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찾아보기

2019. 3. 22.

기사 갈무리





 게임 인더스트리(gamesindustry.biz)의 기사입니다. 기사는 올해 IGF*에 호스트로 참여한 멕 자얀스(Meg Jayanth)의 발언을 중심으로 지난 15일 일어난 뉴질랜드 테러에 대한 개발자들의 의견과 게임을 중심으로 형성된 커뮤니티가 가져야 하는 경각심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대표 발언을 한 멕 자얀스는 BBC에서 재직하던 프리랜서 라이터로 어드벤처 게임 [80 Days]의 글을 쓴 작가입니다. 다음은 기사에서 발췌한 그녀의 발언을 번역한 내용입니다.

"I have always found it a little strange that the year my community -- this community -- chose to give an IGF Award to a game that was anti-colonialist, anti-racist, unabashedly feminist, pointedly diverse, and, well, written by an Indian woman, was also the year our audiences were engulfed by GamerGate. It felt at that time as though we rejected that campaign of hatred. But it's actually never felt closer to me right now.

“저는 늘 신기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게이머게이트가 우리의 청중을 둘러싼 그해. 식민지에 반대하는 사람. 성차별에 반대하는 사람. 당당한 페미니스트와 다양성을 지향하는 이들 그리고 인디언 여성이 쓴 글에 IGF가 상을 준 사실을 전 늘 신기한 일이라 생각했습니다. 당시 그 수상은 혐오 캠페인에 대한 거부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러나 지금처럼 그것을 가깝게 느낀 적은 없을 겁니다.”

"A mutated strain of that poison that made video games its testing ground has bubbled up in Christchurch, New Zealand. It fueled a monster who went to a mosque with murder in his heart, and if we don't utterly, and vocally, and wholly reject these people -- these Nazis, and fascists, and white supremacists -- then we are inviting them in. If we make room for them, then there is no room for anyone else. And what we represent here tonight must stand in opposition to them. And we have to do it together.

"But rejecting hate is only half the battle. The other half of the battle is, in its way, much harder. It is to ask, 'How do we make people feel welcome? How do we keep them safe and happy, as well as whole?'"

“비디오 게임을 실험장으로 만든 독을 품은 돌연변이가 뉴질랜드의 크라이스트처치에서 터졌습니다. 살인을 마음에 품고 이슬람 사원을 향한 괴물의 동력으로 쓰였습니다. 나치, 파시스트 그리고 백인우월주의자. 우리가 강력하게 목소리 내어 그들을 반대하지 않는다면 그들을 받아들이고 말 것입니다. 우리가 그들을 위한 공간을 마련한다면 다른 이들을 위한 자리는 없을 겁니다. 그렇기에 오늘 밤 여기서 그들과 대립해야 합니다. 우리는 함께 해야 합니다.

그러나 혐오를 거절하는 것은 싸움의 절반에 지나지 않습니다. 나머지 절반의 싸움은 더욱 어려운 길이 될 것입니다. 그 길은 바로 이 질문입니다. “어떻게 사람들이 환영받는다고 느끼게 할까? 어떻게 그들을 하나로 보듬고 안전하고 행복하게 지킬 수 있을까?”

위의 발언과 더불어 게임 개발자 조합에 대해서도 발언한 내용을 번역해 싣습니다.

"It is time, more than time, that we as an industry left behind the idea that our work is made better by our pain," Jayanth said. "That the price of passion is exploitation. That job security, pension plans, and work places free of harassment are impossible dreams. We have to demand them, collectively, and not just for ourselves but for each other as well."

“때가 되었어요. 정말 때가 되었지요. 우리의 고통으로 업계를 더 좋은 곳으로 바꿀 수 있을 거란 생각을 버릴 때가 되었어요.” 자얀스가 말했다. “열정의 대가는 착취였어요. 안정적 이고 거주 지원을 받으며 괴롭힘에서 자유로운 직장이란 불가능한 꿈이에요. 우리는 우리 모두를 위해 그것을 하나씩 요구하고 얻어 나가야만 해요.”

기사에는 멕 자얀스의 발언과 더불어 마찬가지로 호스트로 참여한 [더블 파인(Double Fine Productions)]의 창립자인 팀 셰퍼(Tim Schafer)의 발언도 싵고 있습니다. 뉴질랜드에서 일어난 테러에 대한 깊은 애도와 지지를 표하는 발언입니다.

"I hope this isn't controversial, but fuck white supremacists," Schafer said, adding, "I think it's sad that racists and other hate peddlers feel safe in any space that's remotely connected to video games, and I think we all have an opportunity in our work, in our daily lives, and in our platforms big and small, to make it absolutely clear that we do not tolerate any of that crap."

“이 발언이 논란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군요. 백인 우월주의 씨발.” 세퍼는 이어 말했다. “정말 슬픈 일입니다. 인종 차별 주의자와 다른 혐오자들이 비디오 게임과 관련된 공간을 안전하게 느끼고 있다니 말이지요. 우리는 우리의 일상과 작업 그리고 크기에 관계없이 우리의 플랫폼에서 그런 쓰레기들을 용납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의 책임이지요.”

 많은 것을 생각해보게 하는 기사입니다. 개발자들의 발언을 모아둔 기사일 뿐이지만 비극에 대해 다른 관점으로 생각해보게 합니다. 테러범이 언급한 “퓨디파이를 구독해라(subscribe to PewDiePie)”는 발언은 인터넷의 유행어일 뿐이지만 테러범이 그 정서를 인터넷을 통해 전파하고 남기고자 하는 목적으로 사용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섬뜩한 부분이 있습니다.

퓨디파이 개인에게 책임을 전가한다면 쉽게 문제를 떠넘기는 그것밖에 되지 않을 것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인터넷에 그러한 정서가 만연하고 그 정서가 게임을 중심으로 표출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개인에게는 재미있는 인터넷 유행어이고 가벼운 장난일지 모르지만, 그 개인이 수십만 수백만이 되면 그것을 하나의 세력 또는 사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을 것 같습니다.

비틀린 감정이 비대해져 가는 인터넷 문화는 정말 거대하고 복잡하게 얽혀있는 매듭이라 어디서부터 풀기 시작해야 할지 참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일단 필자는 눈에 보이는 그것부터라도 조금씩 풀어볼 생각입니다. 나부터 그런 혐오에 가벼운 장난에 동참하지 않고 주위에 참여하는 이를 꺼내는 일 말입니다.


2019. 3. 17.

PAWNBARIAN





 [PAWNBARIAN]은 최근 유행하는 덱 빌딩 전략 게임에 체스를 섞은 게임입니다. 게임을 시작하면 게임 보드에는 적과 플레이어의 말이 놓여 있고 플레이어는 카드를 4장 받게 됩니다. 각 카드에는 체스말이 그려져 있어서 카드를 사용하면 카드에 그려진 체스말과 동일하게 플레이어의 말을 움직일 수 있습니다. 플레이어의 말이 적의 말과 겹치면 적을 제거할 수 있고, 적을 전부 제거하면 스테이지가 클리어되며 보상으로 새로운 카드 또는 체력을 회복할 수 있습니다.

 매우 단순한 구성이지만 마치 체스의 묘수풀이처럼 임의로 주어지는 카드를 이용해 효율적인 전략을 짜는 재미가 있는 게임입니다. 단지 적의 공격 범위를 알기 어려워 한 수 이상 전략을 짜기 난해한 것과 한 턴에 사용할 수 있는 카드 총량이 모호한 문제가 있어 아쉽습니다. 현재 공개된 것은 프로토타입이고 앞으로 완성된 게임을 제작한다고 하니 기대해 볼만한 게임인 것 같습니다.

플랫폼: 웹, 윈도우, 리눅스, 맥
가격: 무료, 30분
편의: 어려움
제작: j4nw
좌표: itch.io

2019. 3. 3.

한국은 왜 게임을 검열할까?




 최근 게임물관리위원회가 아마추어 플래시 게임 사이트를 검열하여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아마추어가 제작한 비영리 목적의 게임이라도 공공에 배포 한다면 심의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 검열의 이유입니다. 게임물관리위원회는(이하 게관위) 이전에도 거의 같은 문제로 논란이 된 적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게관위는 이러한 무리한 검열을 거듭하는 걸까요?

 가장 큰 원인은 법과 제도에서 게임과 도박이 분리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도박이란 랜덤 박스나 가챠같은 도박과 유사한 게임이 아니라, 말 그대로 사행성 게임을 말합니다. 보기에는 레이스 게임인데 조작할 수 없고 배팅을 하는 시스템이 있다거나, 잠수함이 바다로 잠수하더니 슬롯이 돌아가기 시작하는 게임을 가장한 도박이 실제로 심의를 받자고 덤비는 것이 현재 한국의 상황입니다.

거짓말 같고 황당한가요?

지금 게관위 사이트로 가서 등급거부 게임의 제목을 보시면 재미있는 것이 아주 많습니다. 현재 한국의 게임 심의는 소비자를 위한 지침을 만드는 역할이 아니라 어떻게든 법망을 뚫고 들어와 보려는 도박을 막기 위한 검문소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애초에 법의 밖에서 이루어지는 불법 인터넷 도박은 또 다른 문제입니다)

이렇게 상황이 꼬인 것은 2006년 ‘바다이야기 사태’ 이후입니다. 바다이야기 사태는 경품 게임의 탈을 쓴 도박이 심의 기관의 심의를 통과하여 합법적으로 유통된 사건이었습니다. 당시 게임 심의는 영상물등급분류의에서 담당하고 있었으나, 뇌물을 받은 관계자가 도박물의 심의를 통과시켜버린 것입니다. 이후 바다이야기로 대표되는 도박물은 법의 허락아래 급격하게 성장하여 심각한 사회 문제를 일으켰습니다.

 이후 전개는 급박하게 돌아갑니다. 정부는 2004년부터 추진하고 있던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을 통과시키킵니다. 동시에 게임 심의를 전담할 국가 기관인 ’게임물등급위원회‘를 신설하게 됩니다.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은 2004년 논의 당시에는 자율 심의를 시행하고 사행성 게임은 관리를 위한 특별 기구를 고려하고 있었으나, 바다이야기 사태 이후 도박물을 틀어막기 위해 해당 법은 이름에 맞지 않는 게임 검열법이 되었고 게임물등급위원회는 도박물을 사전 검열하기 위한 기관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현재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은 게임을 정의하는 법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도박을 막기 위한 검열법으로 게임에 접근하다 보니 계속해서 문제가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법을 개편하거나 재정의 하는 대신 법과 현실에 틈새가 벌어질 때마다 국회는 임시방편이나 다름없는 법을 추가하였고 그 결과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은 진흥과 검열이 한 법에 섞여 누더기같은 법이 되고 말았습니다. (영화법하고 비교해보면 정말 헛웃음이 터질겁니다)

게임을 심의하는 기구 또한 면밀하게 말하자면 도박을 막기 위한 기구였지 게임을 심의하기 위한 기구는 아니었습니다. 애초에 게임 심의를 위한 체계적인 전문 기관이 아니었기 때문에 기관의 전문성 논란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으며, 변화한 시장에 맞추지 못해 자체 심의가 이루어지는 모바일 오픈 마켓은 심의를 포기하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덤으로 최근 법에 추가된 자율규제 항목에서는 게관위가 자율규제 업체를 선별하고 지속적으로 관리하도록 명시하고 있습니다.(도박 검열에 게임 심의에 민간 심의기구 관리까지 떠맏은 게관위도 참 고생이 많습니다.)

 게임은 도박과 분명히 선을 긋어야 합니다. 도박은 도박을 관리하는 기관의 검열과 처벌에 따르고 게임은 게임에 필요한 관리를 받아야 합니다. 게임과 도박의 분리가 아닌 다른 대안과 해결을 내놓더라도 그것을 위한 조사와 논의를 반드시 거쳐야 합니다. 이미 급하게 틀어막은 결과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법과 기관을 가지게 되었으니까요. 창작의 자유를 위해 검열을 반대하는 것은 선의의고 정의로운 일이지만 현실에 뒤따를 문제를 생각지 않으면 오히려 재앙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짧게 글을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