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찾아보기

2016. 9. 30.

파이어 엠블렘 if

- 파이어 엠블렘 if와 실패한 캐릭터 -



 백야 20장에서 [파이어 엠블렘 if]의 플레이를 포기했습니다. ‘이건 도저히 못 하겠다.’ 기기에서 카트리지를 뽑아서 고이 방 한구석에 모셔두었습니다. DLC도 전부 샀는데...... 사정이 어려운 닌텐도 코리아에 기부했다고 생각하고 말아야겠습니다. 나중에 신작이 나오면 변화를 비교를 해보기 위해 [파이어 엠블렘 if]에 대해 가볍게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이번 [파이어 엠블렘 if]는 크게 두 가지의 선택을 했습니다. 캐릭터의 수를 늘렸고 온라인 플레이의 비중을 늘렸습니다. 게임의 기본은 여전히 스테이지를 클리어해나가며 엔딩에 이르는 싱글 플레이 게임이지만, 온라인 게임으로 즐기기에 무리가 없을 만큼 꼼꼼하게 신경을 쓴 모습을 보여줍니다. 자신의 기지를 꾸미고, 육성한 캐릭터를 배치하여 플레이어가 꾸민 전장에서 온라인 상대와 대전을 벌일 수 있다는 것은 SRPG라는 장르에서 선택할 수 있는 대단히 합리적인 선택이었다고 생각됩니다. 플레이어는 애착을 가진 캐릭터를 육성시킬 동기를 얻게 되고, 온라인 플레이를 통해 플레이어 간의 교류라는 새로운 재미와 플레이 시간이 늘어나는 효과도 얻을 수 있습니다. 이번 [파이어 엠블렘if]에서 온라인 플레이는 상당히 공을 들였고, 그만큼의 결과를 얻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문제는 갑작스럽게 늘어난 캐릭터에서 터집니다. [파이어 엠블렘] 시리즈는 캐릭터가 한번 죽으면 게임에서 이탈하는 특징 상, 여분으로서 캐릭터가 많이 등장하는 게임이기는 합니다. 그러나 전작 [파이어 엠블렘 각성](이후 전작으로 지칭)에서 44명이던 캐릭터가 이번 [파이어 엠블렘 if]에서는 68명으로 늘어났습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캐릭터를 늘린 것일까요? 정확한 이유는 그런 결정을 내린 사람만 알고 있을 겁니다. 하지만 짐작은 가능합니다. 일단 캐릭터 자체에서 의도를 읽을 수 있습니다. [파이어 엠블렘 if]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다분히 최근 캐릭터 상품의 기호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애니메이션, 라이트 노벨, 만화 기타 캐릭터 상품의 원천이 되는 원작에서 다져진 캐릭터의 특징들이 이번 [파이어 엠블렘 if]에서 정말 가득 보입니다. ‘원래 이런 게임이었나?’ 싶은 당혹감이 들 정도로 게임은 다양한 캐릭터들로 플레이어의 호감을 이끌려고 노력합니다. 이제는 이런 캐릭터가 나와야지만 팔리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전작의 캐릭터 상품이 제법 수익이 괜찮았을까요? 의도가 무엇이었건 간에 [파이어 엠블렘 if]의 늘어난 캐릭터는 별로 좋은 결과를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캐릭터를 파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것은 기적에 가깝습니다. 소비자들이 어떤 캐릭터를 좋아해 줄까? 이것은 면밀한 계산을 바탕으로 둔 상품이라기보다 엄청나게 쏟아지는 와중에 하나 걸리는 것에 가깝습니다. 물론 그렇게 걸리기 위해 갖추어야 할 기본이 있음은 물론입니다. 그 기본은 캐릭터의 자료입니다. 캐릭터가 소비되기 위해서는 소비할 자료가 필요합니다. 캐릭터의 습관, 외모, 배경 등 캐릭터를 설명하는 다양한 자료들이 캐릭터를 구성합니다. 소비하고 싶은 것들이 모여 있는 집합체로서의 캐릭터, 그것이 현대의 캐릭터 중심의 이야기입니다. 다시 말해 팔리는 캐릭터를 만든다는 것은 곧 소비자가 좋아할만한 자료들을 모아서 소비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그러나 [파이어 엠블렘 if]에는 이 과정이 없습니다.

[파이어 엠플렘 if]의 캐릭터는 게임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어딘가에서 이미 만들어진 것을 가져온 것입니다. 게임의 이야기가 캐릭터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캐릭터들도 게임 속에서 정신을 차리지 못합니다. 쿨 하지만 다소 덜렁대는 캐릭터가 멍청한 결정을 일삼아 그냥 멍청이가 되는가 하면, 사랑하는 동생을 너무나 아끼는 캐릭터가 사실은 얀데레(라는 기호로밖에 해석될 수 없는)라서 동생을 죽이려고 합니다. 시리즈 사상 최대 규모의 대화를 자랑하는 게임이지만 그 와중에 설득력을 가진 캐릭터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습니다. 게임의 큰 이야기를 통해 캐릭터들이 자신의 설정을 파괴하기 때문입니다. 이렇다보니 얄팍한 생각으로 팔릴만한 캐릭터를 종류별로 집어넣었다는 의심을 지우기 힘듭니다. 캐릭터가 이렇다보니 이런 캐릭터들이 끌어가는 이야기는 한심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너무 개연성이 없고 바보 같아서 뭐라고 쓸 말이 없을 정도입니다.

앞서 말했지만 [파이어 엠블렘if]는 싱글 플레이 게임이고, 게임의 가장 큰 동기부여는 게임의 끝을 보는 것입니다. 그러나 [파이어 엠블렘if]의 이야기는 게임을 계속하는 것이 괴로울 정도로 엉망입니다. 그나마 살릴만한 캐릭터와 온라인 기능을 이야기를 따라가는 게임의 흐름이 망치고 있습니다. 이야기가 엉망이라면 대체 왜 이야기를 봐야만 하는 걸까요? 심지어 이야기의 끝에 이르면 온라인을 위해들인 수고가 사라지는데 말입니다. [파이어 엠블렘 if]가 어떤 과도기에 놓여있는 것인지, 아니면 이번에는 그저 선택을 잘못한 것뿐인지 알 수 없습니다. 앞으로 신작이 나온다면 그것을 통해 이 게임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 기록을 남기는 것입니다.

최근 기존의 이야기를 들려주던 게임들이 캐릭터를 팔기 위해 변화를 꾀하는 것을 자주 보게 됩니다. HD 시대에 들어 대형 회사들이 기술적인 어려움을 겪는 것과는 또 다르게 무엇을 만들어서 어떻게 팔 것인가 하는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모습이 이 오래된 시리즈에서 보였기에 팬으로서 퍽 우울합니다. 무엇이 팔리는지 감은 잡았지만, 그것이 왜 팔리는가에 대한 고민은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2016. 4. 25.

F2P와 IAP는 정말 그렇게 간단한 문제일까요?




 게임 세계에는 악이 존재합니다. 정리하면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F2P(Free to play) 무료로 게임의 기본 서비스를 이용 가능하며, 필요에 따라 부가 서비스를 구매하는 것을 칭합니다. 흔히 부분 유료화 게임이라 불립니다. 두 번째는 IAP(In-app purchase) 이쪽은 F2P의 서비스 방식을 칭합니다. 말 그대로 게임 안에서 구매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설명이 길었으나 짧게 줄이자면…….

“둘 다 얄팍한 상술로 사용자를 꾀어 돈을 강탈해가는 천한의 XXX들입니다-!”

보통 그렇게 말합니다. 하지만 글쎄요?

“F2P와 IAP는 정말 그렇게 간단한 문제일까요?“

 F2P나 IAP를 옹호하거나 위험을 무시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 이 블로그에서는 누군가에게 피해가 될 수도 있으므로 해당 게임은 소개하지 않습니다. 사실 필자는 F2P와 IAP를 대단히 단순하게 보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미래를 팔아먹는 사회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어떠한 글을 시작으로 F2P와 IAP게임을 다른 시각으로 보기 시작했습니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확산성 밀리언아서]가 일본에서 서비스를 막 시작한 때였으니, 대략 4년 전일 겁니다. 당시 일본에서는 모바일 게임 업체들이 컴플리트 가챠 자율규제를 도입하려 하고 있었습니다. 컴플리트 가챠는 게임에서 현금으로 구매할 수 있는 카드를 모아서, 더 좋은 카드를 보상으로 얻는 시스템이었습니다. 그러나 무작위로 나오는 카드를 겹치지 않게 여러 종류 모아야 하다 보니, 보상을 얻기 위해 많은 돈을 써야 하는 방식이라 문제가 되었던 것입니다.

그러다 당시 일본에서 모바일 게임을 운영하던 분의 블로그에서 컴플리트 가챠를 설명하는 글을 읽었습니다. 기억에 남아있는 내용은 이렇습니다. 일본 모바일 가챠 게임은 접하는 입장에서는 단순해 보이지만, 사실 꽤 복잡한 구조로 되어 있으며 그것이 사용자들의 커뮤니티와 어울려 매우 복잡한 대응을 요구한다고 합니다. 카드 한 장을 넣고 빼는 것이 단순한 문제가 아니었던 것입니다. (이건 지금도 그럴 겁니다) 그래서 보상 카드를 추가함에 따라 생기는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시스템이 컴플리트 가챠였다고 합니다. 소비자를 속여서 돈을 벌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사용자들을 붙잡기 위해 꽤 고심한 결과 나온 시스템이었던 것입니다. 내용을 모르면 원인과 결과를 완전히 오해할 수 있었던 겁니다. 이 글 말고도 비슷하게 몇 번 사고의 전환이 되는 순간이 있었는데, 글이 너무 길어지니 생략하겠습니다. 중요한 것은 문제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필자는 F2P와 IAP를 여러 이해가 얽혀있는 관계로 보고 있습니다. 그것은 플랫폼의 한계 안에서 사용자의 요구를 회사가 수용하고, 그 결과를 사용자가 선택함으로써 만들어지는 관계입니다. 몇 가지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모바일 유통은 기기의 화면이 작아서 노출에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일단 상점에 노출되기 위해 순위권에 들어가야 합니다. 따라서 일단 다운로드수를 늘릴 수 있는 F2P 방식은 대단히 유효한 전략입니다. 반대로 구매 장벽이 있는 게임은 상대적으로 상점에 노출되기 어렵습니다. F2P와 IAP가 회사에 게임을 운영해야 하는 책임을 부여하고, 사용자는 게임의 지속적인 운영을 통해 사용자 간의 소통을 지속 할 수 있다는 추측도 해볼 수 있을 겁니다. 보통 F2P 게임들은 전체 사용자의 2% 남짓한 이들만이 돈을 쓴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중 1%가 게임을 운영할 수 있게 할 만큼 많은 돈을 쓴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그들이 게임에서 어떤 발언권을 가지는지 그리고 회사가 어떻게 대응하는지 등을 생각해 볼 수도 있습니다. 각 사항에 따라 선택의 주도권이 어디에 있는가 하는 차이는 있을 겁니다. 이에 따라 많은 문제가 발생하긴 하지만 결국, 상호 이해에 따라 서로 눈치껏 선택하는 관계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극단적으로 사용자가 주도권을 빼앗기는 상황, 어딘가에는 정말 소비자를 속여서 돈을 벌 생각으로 게임(?)을 만드는 회사도 있을 겁니다. 그리고 어딘가의 석유 재벌이 그런 게임에 엄청난 돈을 쏟아붓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에 대한 비판은 많습니다. 그러나 그런 비판들은 “게임이 나쁘다”라는 결론에서 더 나가질 않습니다. F2P와 IAP가 만드는 1%의 소비자가 전부 재벌은 아닐 겁니다. 정말 피해를 보고 있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대단히 복잡한 책임과 윤리 문제가 발생합니다. 게임에 과몰입된 사람의 책임은 과연 어디까지일까요? 게임이 정말 그런 문제를 만든다면 어떤 대응을 해야 할까요? 굉장히 치열하게 논의해야 할 문제일 텐데, 보통 언젠가는 정부가 규제라도 해주겠지 하는 수준입니다. 더불어 업계는 편한 대로 입을 다물고 있습니다. 이러니 진전이 없습니다. 만약 규제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불만스런 회사를 움직이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해외에서는 소비자 단체의 압력에 의해 모바일 게임 유통의 양대 산맥인 애플의 앱스토어와 구글의 플레이 스토어가 F2P 게임에 대해 “무료”라는 말을 쓰지 못하게 되었지만, 우리는 아직도 다들 무료 게임이라고 말하고 생각합니다. 장기적으로는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으나, 당장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면 충분한 대응이라 보기 어렵습니다. 이런 문제는 무엇이 원인이고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F2P와 IAP는 하나의 이론으로 명쾌하게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게임이 사용하는 IAP 방식만 분류해도 책을 한 권 쓸 수 있을 겁니다. (지금도 계속 발전과 변화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일단 문제를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나쁜 게임”이라고 덮어두고 비판할 것이 아니라, 무엇이 원인인지 파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이 질문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봅시다.

“F2P와 IAP는 정말 그렇게 간단한 문제일까요?“



2016. 4. 6.

LIEVE OMA


플랫폼: 윈도우, 맥, 리눅스
가격: $3.99
편의: 인간적임
제작: Florian Veltman
좌표: itch.io




어린 제가 자랄 수 있도록 보살펴주신 할머니는 제 삶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이었습니다. 
남을 보살필 줄 아는 책임감 있는 사람이 될 수 있게 우리를 도와준 사람을 우리는 모두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짧은 이야기를 담은 이 게임은 그들에게 바치는 송시입니다.

My grandmother is probably the most important person ever to me, 
as she provided me with the stability and care a child needs growing up.
We all have or have had people helping us become a responsible and caring person, 
and this short narrative game is an ode to these people.



 [LIEVE OMA]는 분명 잘 만들어진 게임은 아닙니다그러나 무척 마음에 드는 게임입니다게임에서 플레이어는 플레이어를 생각해주는 할머니와 숲을 걷게 됩니다숲속에서 할머니와 함께 대화를 나누며저녁에 요리할 버섯을 찾는 게임입니다.

게임의 기본을 따지자면 참 엉성합니다게임 패드로 게임을 한다면 마구 돌아가는 카메라에 당황할 겁니다키보드와 마우스로 하시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플레이어의 과제인 버섯 캐기도 제대로 안 될 겁니다버섯 근처에서 키를 연타하며 돌아다녀야 합니다이처럼 기본적인 기능조차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게임이고 그래픽도 썩 대단치 않습니다그런데도 이 게임은 사람을 포근하게 감싸주는 매력이 있습니다.

게임 속 할머니는 당신을 매우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입니다얼핏 무책임하고 생각 없는 노인으로 보일지 모릅니다그러나 실은 오랜 세월 쌓아온 지혜와 눈썰미를 가진 따뜻한 사람입니다게임 속에서 같이 걷다 보면 그녀의 주위를 맴도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플레이어의 이야기를 들어주고따듯한 조언을 건네주는 사람 곁에 머물고 싶어 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단순한 게임 캐릭터가 아니라현실의 소중한 누군가를 당신에게 소개하는 게임입니다.

분명 마음에 드실 겁니다.

나를 생각해주는 또는 생각해 주었던 소중한 사람을 추억할 수 있는 게임은 흔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