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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2. 19.

What Lives Below





  어둠이 내려앉은 바다. 쏟아지는 빗줄기와 정신없이 흔들리는 배. 검은 물 밑에서 솟아오른 거대한 형체를 향해 플레이어는 손에 쥔 작살을 겨냥합니다. [What Lives Below]는 작은 보트 한 대와 작살 하나로 홀홀 단신 거대한 괴물과 겨루는 액션 게임입니다. 

[What Lives Below]가 다른 게임과 확연히 구분되는 요소는 바다입니다. 탁 트인 지평선, 물결을 가를때 마다 보이는 물보라, 주위를 맴도는 새들- 그래픽과 음향으로 구현된 바다도 매력적이지만, 플레이어가 고려해야 할 변수로 인식될 때 바다는 본색을 드러냅니다. [What Lives Below]의 바다는 끝없이 움직입니다. 플레이어가 적에게 쫒겨서 도망치거나, 적의 약점을 공격할 절호의 기회를 잡았거나, 배를 고치기 위해 바쁘게 뛰어다니는 내내 파도는 요동치고 배는 흔들립니다. 이 불안정하게 흔들리고 변하는 바다는 게임에 긴박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한편, 플레이어에게 적절한 긴장을 부여합니다. 또한 적이 언제라도 배를 침몰시킬 수 있다는 명확한(그러나 극복하기에는 의외로 어렵지 않은) 힘의 우열에서 오는 공포감도 게임에 매력을 더해주고 있습니다.

아직 개발 중인 프로토 타입 버전인 만큼 앞으로 어떻게 살이 붙을지 모르겠으나, 이미 배의 조작과 전투의 양립이 균형이 잘 맞는 것 같아, 딱히 공격 방식을 더 추가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보스에게 더 다양한 패턴을 주고 거친 부분을 다듬는 것으로 충분할 것 같은 인상입니다. 어쨋거나 정말 프로토타입 버전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인상적인 게임입니다.

좌표: itch.io
플랫폼: PC,맥,리눅스
가격: 무료(프로토타입)
편의: 30분
제작: Steb

2021. 2. 17.

Gridblocked



  [Gridblocked]은 슬라이드 퍼즐에 포탈을 섞은 퍼즐 게임입니다. 게임의 기본 플레이 방식은 슬라이드 퍼즐의 그것과 같습니다. 어릴 적에 했던 슬라이드 퍼즐 게임의 목표는 블록을 순서대로 배치해서 그림을 완성하는 것이었지만, 이 게임의 목표는 붉은색의 블록을 출구까지 옮기는 것이 목표입니다. 무엇보다 독특한 부분은 포탈입니다. 붉게 표시된 포탈로 블록을 이동시키면 해당 포탈의 반대쪽으로 블록이 이동합니다. 처음에는 레벨이 간단해서 대충하다 보면 풀리는데, 게임 후반으로 가면 머리를 굴려 풀어야 합니다. 간단한 초반을 지나 포탈을 응용해야 하는 단계에 이르면 ‘이렇게 풀어갈 수도 있구나’하고 놀라게 됩니다. 필자는 챕터3 두 번째 퍼즐에서 포기했습니다. 아이디어도 기발하고 퍼즐 구성도 재미있으니 퍼즐 게임을 좋아하시는 분은 해보시면 좋겠습니다.


좌표: itch.io

플랫폼: 웹(HTML5)

가격: 무료

편의: 30분

제작: Tom hermans

2019. 8. 28.

Discomfort




 [Discomfort]는 간결하게 필요한 것만 들어있는 저예산 영화를 보는듯한 게임입니다. 색 바랜 그래픽에 뼈대만 앙상한 인상이 그것이 공포를 불러일으키니 흥미롭습니다. 낮은 해상도가 주는 불분명함을 장치로 쓰는 호러 게임이 계속 나오고 있는데 하나의 연출 기법이 될 것 같습니다. 오컬트가 섞인 기묘한 사건으로 짧은 분량에 기승전결을 집어넣은 감각이 뛰어납니다. 조작 방법이 조금 구식이긴 하지만 플레이에 큰 지장은 없습니다. 찾아보니 [IMSCARED]의 제작자인데 어쩌면 불편한 조작 방식에 어떤 의도가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플랫폼: 윈도우
가격: 무료
편의: 30분
제작: Ivan Zanotti
좌표: itch.io

2019. 8. 26.

Block Steady




 [Block Steady]는 한붓그리기가 생각나는 플랫포머 게임입니다. 플랫포머 게임에서 익숙한 규칙을 응용하여 퍼즐 게임으로 재구성한 아이디어가 돋보입니다. 언제 어떻게 움직일지 생각하고 움직이는(또는 실패에서 배우는)것이 재미있는 게임입니다. 플레이어가 스테이지 마지막까지 남아 있어야 한다는 규칙이 긴장을 유지시키고 클리어의 만족감을 높여주는 것도 인상적입니다. 게임의 길이가 짧고(총 16개의 레벨) 깔끔한 조작에 그래픽도 아기자기해서 가볍게 즐기기에 좋은 게임입니다.


플랫폼: 웹
가격: 무료
편의: 쉬움, 30분
제작: gustav_k
좌표: itch.io

2019. 3. 17.

PAWNBARIAN





 [PAWNBARIAN]은 최근 유행하는 덱 빌딩 전략 게임에 체스를 섞은 게임입니다. 게임을 시작하면 게임 보드에는 적과 플레이어의 말이 놓여 있고 플레이어는 카드를 4장 받게 됩니다. 각 카드에는 체스말이 그려져 있어서 카드를 사용하면 카드에 그려진 체스말과 동일하게 플레이어의 말을 움직일 수 있습니다. 플레이어의 말이 적의 말과 겹치면 적을 제거할 수 있고, 적을 전부 제거하면 스테이지가 클리어되며 보상으로 새로운 카드 또는 체력을 회복할 수 있습니다.

 매우 단순한 구성이지만 마치 체스의 묘수풀이처럼 임의로 주어지는 카드를 이용해 효율적인 전략을 짜는 재미가 있는 게임입니다. 단지 적의 공격 범위를 알기 어려워 한 수 이상 전략을 짜기 난해한 것과 한 턴에 사용할 수 있는 카드 총량이 모호한 문제가 있어 아쉽습니다. 현재 공개된 것은 프로토타입이고 앞으로 완성된 게임을 제작한다고 하니 기대해 볼만한 게임인 것 같습니다.

플랫폼: 웹, 윈도우, 리눅스, 맥
가격: 무료, 30분
편의: 어려움
제작: j4nw
좌표: itch.io

2019. 1. 8.

Witchy workshop




 [Witchy workshop]은 골드 버그 장치를 만드는 퍼즐 게임입니다. [요절복통 기계(The Incredible Machine)]로 시작하여 많은 작품이 나온 장르이지만, 이 게임만의 독특한 특징이이 매력적이라 소개합니다. 마녀와 마녀의 조수 강아지가 퍼즐을 푸는 설정을 사용한 게임은 마법을 사용하여 사물에 다양한 속성을 부여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게임을 대단하게 바꾸거나, 굉장한 장치는 아니지만 사용하기에 따라 퍼즐을 풍성하게 만들 수 있어 재미있는 아이디어 입니다.(데모에서는 생각보다 이를 잘 활용하는 레벨이 없어 아쉽습니다) 게임에 포함된 사전이나 지문을 보면 설정에 공을 많이 들인 티가 나는 만큼 앞으로의 발전이 기대됩니다.(사전의 폰트가 보기 힘드신 분은 게임 옵션에서 폰트를 변경할 수 있습니다) 개발중인 데모인 만큼 다소 다듬어 지지 않은 부분이 있지만 게임의 특징을 개성있게 드러내는 테마와 아기자기한 그래픽이 마음에 드는 작품입니다.

데모 버전에 대한 사용자의 의견을 듣기 위해 게임안에 구글 설문 폼으로 바로 이동하는 버튼이 있는 것이 인상깊습니다. 최근 번거로운 메일이나 포럼이 아닌 게임에서 바로 의견 수렴이 가능하도록 배려하는 게임이 늘고 있는데, 더 많은 게임이 새로운 방식을 도입했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플랫폼: 윈도우
가격: 무료(데모)
편의: 30분 
제작: Deerbell
좌표: itch.io

2019. 1. 7.

Nonsense at Nightfall




 이따금 잠이 오지 않으면 이런저런 망상을 하곤 합니다. 때로는 제법 괜찮은 망상이 떠오르기도 하는데, [Nonsense at Nightfall]은 그런 망상의 일부가 게임의 된 것 아닌가 싶은 작품입니다. 게임은 게임보이 특유의 표현으로 기이한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화면이 흔들리는 효과라거나, 효과음 같은 소소한 부분에서 기기의 향수를 느끼게 합니다. (배경사물에 유명한 게임보이 게임의 오마쥬가 들어있기도 합니다) 그런 과거의 추억에서 재미를 느끼지 못하더라도, 간단한 어드벤처 게임으로 구성된 게임의 퍼즐과 이야기는 꽤 흥미롭습니다. 꿈처럼 황당하고 앞뒤 개연성 없는 전개가 특유의 단순한 그래픽과 어울려 경쾌한 분위기를 만들어 냅니다. 30분 정도의 짧은 게임인데, 워낙 전개가 희한한 게임이라 꽤 긴 게임을 즐긴 것 같은 여운이 남습니다.


플랫폼: 윈도우
가격: 무료
편의: 쉬움, 30분
제작: Siegfried Croes
좌표: itch.io


PS. 키 배치가 독특한 게임이라 메모 남겨 놓습니다. 
(게임보이 오마쥬일까요?)

방향키 / WASD / ZQSD: 이동
H key: 상호작용 / 확인
G key: 돌아가기 / 취소
Enter / F key: 열기 / 게임 메뉴 닫기

2018. 11. 25.

The Haunted Island a Frog Detective Game




 [The Haunted Island a Frog Detective Game]는 재치있는 농담이 가득한 그림책 같은 게임을 만드는 제작자 [Grace Bruxner]의 신작입니다. 에어리언이 가득한 카지노나 바닷 속 벼룩시장을 걷는 게임을 만든 게임을 만든 제작자가 이번에는 개구리 탐정이 유령섬의 비밀을 파해치는 어드벤처 게임을 선보입니다. 엉뚱한 농담에 웃고 황당한 곤충과 동물을 관찰하며 아주 간단한 퍼즐을 즐기는 게임입니다. 또는 그 반대로 즐겨도 됩니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한다는 강박 없이 가볍게 즐기는 마음으로 산책하듯 즐길 수 있는 가벼운 게임입니다. 길어야 30분 정도면 끝을 볼 수 있는 짧은 게임인데, 그 강렬한 개성에 너무 일찍 끝나는 것이 아쉬워지는 게임입니다. [Grace Bruxner]의 작품은 순수한 가벼움과 순진한 웃음을 접할 수 있어서 너무나 마음에 듭니다. 게임의 끝을 보니 이 게임은 앞으로 시리즈로 제작될 계획인 것 같은데, 앞으로 이어질 이야기가 기대됩니다.


플랫폼: 윈도우, 맥
가격: $4.99
편의: 30분, 쉬움
제작: Grace Bruxner
좌표: itch.io (구입시 스팀 키 제공)

2018. 10. 24.

Midnight Scenes Ep.2: The Goodbye Note



 한국에서는 [환상특급]으로 알려져있는 미국의 고전 TV 쇼프로그램 [twilight zone]을 오마쥬한 게임 [Midnight Scenes]의 2번째 작품 [Midnight Scenes Ep.2: The Goodbye Note]가 나왔습니다. 정체불명의 오파츠에 얽힌 기이하고 섬짓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어드벤처 게임으로써, 이번에는 전작보다 훨씬 80년대 TV 프로그램 느낌이 강하게 납니다.

어디선가 본 기억이 나는 내용이지만 그것이 이 작품의 장점 아닐까 싶습니다. 해당 문화에 이해를 두신 분이라면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어드벤처 게임입니다. 퍼즐도 크게 어렵지 않고, 드라마 에피소드 길이의 30분이면 끝을 볼 수 있는 짧은 게임이니 한번 해보시면 좋겠습니다.

플랫폼: 윈도우, 맥
가격: 무료(원하는 가격)
편의: 30분
제작: Octavi Navarro
좌표: itch.io

2018. 8. 29.

One night, hot springs




 [One night, hot springs]은 트렌스젠더 여성이 친구들과 온천에 여행 가는 이야기를 담은 짧은 비주얼 노블 게임입니다. 따뜻하고 담담한 이야기 속에 불현듯 가슴이 먹먹해지는 사실을 담은 게임입니다.

성소수자에 관심을 가지고 있어도 미처 생각이 닿지 못하는 부분을 다루고 있는 덕분에 여러가지를 생각해볼 수 있어 좋은 게임이었습니다. (게임의 무대가 일본인 만큼 주로 일본의 문화와 제도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도 크게 다르지는 않을겁니다)

10분 남짓한 짧은 게임이지만 다양한 엔딩이 준비되어 있고, 선택 분기에 따라 다른 시점으로 깊이있는 이야기를 즐길 수 있는 게임입니다. 특히 게임의 노멀 엔딩이 기억에 남습니다. 작은 게임으로서는 드물게 한국어화도 깔끔하게 잘 되어 있으니 꼭 한번 해보시면 좋겠습니다.


플랫폼: 윈도우, 맥, 안드로이드, 리눅스
가격: 무료
편의: 30분
제작: npckc
좌표: itch.io

2018. 8. 20.

TINY TOWNS




 [TINY TOWNS]은 작은 보드위에 도시를 건설하는 퍼즐 게임입니다. 플레이어는 작은 보드 위에 발전소, 쓰레기 소각장, 주거지, 나무, 도로를 스테이지 조건에 맞게 지어야 합니다. 도로를 연결하고 건물을 붙여두어야 한다거나, 나무를 심어 주거지의 행복도를 높이는 요구 조건을 맞추어야 스테이지를 클리어할 수 있습니다. 퍼즐의 규칙만 놓고 보면 딱히 새로울 것이 없는 게임이지만, 그것을 전달하는 방법에 따라 전혀 다른 게임처럼 느껴지는 것이 흥미롭습니다.

플랫폼: 윈도우, 맥
가격: 무료
편의: 30분
제작: Bearish
좌표: itch.io

2018. 5. 2.

Purgatorium




 [Purgatorium]는 특이한 퍼즐과 설정을 가진 게임입니다. 일반적인 이동 방법 대신 뼈 무더기에 뼈를 던져 이동한다거나, 유령을 이용하여 장치를 작동시키는 식으로 연옥이라는 기이한 설정과 잘 어울리는 퍼즐이 매력적인 게임입니다. 게임 극 후반부에 갑자기 난이도가 치솟는 것이 단점인데, 게임의 흐름을 생각해 보면 크게 문제가 될 정도는 아닙니다.

PS. 마우스를 움직이면 뼈를 조준할 수 있습니다.

플랫폼: 윈도우
가격: 무료
편의: 30분
제작: Jakob Schuster
좌표: itch.io

2018. 4. 11.

The Herbalist



 [The Herbalist]는 약초를 찾아 백색 사막을 탐험하는 게임입니다. 펜으로 그린 것 같은 독특한 풍경과 생각보다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세계가 매력적인 게임입니다. 조작만 놓고 보면 사막을 걸어다닐 뿐이지만 플레이어가 예상하지 못할 장치도 숨어있고, 퍼즐도 갖춘 흥미로운 게임입니다. 결말이 좀 갑작스러운 감이 있는데, 놓친 것이 있나 게임을 한 번 더 해보게 하는 장치로 사용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플레이에 따라 결말이 달라지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플랫폼: 윈도우
가격: 무료
편의: 쉬움, 30분
제작: ronyaib
좌표: itch.io

2018. 4. 9.

The Librarian




어둡고 눈보라가 몰아치는 밤.
주인공은 의문의 편지 한 장을 받게 됩니다.
“도서관에서 이상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

호러 어드벤처 게임 [Midnight Scenes]의 개발자이자 픽셀 아티스트인 [Octavi Navarro]의 신작 [The Librarian]은 기묘한 동화 같은 어드벤처 게임을 플레이어에게 선사합니다. 섬뜩하면서도 따뜻한 감성을 담은 개임의 이야기도 매력적이지만, 팝업북을 떠올리게 만드는 독특한 그래픽 표현이 무엇보다 인상적입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90년대 FPS 게임이 하드웨어의 한계 안에서 입체감을 주기 위해 사용하던 방법과 유사하지만, 이를 기존의 픽셀 그래픽 어드벤처 게임에 자연스럽게 녹여낸 기술이 대단합니다. 퍼즐 난이도 크게 어렵지 않고 30분 정도면 끝을 볼 수 있는 짧고 인상적인 게임이니 꼭 즐겨보시면 좋겠습니다.


플랫폼: 윈도우, 맥
가격: 무료
편의: 쉬움, 30분
제작: Octavi Navarro
좌표: itch.io

2018. 3. 6.

Petrichor



 [Petrichor]는 분위기를 즐기는 어드벤처 게임입니다. 액션이나 플랫포머 또는 메트로바니아 게임을 어드벤처 게임처럼 즐길 수 있는 게임입니다. 마우스 클릭으로 이동하고, 상호작용 아이콘을 클릭해서 동작을 취하는 단절이 게임의 분위기와 나름 잘 어울립니다. 게임의 퍼즐만 놓고 보면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전체적인 분위기가 부족한 부분을 잘 채워주고 있습니다. 게임의 결말도 그렇고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심장하고 우울한 분위기에 올인하는 게임입니다. 그만큼 개성이 강렬하니 한번 해보시면 좋겠습니다.

플랫폼: 윈도우, 맥, 리눅스
가격: 무료
편의: 쉬움, 30분
제작: Sundae Month
좌표: itch.io

2018. 1. 9.

Localhost




애원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높은 고음의 소프라노 목소리.

“당신의 데이터를 삭제해야 겠어요”

무신경한 기계음이 짧게 지나갔다. 간신히 실루엣만 남은 여성을 닮은 기계는 이제 움직이지 않는다. 지워졌다. 내가 지웠다. 나는 기계에서 드라이브를 꺼내었다. 책상에는 아직 데이터가 든 드라이브가 남아있다. 드라이브 전면의 강한 색이 사무실의 푸른 조명과 섞여 신경에 거슬린다. 그 또는 그녀 아니면 그것의 말처럼.

내가 끝까지 들어야 했을까? 무언가 잡아내지 못한게 있을까?

처음이라면 고민될 수도 있겠지, 하지만 보호 프로그램일 뿐이야. 무시해. 일을 계속해. 휴대폰에 남아있는 사장의 문자를 멍하니 바라본다. 데이터 드라이브를 휴머노이드에 밀어넣고, 데이터 삭제를 위한 승인(언락)을 얻는다.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었다. 순순히 사라지는 것을 원하는 존재는 아마 없을 테니까. 그것 또한 지워지는 것을 거부했다. 그럴듯한 이야기와 안개같은 논리로 삭제를 거부했다.

전부 거짓말이거나 혹은 일방적인 진실일 뿐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계속 질문하고 있다.
그 애원의 사실과 무관하게 내 행동은 정당한 걸까?

고개를 젓고 눈도 돌리지 않은 채, 책상을 더듬어 드라이브를 잡고, 기계에 밀어 넣는다.
날카로운 기계음이 짧게 지나갔다. 간신히 실루엣만 남은 여성을 닮은 기계가 움직인다.
그리고 자신이 살아있는 인간이었다고 주장한다. 방금 지운 그것과 똑같이.

[Localhost]


플랫폼: 윈도우, 맥, 리눅스
가격: $4.99
편의: 갈등, 30분
제작: Aether interactive
좌표: itch.io


2018. 1. 4.

Storyseeker




 게임의 풍경은 가볍습니다. 플레이할 때는 이것이 시대의 경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돌아서면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 게임의 풍경입니다. 생각에 그곳은 현실에 비해 가볍습니다. 현실의 풍경이 가진 역사와 그 시간 동안 쌓인 우연에 비하면, 게임의 풍경은 잘 만들어진 세트장의 그것과 유사합니다.

필요 때문에 만들어진 소품에서 깊은 감상을 느끼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어쩌면 걷는 게임은 그런 게임의 풍경에 대해 생각해보는 장르일지도 모릅니다. 게임의 공간을 통해 이야기를 전달하고, 감정을 움직이고자 하는 걷는 게임은 게임에서 필요에 비해 가볍게 다루어지는 요소를 주목하는 장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Storyseeker]는 게임의 공간을 독특하게 다룬 작품입니다. 필요에 따라 잘리고 다듬어진 게임이라는 장치와 구성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게임의 공간이 가진 매력을 전달하기 위한 게임입니다. 글자가 모여 문장이 되고, 선과 색과 구도가 모여 그림을 이루듯 플레이어가 움직이는 것을 통해 완성되는 멋진 이야기를 천천히 즐겨 보시면 좋겠습니다.


플랫폼: 윈도우, 맥, 리눅스
가격: 무료
편의: 쉬움, 30분
제작: Miles
좌표: itch.io

2017. 9. 4.

The Tomatoes are OK




 낡은 비디오테이프 같은 화면과 기분 나쁜 잡음. 의도적으로 낮춘 그래픽 해상도와 모호한 사물을 통한 공포감 조성. [The Tomatoes are OK]는 최근 호러 게임의 주류 표현 방법의 하나를 잘 보여주는 게임입니다.

한쪽에서는 발전한 그래픽 기술을 이용하여 호러 영화와 같은 현실과 가까운 공포를 제공하는가 하면, 이렇게 완전히 현실과 동떨어진 표현을 통해 기괴하고 불쾌한 공포를 제공하는 게임 또한 나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방식은 비교적 적은 자원으로 효과적인 표현이 가능하기 때문에 조만간 낮은 해상도를 이용한 표현 방식이 대자본 게임에도 쓰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플랫폼: 윈도우, 맥
가격: 무료
편의: 호러, 30분
제작: Dan Sanderson 
좌표: itch.io

2017. 8. 16.

Yet Another Exhausted Day

딱 한 달 만에 다시 블로그 재개합니다. 여름동안 일하느라 자리를 비웠습니다. 
(딱히 소녀전선 하느라 그런 게 아니랍니다?) 




 아침에 잘 일어나십니까? 필자는 잘 못 일어납니다. 알람이 울려도, 누가 깨워도 다시 누워서 자버립니다……. 필자와 비슷한 잠이 많은 사람이라면 이 게임에 크게 공감할 수 있을 겁니다. [Yet Another Exhausted Day]는 누구나 경험해 봤을 만한 상황을 재미있는 규칙으로 만든 게임입니다. 잠에 취해 눈을 뜨지 못하는 아침, 꾸물거리며 집안 곳곳에 널려있는 베개를 피해 현관까지 도달하면 되는 게임이니까요-! 평범한 소재를 독특한 규칙으로 구현한 감각과 음향과 카메라 렌즈 효과를 이용한 연출이 인상적인 게임입니다.


플랫폼: 윈도우, 맥
가격: 무료
편의: 마성의 배게
제작: Lancelot Gao
좌표: itch.io

2017. 7. 11.

Romance Detective




 [Romance Detective]는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비주얼 노벨 게임입니다. 줄거리만 들으면 이상하게 들릴 이야기를 잘 쓰인 대사와 강렬한 캐릭터로 재미있게 이끌어갑니다. 특히 웃음과 함께 캐릭터를 잡아주는 재치있는 대사가 훌륭합니다. 30분 정도면 끝을 볼 수 있는 짧은 게임이니 한번 해보시면 좋겠습니다. 게임 소개 페이지를 보니, 속편도 제작되어 있다고 합니다. 다만 제작자의 어떤 사정 때문에 덜 다듬어진 상태에서 개발을 중단했다고 하니 아쉽습니다. 언제 시간을 내서 속편도 해봐야겠습니다.


플랫폼: 윈도우, 리눅스, 웹, 맥
가격: 무료(원하는 가격)
편의: 30분
제작: nami
좌표: itch.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