의 공격에 같이 쓰러진다던가 하는 상황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 의도적으로 이 둘을 가깝게 배치하고, 플레이어가 작용이 일어나는 지점까지 둘을 유인하도록 만들 수 있겠지요.)


6. 너무 어렵지 않아?

전직 [Popcap]의 리드 디자이너이자 [Playfirst]의 리드 레벨 디자이너 “Dana Nelson”은 게임의 난이도에 대해 조언하고 있습니다. 제작자가 자신의 레벨을 반복하여 플레이하다 보면 필연적으로 난이도가 높아질 수 밖에 없다고 합니다. 그녀의 이전 상사가 말하기를 “난이도를 30%낮춰라, 이미 그랬다면 다시 30%낮춰라-!” 도전적인 레벨은 매력적이지만 과하면 플레이어가 게임을 포기하게 만드는 법입니다.


7. 많이 만들고 추려내라

[Chunk Games]의 CEO “Molly Proffitt”는 게임의 큐레이터가 되라고 말합니다. 아이디어와 내용의 1/3은 잘라낼 각오를 하고, 퍼즐이나 레벨이 플레이어로 하여금 “아하-!”하는 순간을 만들지 못하다면 그것을 왜 유지해야 하는지 스스로에게 질문하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링크로 이동하여 보실 수 있습니다. 하나도 버릴 것 없는 굉장히 중요하고 기본적인 조언들입니다. 처음 기사를 읽을때는 몰랐는데, 여기 옮기면서 조사를 해보니 조언을 한 제작자들이 전부 여성 제작자들이로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