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왜 비디오 게임은 귀여워야 하는가?“에 대해 논한 글을 본 기억이 납니다. (찾아서 링크를 걸고 싶지만 통 못 찾겠습니다...) 어쩌면 글이 아니라 어떤 컨퍼런스의 발표였을지도 모르겠는데, 어쨌거나 ”현실의 무겁고 날카로운 주제를 귀여움을 통해 받아들이기 쉽게 전달할 수 있다“라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습니다.
정말 귀여운 게임에 그런 힘이 있을까요? 궁금하시다면 이번에 소개할 게임 [湯圓 [tong jyun]]를 해보시면 됩니다. 찹쌀에 검은깨와 설탕을 넣은 중국의 명절 음식 ”탕위안“을 제목으로 삼은 게임은 이민 2세대가 겪는 문화 충돌과 성 소수자의 커밍아웃을 동시에 다룬 비주얼 노벨 게임입니다. 소개만 들어도 무겁고 우울한 게임일 것 같지만(안타깝게도 현실은 그런 경우가 많으니까요) 게임은 그와 반대로 굉장히 밝고 귀엽습니다. 내용을 간단하게 줄이자면 애인과 시시콜콜한 농담을 주고받으며 맛있는 명절 음식을 만드는 게임입니다. 물론 그동안 플레이어의 머릿속은 이런저런 생각으로 복잡하겠지만요.
이 게임의 제작자 npckc는 다루기 어려운 주제를 쉽고 귀엽게 전달하는 것이 특기입니다. 이전에 소개한바 있던 [One night, hot springs]도 인상적인 게임이었는데, 이번에는 더 자연스럽게 깊이 있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지나치게 이상적인 이야기를 꾸며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렇게 부담 없이 일상처럼 주제를 풀어내는 것이 제작자의 비결이라고 생각합니다. 언젠가는 진짜 그런 날이 올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