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찾아보기

2016. 12. 10.

Vapor Maze




[Vapor maze]는 개발중인 게임의 데모 버전입니다.
시작 하기도 전에 끝나는 짧은 게임이지만 설정이 독특해서 소개해 봅니다.

플레이어는 안드로이드를 조종하여 게임속 사물로 부터 감정을 느껴야 합니다.
특정 사물과 공감하면 안드로이드의 감정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화면 하단의 안드로이드의 감정 게이지와 문의 게이지를 일치시켜서 문을 여는것이 게임의 목적입니다.
특별한 장치 없이 설정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느낄 수 있어 마음에 듭니다.
앞으로 개발을 계속 한다고 하니 언젠가 완성된 게임을 해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플랫폼: 웹
가격: 무료
편의: 5분
제작: Romain Courtois 
좌표: itch.io


라스트 가디언






당신은 거대한 새를 올려다봅니다.
몸은 늑대처럼 길고 날렵합니다.

동물이 우아하게 움직일 때마다 털은 빛을 받아 반짝입니다.
반면 꼬리는 쥐꼬리마냥 길고 가늡니다.
그 어색한 조합에 웃음이 나옵니다.

검고 큰 눈의 시선이 당신의 시선과 만납니다.
서로 잠시 눈빛을 나누고 당신은 고개를 돌려유적의 언덕 너머를 바라봅니다.
겹겹이 겹쳐있는 유적 너머는 안개에 가려 보이지 않습니다.

등 뒤에서 짧은 울음 소리가 들리고 곁으로 토리코가 다가옵니다.
당신은 토리코의 발을 쓰다듬고 넓은 등에 올라탑니다.

아직 함께 가야 할 길이 남아 있습니다.



 완벽함에 가까운 게임. 세상에 완벽한 것은 없다는 말에 동의하기 때문에 이런 표현을 쓸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솔직한 심정은 완벽한 게임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말입니다. [이코]와 [완다의 거상]을 제작했던 우에다 후미토가 기나긴 시간 동안 제작한 게임 [라스트 가디언(원제: 식인 거대 독수리 토리코)]은 그만큼 제 마음을 움직인 게임입니다.

[라스트 가디언]은 플레이어가 괴물새 토리코에게 마음을 빼앗기는 게임입니다. 첫 만남에서 이 동물에게 감정을 느낄 수 있다면 이 게임은 최고의 게임이 될 겁니다. 반대로 그렇지 않다면 이 게임은 최악의 게임이 될 수도 있습니다. 게임의 모든 요소가 토리코를 중심으로 맞추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플레이어조차 토리코를 생동감 있게 만드는 일부인지 모릅니다.

일반적인 게임은 플레이어가 게임의 모든 것을 이해하고 이용하는 것을 통해 성립됩니다.
그러나 이 게임에서 플레이어는 토리코를 완벽하게 이해할 수 없고 통제할 수도 없습니다.

지금 여러분의 방안에서 침대를 빼앗고, 방금 세탁한 옷에 털을 묻히는 동물이 그러하듯 토리코는 플레이어의 의지를 따르지 않습니다. 지금 토리코가 부르는 말에 응하지 않고 딴짓을 하는 것은 인공지능의 버그일까요? 아니면 기분이 별로라서 그럴까요? 플레이어는 게임 속에 살아있는 토리코를 관찰해야 합니다. 그리고 토리코가 무엇을 원하는지 고민해야 합니다. 게임은 다양한 방법을 통해 이 퍼즐을 풀어낼 힌트를 던집니다. 토리코의 개성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움직임을 만들어 내고, 다른 사물과 모델링이 겹치지 않도록 정성을 기울여 눈에 보이는 정보를 명료하게 만들고, 상태와 감정을 파악할 수 다양한 울음소리를 주고, 큰 눈동자가 어디를 바라보는지에 따라 생각을 가늠해보게 합니다. 그 밖에 다양한 퍼즐들은 결국 토리코에 대한 이해를 도와주는 장치에 가깝습니다.

이따금 토리코라는 게임 일부가 지나치게 플레이어를 휘두르고 주도권을 빼앗는 것에 불만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이것을 보조하는 것이 게임의 이야기와 연출입니다. 게임의 다양한 사건과 그것을 보여주는 연출은 토리코와 플레이어의 관계를 보여주기 위한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게임의 이야기와 관계는 플레이어와 토리코 사이의 관계가 성립될 수 있는 당위성을 만들어 주며, 천천히 깊어지는 관계는 행동에 합리적인 이유를 제공해 줍니다. 덕분에 토리코라는 퍼즐에 매력을 느끼고 마음을 준다면 게임은 정말 매력적이고 감동적인 경험이 될 것입니다.

[라스트 가디언]은 모두를 위한 게임이 아닙니다. 모든 사람이 고양이나 개를 좋아하지는 않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설령 고양이나 개는 사람을 좋아할지라도 말입니다. 여기 정말 완벽함에 가깝게 구현된 환상의 동물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게임이 당신에게 어떻게 느껴질지는 누구도 확신할 수 없습니다. 당신이 토리코를 좋아할지 싫어할지는 당신 자신을 제외하면 아무도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2016. 9. 30.

파이어 엠블렘 if

- 파이어 엠블렘 if와 실패한 캐릭터 -



 백야 20장에서 [파이어 엠블렘 if]의 플레이를 포기했습니다. ‘이건 도저히 못 하겠다.’ 기기에서 카트리지를 뽑아서 고이 방 한구석에 모셔두었습니다. DLC도 전부 샀는데...... 사정이 어려운 닌텐도 코리아에 기부했다고 생각하고 말아야겠습니다. 나중에 신작이 나오면 변화를 비교를 해보기 위해 [파이어 엠블렘 if]에 대해 가볍게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이번 [파이어 엠블렘 if]는 크게 두 가지의 선택을 했습니다. 캐릭터의 수를 늘렸고 온라인 플레이의 비중을 늘렸습니다. 게임의 기본은 여전히 스테이지를 클리어해나가며 엔딩에 이르는 싱글 플레이 게임이지만, 온라인 게임으로 즐기기에 무리가 없을 만큼 꼼꼼하게 신경을 쓴 모습을 보여줍니다. 자신의 기지를 꾸미고, 육성한 캐릭터를 배치하여 플레이어가 꾸민 전장에서 온라인 상대와 대전을 벌일 수 있다는 것은 SRPG라는 장르에서 선택할 수 있는 대단히 합리적인 선택이었다고 생각됩니다. 플레이어는 애착을 가진 캐릭터를 육성시킬 동기를 얻게 되고, 온라인 플레이를 통해 플레이어 간의 교류라는 새로운 재미와 플레이 시간이 늘어나는 효과도 얻을 수 있습니다. 이번 [파이어 엠블렘if]에서 온라인 플레이는 상당히 공을 들였고, 그만큼의 결과를 얻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문제는 갑작스럽게 늘어난 캐릭터에서 터집니다. [파이어 엠블렘] 시리즈는 캐릭터가 한번 죽으면 게임에서 이탈하는 특징 상, 여분으로서 캐릭터가 많이 등장하는 게임이기는 합니다. 그러나 전작 [파이어 엠블렘 각성](이후 전작으로 지칭)에서 44명이던 캐릭터가 이번 [파이어 엠블렘 if]에서는 68명으로 늘어났습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캐릭터를 늘린 것일까요? 정확한 이유는 그런 결정을 내린 사람만 알고 있을 겁니다. 하지만 짐작은 가능합니다. 일단 캐릭터 자체에서 의도를 읽을 수 있습니다. [파이어 엠블렘 if]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다분히 최근 캐릭터 상품의 기호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애니메이션, 라이트 노벨, 만화 기타 캐릭터 상품의 원천이 되는 원작에서 다져진 캐릭터의 특징들이 이번 [파이어 엠블렘 if]에서 정말 가득 보입니다. ‘원래 이런 게임이었나?’ 싶은 당혹감이 들 정도로 게임은 다양한 캐릭터들로 플레이어의 호감을 이끌려고 노력합니다. 이제는 이런 캐릭터가 나와야지만 팔리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전작의 캐릭터 상품이 제법 수익이 괜찮았을까요? 의도가 무엇이었건 간에 [파이어 엠블렘 if]의 늘어난 캐릭터는 별로 좋은 결과를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캐릭터를 파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것은 기적에 가깝습니다. 소비자들이 어떤 캐릭터를 좋아해 줄까? 이것은 면밀한 계산을 바탕으로 둔 상품이라기보다 엄청나게 쏟아지는 와중에 하나 걸리는 것에 가깝습니다. 물론 그렇게 걸리기 위해 갖추어야 할 기본이 있음은 물론입니다. 그 기본은 캐릭터의 자료입니다. 캐릭터가 소비되기 위해서는 소비할 자료가 필요합니다. 캐릭터의 습관, 외모, 배경 등 캐릭터를 설명하는 다양한 자료들이 캐릭터를 구성합니다. 소비하고 싶은 것들이 모여 있는 집합체로서의 캐릭터, 그것이 현대의 캐릭터 중심의 이야기입니다. 다시 말해 팔리는 캐릭터를 만든다는 것은 곧 소비자가 좋아할만한 자료들을 모아서 소비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그러나 [파이어 엠블렘 if]에는 이 과정이 없습니다.

[파이어 엠플렘 if]의 캐릭터는 게임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어딘가에서 이미 만들어진 것을 가져온 것입니다. 게임의 이야기가 캐릭터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캐릭터들도 게임 속에서 정신을 차리지 못합니다. 쿨 하지만 다소 덜렁대는 캐릭터가 멍청한 결정을 일삼아 그냥 멍청이가 되는가 하면, 사랑하는 동생을 너무나 아끼는 캐릭터가 사실은 얀데레(라는 기호로밖에 해석될 수 없는)라서 동생을 죽이려고 합니다. 시리즈 사상 최대 규모의 대화를 자랑하는 게임이지만 그 와중에 설득력을 가진 캐릭터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습니다. 게임의 큰 이야기를 통해 캐릭터들이 자신의 설정을 파괴하기 때문입니다. 이렇다보니 얄팍한 생각으로 팔릴만한 캐릭터를 종류별로 집어넣었다는 의심을 지우기 힘듭니다. 캐릭터가 이렇다보니 이런 캐릭터들이 끌어가는 이야기는 한심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너무 개연성이 없고 바보 같아서 뭐라고 쓸 말이 없을 정도입니다.

앞서 말했지만 [파이어 엠블렘if]는 싱글 플레이 게임이고, 게임의 가장 큰 동기부여는 게임의 끝을 보는 것입니다. 그러나 [파이어 엠블렘if]의 이야기는 게임을 계속하는 것이 괴로울 정도로 엉망입니다. 그나마 살릴만한 캐릭터와 온라인 기능을 이야기를 따라가는 게임의 흐름이 망치고 있습니다. 이야기가 엉망이라면 대체 왜 이야기를 봐야만 하는 걸까요? 심지어 이야기의 끝에 이르면 온라인을 위해들인 수고가 사라지는데 말입니다. [파이어 엠블렘 if]가 어떤 과도기에 놓여있는 것인지, 아니면 이번에는 그저 선택을 잘못한 것뿐인지 알 수 없습니다. 앞으로 신작이 나온다면 그것을 통해 이 게임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 기록을 남기는 것입니다.

최근 기존의 이야기를 들려주던 게임들이 캐릭터를 팔기 위해 변화를 꾀하는 것을 자주 보게 됩니다. HD 시대에 들어 대형 회사들이 기술적인 어려움을 겪는 것과는 또 다르게 무엇을 만들어서 어떻게 팔 것인가 하는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모습이 이 오래된 시리즈에서 보였기에 팬으로서 퍽 우울합니다. 무엇이 팔리는지 감은 잡았지만, 그것이 왜 팔리는가에 대한 고민은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