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찾아보기
2019. 4. 8.
Breaker
게임 페이지의 소개말을 빌리자면 [Breaker]는 브레이크 아웃, 스페이스 인베이더 그리고 이카루가를 한곳에 섞은 게임입니다. 게임은 사각형의 공간에서 이루어 집니다. 정 가운데에는 적이 등장하고 플레이어(막대기)는 적을 중심으로 원형으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왼쪽으로 움직이면 플레이어가 파란색으로 변하고 좌측으로 움직이면 붉은색으로 변하는데 이때 같은 색의 적탄을 반사하여 적을 공격할 수 있습니다.
화면 구성과 적 탄을 반사하는 개념은 벽돌깨기라는 이름으로 익숙한 브레이크 아웃과 스페이스 인베이더에서 빌려온 것이고 색을 바꾸어 적의 공격을 반사하는 규칙은 트레저의 슈팅게임인 이카루가에서 빌려온 것입니다. 제작자인 [Daniel Linssen]이 워낙 게임을 만드는 감각이 좋기 때문에 꽤 기대하고 플레이했는데 아쉽게도 게임은 그저 그렇습니다. 적의 배치와 공격 패턴 그리고 플레이어의 움직임은 훌륭하지만 게임의 조작이 도무지 익숙해지지 않습니다.
좌우로 움직이는 이동과 색을 바꾸는 기능을 한곳에 모아 조작을 단순하게 만들겠다는 의도는 알겠지만 막상 해보면 지나치게 헷갈리고 불편합니다. 적의 탄을 회피하고 받아내기 위한 이동과 이동 방향에 따른 색 변경을 동시에 그리고 짧은 시간안에 해내야 하기 때문에 게임의 난이도가 지나치게 높게 느껴집니다. 플레이어와 다른 색을 가진 탄에 부딪히면 체력을 잃기 때문에 결국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 색을 바꿔가며 빠르고 경쾌하게 적의 탄을 반사하는 대신 색을 고정시킨 상태로 한방향으로만 돌며 하나의 색만 공략하게 됩니다.(이카루가에서는 이것을 방지하기 위해 색 변경을 이용한 스코어링 시스템을 따로 두었습니다.)
재미있게도 이카루가를 개발한 트레저에서 이카루가 이전에 개발한 게임 실루엣 미라쥬에서도 플레이어의 이동 방향에 따라 캐릭터의 색(속성)이 바뀝니다. 물론 [Breaker]와는 달리 실루엣 미라쥬는 2D 액션 게임이고 플레이어 캐릭터를 중심으로 화면이 이동하기 때문에 속성 변환에 따른 혼란이 훨씬 덜한 편입니다.(그래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지만 말입니다) [Breaker]는 아무래도 제작자가 너무 조작을 간단하게 만드는것에 욕심을 부렸다는 생각이 듭니다.
조작 때문에 게임을 재미있게 하기 어려운 치명적인 문제를 제외하고 보면 [Breaker]는 아기자기하면서도 조밀하게 잘 만들어진 게임입니다. 클리어에 따른 특전도 있고 옵션에서 취향에 따라 게임의 배색을 바꿀 수도 있습니다. 보기와 달리 가볍게 즐기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게임이기 때문에 독특한 게임을 원하시거나 어려운 게임도 자신있는 분에게 추천합니다.
플랫폼: 윈도우, 안드로이드
가격: 무료
편의: 어려움
제작: Daniel Linssen
좌표: itch.io
2019. 4. 3.
에픽게임즈 스토어의 한국 서비스 시작에 대해
4월 12일 에픽게임즈 스토어가 한국에서 서비스됩니다. 에픽게임즈에서 직접 운영하는 디지털 판매 플랫폼인 에픽게임즈 스토어는 낮은 수수료를 가장 큰 이점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실제 개발사 입장에서는 타 서비스 대비 낮은 수수료는 물론 에픽게임즈의 언리얼 엔진을 사용할 시 추가적인 혜택도 받을 수 있으니 좋은 대안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문제는 소비자인데 에픽게임즈 스토어가 PC 환경에서는 낯설게 느껴지는 독점 판매라는 무기를 가져오면서 소비자로서는 선택의 폭이 줄어들었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낮은 수수료와 혜택이 좋은 것과 타 서비스에 판매를 못 하게 막아두는 것은 완전 다른 문제인데 이 문제에 있어 에픽게임즈의 대응이 다소 이상합니다.
에픽게임즈 스토어가 경쟁하고 있는 스팀은 좋게 말하면 사용자 중심의 빅데이터 기반 서비스이고 나쁘게 말하면 관리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엉성한 서비스입니다. 사용자를 통해 누적된 데이터를 통해 노출을 높이고 판매를 끌어올리는 것이 스팀의 목표이지만 현실은 그 데이터와 시스템의 취약점을 노리는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이 취약점을 매우는 것이 사람이 할 일이지만 스팀은 예나 지금이나 대응이 지나치게 느립니다.
그렇다면 에픽게임즈 스토어는 경쟁력을 위해 독점작을 모으고 있으며 그 과정을 사람이 직접 한다는 식으로 스팀과 구분되는 명확한 선을 긋는 편이 에픽게임즈 스토어의 이미지를 위해 더 좋을 것 같은데 줄곧 독점은 제작사와 유통사의 선택이지 에픽게임즈의 선택은 아니라는 식으로 대응하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지금처럼 어물쩍 넘기지 말고 독점 판매를 해야 할 만큼 많은 혜택을 준다는 것을 명료하게 밝히는 쪽이 에픽게임즈 스토어의 이미지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앞서 말한 독점작 문제로 신용이 다소 떨어지긴 했지만 에픽게임즈 스토어의 한국 진출은 반길만한 소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스팀은 한국에서 위법도 합법도 아닌 어중간한 영역에 속해 있었는데 최근 성인용 게임 판매를 시작하면서 언제든지 걸고넘어지면 접속이 막혀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이 되고 말았습니다. (물론 걸고넘어지면 지역 제한을 걸거나 어떻게든 하긴 하겠죠? ...할까 과연?)
반대로 에픽게임즈 스토어는 한국의 지사를 통해 자율심의 기관으로 등록을 받고 한국의 법과 제도 안에서 서비스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콘솔 게임의 디지털 스토어처럼 문만 간신히 열어둔 폐업에 가까운 상황이 될 수도 있긴 하지만 반대로 영역을 넓히면서 법과 제도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시발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당장 스팀을 사용하는 쪽이 더 편하지만 그렇다고 엉망진창인 한국의 법과 제도를 그대로 방치하고 우회하는 선택을 지속하는 것은 시장의 건정성에 도움이 되지 않는것이 사실입니다.(예를들어 스팀의 성인용 게임 문제는 언제 터지나 걱정스럽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또한 에픽게임즈 스토어가 계획대로 한국에서 PC게임의 디지털 판매 플랫폼으로 자리를 잡는다면 이후 에픽게임즈가 언리얼 엔진을 앞세워 콘솔이나 다른 플랫폼으로 영역을 넓힐 때 한국에서도 자연스럽게 따라갈 수 있을 테니 스팀보다 도움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됩니다. 당장 스팀은 한국에서 서비스를 막아버리면 사용자로서는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습니다. (사용자들이 모여서 국회에 데모라도 해야 할까요?) 모바일 게임을 중심으로 포털사이트에 카페 하나 차려두고 정체불명의 운영자를 새워두는 것이 게임 서비스의 대세인 요즘 에픽게임즈 정도의 규모 있는 회사가 정식으로 절차에 따라 한국에 판매 플랫폼을 세운다는 것은 분명 기대할 만한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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