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찾아보기

2021. 2. 28.

湯圓 [tong jyun]




  언젠가 ”왜 비디오 게임은 귀여워야 하는가?“에 대해 논한 글을 본 기억이 납니다. (찾아서 링크를 걸고 싶지만 통 못 찾겠습니다...) 어쩌면 글이 아니라 어떤 컨퍼런스의 발표였을지도 모르겠는데, 어쨌거나 ”현실의 무겁고 날카로운 주제를 귀여움을 통해 받아들이기 쉽게 전달할 수 있다“라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습니다.

정말 귀여운 게임에 그런 힘이 있을까요? 궁금하시다면 이번에 소개할 게임 [湯圓 [tong jyun]]를 해보시면 됩니다. 찹쌀에 검은깨와 설탕을 넣은 중국의 명절 음식 ”탕위안“을 제목으로 삼은 게임은 이민 2세대가 겪는 문화 충돌과 성 소수자의 커밍아웃을 동시에 다룬 비주얼 노벨 게임입니다. 소개만 들어도 무겁고 우울한 게임일 것 같지만(안타깝게도 현실은 그런 경우가 많으니까요) 게임은 그와 반대로 굉장히 밝고 귀엽습니다. 내용을 간단하게 줄이자면 애인과 시시콜콜한 농담을 주고받으며 맛있는 명절 음식을 만드는 게임입니다. 물론 그동안 플레이어의 머릿속은 이런저런 생각으로 복잡하겠지만요.

이 게임의 제작자 npckc는 다루기 어려운 주제를 쉽고 귀엽게 전달하는 것이 특기입니다. 이전에 소개한바 있던 [One night, hot springs]도 인상적인 게임이었는데, 이번에는 더 자연스럽게 깊이 있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지나치게 이상적인 이야기를 꾸며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렇게 부담 없이 일상처럼 주제를 풀어내는 것이 제작자의 비결이라고 생각합니다. 언젠가는 진짜 그런 날이 올 테니까요.

좌표: itch.io
플랫폼: 윈도우, 맥, 리눅스
가격: 무료
편의: 10분
제작: npckc

2021. 2. 25.

Veinless Property





  [Veinless Property]는 일본의 호러 만화가인 [이토 준지]에게서 영향을 받은 호러 게임이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 게임을 떠올리는 분들도 계실 텐데, 이 게임과는 관계없는 다른 게임입니다.
 
요 몇 년간 인디 게임씬에서 호러 게임이 인기입니다. 호러 영화와 비슷한 이유로 제작이 쉬운 편이고, 스트리머를 중심으로 게임을 알리기 쉬워서 그런 것 같습니다. (정확히 그렇다는 것은 아닙니다. 사실 확인은 따로 조사해 봐야겠지요.) 쏟아지는 호러 게임 사이에서 독특한 게임도 많이 나오고 있는데, [Veinless Property]는 적색과 검은색의 강렬한 대비를 이용한 그래픽과 3D 그래픽에 만화 같은 연출을 도입한 것이 인상적입니다.

호러 영화를 보면 빤히 큰일이 날 걸 알면서도 한심한(?) 짓을 하는 등장인물을 보기 마련인데, 이 게임에서는 플레이어가 그 답답한 등장인물이 되어 볼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3주 만에 뚝닥 만든 게임이라 그런지 전체적인 구성은 느슨한 편입니다. 혼자 집에 있을때 하면 안되는 행동 수칙을 알려주는것도 아니고... 플레이어의 행동에 더 적절한 맥락을 부여했다면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래도 가볍게 즐기기에 재미있는 호러 게임이니 일상에 호러가 부족하시면 해보시기 바랍니다.

좌표: itch.io
플랫폼: 윈도우, 맥
가격: 무료
편의: 10분, 광과민성주의
제작: Tenkaiyo

2021. 2. 23.

目をあけて




  [目をあけて(메오아케테)]는 서로 다른 두개의 스테이지가 서로 겹치는 창고지기 게임입니다. 게임은 2스테이지 부터 이전 스테이지가 현재 스테이지에 겹치게 됩니다. 스페이스바를 이용해서 스테이지를 오갈 수 있으며, 스테이지를 변경 가능한 때에는 화면 양쪽에 표시가 되기 때문에 생각보다 간단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게임은 총 10개의 스테이지로 구성되어 있으며 단계적으로 난이도가 적절하게 배분되어 있기 때문에 크게 막히는 부분은 없을겁니다.

좌표: Unityroom
플랫폼: 웹
가격: 무료
편의: 20분
제작: Yusuke Nakajima

2021. 2. 22.

SELF





  [SELF]는 플랫포머 게임의 익숙한 이중 점프를 재미있게 뒤튼 플랫포머 게임입니다. 플레이어 캐릭터의 영혼이 빠져나와 이동하는 독특한 방식인데, 이게 기존의 이중 점프와 비슷하면서도 다릅니다. 처음에는 손이 꼬여서 좀 혼란스럽지만 익숙해지면 공중에서 여러 방향으로 이동이 가능한 덕분에 꽤 멋진 조작이 가능합니다. 흑백 위주로 깔끔하게 그려진 그래픽과 조작에 따라 강약이 달라지는 음악이 게임과 상당히 잘 맞아떨어집니다. 스테이지의 난이도 배분도 적절하고 위트있는 연출도 매력적인 매우 잘 만들어진 게임이니 한번 해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또한, 개발자가 게임의 규모를 키워 제작할 계획이 있다고 하니, 여유가 있으신 분은 후원 부탁드립니다.

좌표: itch.io
플랫폼: 웹
가격: 무료
편의: 20분
제작: dev dwarf, cgrail, mmatt ugh

2021. 2. 19.

They Grow




  돌연변이 괴물이 가득한 호텔에서 셈플을 되찾아 탈출하라-! [They Grow]는 호러 액션 게임입니다. 간신히 길을 분간할 수 있는 어둡고 좁은 통로나, 기괴하게 변해가는 괴물의 모습이 효과적으로 소름끼치는 분위기를 만들어 냅니다. 괴물의 디자인이 정말 끔찍함은 물론(이 게임에서는 칭찬입니다) 변형이 게임 플레이에 유의미한 변화를 만들어 낸다는 점이 마음에 듭니다. 20분 정도면 끝을 볼 수 있는 굉장히 짧은 게임이지만 전체적으로 짜임세 있게 잘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좌표: itch.io
플랫폼: 윈도우
가격: 무료
편의: 20분
제작: Davide Puato

What Lives Below





  어둠이 내려앉은 바다. 쏟아지는 빗줄기와 정신없이 흔들리는 배. 검은 물 밑에서 솟아오른 거대한 형체를 향해 플레이어는 손에 쥔 작살을 겨냥합니다. [What Lives Below]는 작은 보트 한 대와 작살 하나로 홀홀 단신 거대한 괴물과 겨루는 액션 게임입니다. 

[What Lives Below]가 다른 게임과 확연히 구분되는 요소는 바다입니다. 탁 트인 지평선, 물결을 가를때 마다 보이는 물보라, 주위를 맴도는 새들- 그래픽과 음향으로 구현된 바다도 매력적이지만, 플레이어가 고려해야 할 변수로 인식될 때 바다는 본색을 드러냅니다. [What Lives Below]의 바다는 끝없이 움직입니다. 플레이어가 적에게 쫒겨서 도망치거나, 적의 약점을 공격할 절호의 기회를 잡았거나, 배를 고치기 위해 바쁘게 뛰어다니는 내내 파도는 요동치고 배는 흔들립니다. 이 불안정하게 흔들리고 변하는 바다는 게임에 긴박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한편, 플레이어에게 적절한 긴장을 부여합니다. 또한 적이 언제라도 배를 침몰시킬 수 있다는 명확한(그러나 극복하기에는 의외로 어렵지 않은) 힘의 우열에서 오는 공포감도 게임에 매력을 더해주고 있습니다.

아직 개발 중인 프로토 타입 버전인 만큼 앞으로 어떻게 살이 붙을지 모르겠으나, 이미 배의 조작과 전투의 양립이 균형이 잘 맞는 것 같아, 딱히 공격 방식을 더 추가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보스에게 더 다양한 패턴을 주고 거친 부분을 다듬는 것으로 충분할 것 같은 인상입니다. 어쨋거나 정말 프로토타입 버전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인상적인 게임입니다.

좌표: itch.io
플랫폼: PC,맥,리눅스
가격: 무료(프로토타입)
편의: 30분
제작: Steb

2021. 2. 17.

Gridblocked



  [Gridblocked]은 슬라이드 퍼즐에 포탈을 섞은 퍼즐 게임입니다. 게임의 기본 플레이 방식은 슬라이드 퍼즐의 그것과 같습니다. 어릴 적에 했던 슬라이드 퍼즐 게임의 목표는 블록을 순서대로 배치해서 그림을 완성하는 것이었지만, 이 게임의 목표는 붉은색의 블록을 출구까지 옮기는 것이 목표입니다. 무엇보다 독특한 부분은 포탈입니다. 붉게 표시된 포탈로 블록을 이동시키면 해당 포탈의 반대쪽으로 블록이 이동합니다. 처음에는 레벨이 간단해서 대충하다 보면 풀리는데, 게임 후반으로 가면 머리를 굴려 풀어야 합니다. 간단한 초반을 지나 포탈을 응용해야 하는 단계에 이르면 ‘이렇게 풀어갈 수도 있구나’하고 놀라게 됩니다. 필자는 챕터3 두 번째 퍼즐에서 포기했습니다. 아이디어도 기발하고 퍼즐 구성도 재미있으니 퍼즐 게임을 좋아하시는 분은 해보시면 좋겠습니다.


좌표: itch.io

플랫폼: 웹(HTML5)

가격: 무료

편의: 30분

제작: Tom hermans

2021. 2. 16.

Electrogical –Volatile-



  [Electrogical –Volatile-]의 플레이 방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좌측은 퍼즐 조각 보드. 퍼즐에 사용하는 조각이 위치합니다. 우측은 퍼즐 보드 좌측의 조각을 클릭&드래그해서 보드에 올려놓을 수 있습니다. 화면 하단 중앙의 버튼을 누르면 퍼즐 보드에 전력을 흘릴 수 있습니다. 

전력은 퍼즐 조각의 튀어나온 부분을 따라 이동하며, 퍼즐 조각에 도달할 때마다 해당 퍼즐 조각에 적혀있는 식을 계산합니다. 전력이 퍼즐 보드의 결과 값 조각에 도달하였을 때 계산된 값이 결괏값과 같으면 퍼즐 해결입니다. 

실제로 해보면 퍼즐 조각을 넣었다 뺐다 하면서 풀어가는 과정이 생각보다 재미있습니다. 특히 퍼즐 조각끼리 얽혀서 조작할 수 없게 되는 정교함이 마음에 듭니다. 단순해질 수 있는 퍼즐에 난이도를 부여하는 장치인 동시에 실존하는 장치를 움직이는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독특하게 새로운 퍼즐이 하나씩 날마다 공개되고 있는데, 이후 퍼즐을 모아 따로 내주었으면 싶습니다. 퍼즐 하나만 풀고 끝내기에는 아쉬운 게임입니다.


좌표: UnityRoom

플랫폼: 웹(유니티)

가격: 무료

편의: 10분

제작: YutakaKINJO


2021. 2. 13.

Berserker and Thumbnail Maker



  ”레벨의 사물을 복사 붙여넣기로 풀어나가는 퍼즐 플랫포머 게임“ 얼핏 기발하고 괜찮아 보이는 이 아이디어는 크게 두 가지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첫째, 레벨 디자인이 난해합니다. 명료한 레벨 디자인을 위해 복사 가능한 범위를 좁히면 게임이 단순해지고, 복사 붙여넣기를 강조하기 위해 범위를 넓히면 퍼즐의 재미가 떨어집니다. 재미있는 플랫포머 레벨 디자인만 해도 쉽지 않은 일인데, 그 형태를 바꾸는 변형 가능한 레벨 디자인이라니 머리가 어지러울 지경입니다. 둘째, 조작이 복잡합니다. 플레이어가 감당할 수 있는 조작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플랫포머의 기본 조작과 액션만 해도 빠듯한데, 여기에 복사 붙여넣기를 위한 조작을 추가하면 조작 난이도가 치솟을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이 아이디어를 채택한 게임의 플랫포밍은 아주 기본적인 형태를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Berserker and Thumbnail Maker]는 위의 문제를 재치있게 해결한 퍼즐 플랫포머 게임입니다. 아주 단순하고 명쾌한 해결 방법을 제시했는데, 이 방식이라면 이 아이디어가 하나의 장르로 발전한 가능성도 충분해 보입니다. 이 게임의 해결 방식은 이렇습니다. 플레이어는 정사각형의 프레임 형태로 레벨의 특정 부분을 복사해서 다른 곳에 붙여넣을 수 있습니다. 사다리를 복사해서 붙여넣거나, 빈 곳을 복사해서 벽을 없애는 식입니다. 그러면 AI 캐릭터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이동하며 사다리를 오르고 출구로 향합니다. [레밍즈]라는 퍼즐 게임으로 익숙한 ”한 방향으로 이동하는 AI의 길을 만들어 주는 퍼즐게임“이라는 구성을 접목한 것입니다. 플레이어는 뛰어다니며 복사 붙여넣기로 레벨을 만들고, 만든 레벨은 AI가 알아서 진행한다. 정말 이런 아이디어가 왜 이제야 나왔나 싶을 정도로 재미있습니다. 플랫포머 게임으로 즐기기에는 다소 정적이지만, 레벨을 파악하고 퍼즐을 해결하는 재미는 훌륭합니다. 일주일 만에 제작된 게임이니만큼 길이도 짧고, 내용도 단순하지만 앞으로 규모를 늘려 만들어 주었으면 하는 생각이 드는 게임입니다.


좌표: itch.io

플랫폼: 웹(HTML5)

가격: 무료

편의: 10분

제작: andretch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