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찾아보기

2019. 1. 31.

기사 갈무리 - 1 -


 뜨끈한 방바닥에서 뒹굴거리느라 '시작해야지’ 딱지만 붙여놓고 있던 프로젝트를 시작합니다. 필자는 게임 기사를 읽기위해 RSS에 10개 정도의 사이트를 등록해 두고 있습니다. 별로 많지 않은 것 같지만 그것만으로도 하루에 수백개의 기사가 밀려듭니다. 그러나 읽을 가치가 있는 기사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게임에 대한 자세한 분석이라던가, 생각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의견이라던가, 또는 게임에 얽힌 흥미로운 이야기를 전달하는 기사를 갈수록 찾아보기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게임 잡지를 중심으로 기사가 작성되었고, 잡지의 편집 방향에 맞는 다양한 종류의 기획 기사가 쓰였지만 웹으로 환경이 옮겨오고 나서 기사의 호흡이 짧아지고, 그 깊이가 얕아지면서 클릭만 되면 그만인 기사가 지나치게 늘어났다는 생각이 듭니다. 간단하게 말해서 광고인지 기사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 기사가 너무 많습니다.

 그래도 정말 이따금 단챠에서 SSR 튀어 나오듯이 좋은 기사가 눈에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워낙 기사가 많이 쏟아지다 보니 그런 기사는 금방 묻히고 맙니다. 그래서 좋은 기사를 기록하고 또 찾아볼 수 있도록 따로 정리해 두는 일을 오늘부터 시작해보려고 합니다. 해당 게시글은 “갈무리” 테그로 정리할 생각입니다.


2019. 1. 25.

The Weight She Carries


그녀가 나르는 무게

장바구니를 들고 너무 짧지도 길지도않은(대략 200미터 남짓한) 거리를 이동하는 동안 즐기는 게임

안나 안스로피 2018.


과학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우리의 세계를 공허속에서 회전하는 돌로 인지한다. 마치 떨어져 굴러가기 시작한 공처럼. 그러나 다른 시대는 다른 이야기를 들려준다. 떠돌고 맴돌지 않는 그 시대의 세계는 강력한 존재에 고정된 지물이다. 그것은 거북이거나, 코끼리거나, 용일 수도 있고 인간일 때도 있다. 그러나 내 경험을 토대로 말하건데, 만약 누군가 그 짐을 짊어져야 한다면 그 존재는 분명 여성일 것이다. 나는 그녀가 그만둔 이유를 상상해본다.


장바구니를 들고 너무 짧지도 길지도않은(대략 200미터 남짓한) 거리를 이동하는 동안 즐기는 게임

장바구니는 세계다. 무슨 의도로 세계를 만들었는지 결정해보라. 어쩌면 당신은 즐거운 호기심이 머무는 짧은 영겁의 시간동안 그것을 완성시켰는지도 모른다. 다음은 그 세계의 주민이 어떻게 당신의 의도를 외곡했는지 결정해보라. 어쩌면 그들의 호기심이 그들로 하여금 서로를 갈라놓고 실험하게 했을지도 모른다. 당신은 이러한 결정을 장바구니를 들고 이동하거나, 장바구니를 꾸리는 동안 해볼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은 세계를 나르고 있다. 장바구니를 들고 이동하는 동안, 스스로에게 질문해보자:

● 예상에 비해 많은 책임이 필요한가?
● 그들은 당신의 노력에 합당한 존재인가?
● 그들이 당신을 위해 한 것이 있는가?
● 세상을 내려놓는 다면 무엇을 하고 싶은가?

장바구니를 내려놓은 뒤 세계의 운명을 결정짓도록 하자. 당신은 세계를 불태워 버릴것인가, 공허로 내던질 것인가, 또는 조금 더 그것을 짊어지겠는가?


플랫폼: 웹
가격: 무료
편의: 롤 플레잉
제작: anna anthropy
좌표: itch.io

2019. 1. 9.

제프 카플란이 팬에게 보낸 편지 번역




 코타쿠에 흥미로운 기사가 있어 읽어보고 인상적인 편지가 있어 번역해 보았습니다. 오버워치 팬과 그 팬에게 답장을 보낸 제프 카플란의 편지입니다. 2017년 3월 비비안 필립스라는 흑인 여성 팬이 제프 카플란에게 편지를 씁니다. 오버워치의 다양성을 보여주려는 시도에 대한 생각과 더불어, 비디오 게임에 흑인 여성이 등장하지 않는 현실을 적은 편지였습니다. 아래는 기사에서 발췌한 그녀의 편지중 일부입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 주노 디아즈가 말했죠. ”왜 뱀파이어가 거울에 비치지 않는지 알아요? 사람을 괴물로 만들고 싶다면 부정하세요. 문화 레벨에서요. 그들이 비치지 않게 만드는 거죠.“ 카플란, 저는 제가 사회에서 괴물처럼 느껴져요. 비디오 게임 주인공으로 활약한 흑인 여성은 세명밖에 댈 수 없어요. [워킹 데드]의 클레멘타인, [리멤버 미]의 닐린, [레프트 4 데드]의 로셸. 최악은 제가 그걸 납득해버린다는 거죠.

제게 게임을 팔기 위해 백인 남성 캐릭터가 게임 광고에 나오죠. 심지어 캐릭터 커스터마이즈가 가능한 게임에서요. 저는 그것도 납득해 버리고는 해요. 젠더를 떠나서 흑인 캐릭터가 게임의 조연이라는 것을 납득해 버리고 말죠. 이따금 제 젠더와 인종, 둘중 하나를 고르라는 선택을 개발자가 ”다양성“으로 만들어도 납득해야만 해요. 그 두 개를 합칠 생각은 하지 못하죠.


이에대해 제프 카플란은 장문의 편지로 답장했습니다. 이 편지에는 개발자로써 게임을 만드는 직업에 대한 그의 생각과 그 생각에 영향을 준 일화가 담겨 있습니다. 최근 오버워치의 행보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있을 수 있고, 필자도 다소 비판하는 부분이 있지만 그의 열정과 비전에는 박수를 보내고 싶어집니다. 아래는 편지 번역문입니다.

원본은 기사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비비안에게,

지난 주 저에게 당신의 멋진 편지가 도착했으나 빨리 답장하지 못해 미안합니다. 여행중에 읽은 당신의 편지는 요즘 비디오 게임에 대해 가지고 있는 당신의 인식을 오버워치가 어떻게 바꾸었는지에 관한 굉장히 힘있고 감동적인 내용이었습니다.

저는 29살 때부터 생계를 위해 비디오 게임을 제작해 왔습니다.(당시에 스스로 꽤 늙었다고 생각했답니다) 이제 44세가 된 저는 가끔 제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을 해서 정말 행운이라고 떠들곤 합니다. 이건 “진짜 직업”이라고요. 이 업계에서 일하기 전부터 말이지요. 우리는 정말 열심히 일하고 우리의 일을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입니다. 그것이 재미있는 오락을 만드는 일이라 할지라도요. 사람을 웃게하고, 미소짓게 하고, 단 몇분이라도 이따금 현실이 던지는 현실의 각박함을 잊을 수 있게 하는 오락이죠.

한동안 저는 제가 생계를 위해 하는 일이 사회에 공헌하는 바...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제 게임 제작자로서의 족적이 작게 남는 것이 적당하다고 생각했지요.

10년 전, 정말 큰 일이 저를 바꾸어 놓았습니다. 그 때 저는 버닝 크루세이더(와우의 확장팩)의 리드 디자이너였죠. 우리 스튜디오에 에즈라 채터튼이라는 사람이 방문했었습니다. 그의 아버지인 마이카가 메이크어위시를 통해* 그를 데려온 것이었어요. 에즈라는 말기 병으로 매우 힘든 치료를 받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그는 약한 몸 때문에 침상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았어요. 에즈라와 마이카는 마이카의 노트북으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즐겼다고 합니다. 에즈라가 현실에서 잠시 벗어나기 위해서요. 그게 유일하게 남은 아들과 아버지의 놀이였습니다. 야구를 하거나 공원을 걷는건 그들에게 어려운 일이었으니까요.

에르자가 스튜디어에 왔고 그것은 우리 모두의 열정에 불을 지폈습니다. 그가 우리의 앞에 섰습니다. 우리를 이끌었지요. 그는 컨셉 아트와 디자인까지 가지고 왔습니다. 그날 우리 모두는 에르자를 선두에 두고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만들었습니다. 그가 떠난 그 날, 저는 이제까지 느껴보지 못한 감정의 소모를 경험했습니다. 조용한 차안에 앉아 혼자 생각했죠. “누군가의 일생 유일의 소원이 바로 우리와 함께 게임을 만드는 것이라니.” 제 단 한가지 소원을 무엇인지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일생 단 하나의 소원” 이 개념은 너무나 강력해서 이전까지 비디오 게임을 만드는 일에 느끼던 제 감정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지요.

여전히 저는 우리가 하는 일이 과학자, 소방관, 의사, 연구가, 사회 봉사자에 비하면 고귀한 일이 아니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제 역할에 대한 생각은 바뀌었습니다. 우리는 최근 3천만명이 오버워치를 플레이 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아직도 그저 천문학적인 숫자처럼만 느껴집니다. 꼭 모노플리 게임의 가짜 돈 처럼요. 어떻게 3천만이나 되는 숫자를 가늠해야 될지 모르겠어요. 저는 열렬한 하키 팬이라서 하키 경기장이 2만명의 사람으로 가득 찬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잠깐 상상해 볼까요? “우와, 하키 경기장에 있는 사람들 전부에 영감과 영향을 준다는건 진짜 대단한 일인데?” 정말 강력하고 압도적인 상상이지요. 그런 머리를 가진 사람이 3천만명을 어떻게 가늠해 볼 수 있겠어요?

저는 제가 많은 부족함에도 불과하고 굉장한 운으로 이 자리에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갑작스럽지만 저와 제 팀이 굉장한 기회를 가졌다는 것 또한 알게 되었죠. 우리는 많은 사람들에게 닿아 그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우리가 원하건 원치 않건간에 우리가 만든건 대중 문화의 일부입니다. 당연히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청렴한 창의성 이기 때문에 우리는 결코 정치를 위해 비전을 희생하지 않을 겁니다. 그러나 게임을 만들면서 우리는 세상이 얼마나 굉장한지, 세상을 살고있는 멋진 사람들의 다양성이 얼마나 강력한지 그것에 빨려들 수 밖에 없었습니다.

우리는 많은것들에 대해 무지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가 누구인지 배우고 싶어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우리라는 사실, 모두가 각자라는 사실을 축하하고 싶어하죠. 저희 팀은 이따금 그것을 잘못 짚을 수도 있습니다. 게임을 발매할 당시에는 70명 밖에 되지 않았고 지금도 100명이죠. 우리가 모든 삶을 대변하는 것은 불가능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열린 마음과 긍정의 힘을 믿고 있습니다. 저는 최근 다이스 서밋(DICE summit)*에서 발표를 했습니다. 여기에서 볼 수 있어요. https://www.youtube.com/watch?v=5-mh2hJDaGQ (편지에 URL 주소를 써서 미안해요)

제게 있어 중요한 사실은 사회에 영향을 끼치고 대변하는 위치에 있는 이들이 지극히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표현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지금 당장은 우리가 캐릭터에게 다른 배경 설정을 부여하면 논란이 입니다. 우리가 영웅이 레즈비언이라는 것을 밝히면 그건 꽤 사건이되지요. 그러나 언젠가 그것은 그리 큰일이 아니겠죠. 그것이 특별한 것이 아니어야 합니다. 우리는 당연한 것이 당연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제 소망은 제 팀이 다양한 삶과 시각을 보여줄 수 있는 더 많은 영웅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의 속에 깨어나기를 기다리는 영웅이 있다는 것을 깨닳을 수 있도록 말이죠.

지난 15년간 저는 제가 하는일이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은 다르게 느낍니다. 우리가 옳은 일을 하기로 결정했다면 그것은 중요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세상은 끔찍한 상태고 유례없이 어둡다는 시각을 받아들이기 쉽습니다. 그러나 저는 우리가 도전하기를 희망합니다. 그들이 세상의 다른 면을 볼 수 있도록 말이죠. 세계는 놀랍고 멋진 곳이고 지구를 공유 하고 있는 이들은 모두 다른 이유로 특별한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볼까요? 닥터 윈스턴이 달에서 어린 윈스턴에게 말했듯이 - “세계를 결코 보이는대로 받아들이지 말라, 무엇이 될 수 있는가를 바라보라”

편지 감사해요 비비안. 가슴에 와닿았고 제가 매일 무엇을 해야할지 되세겨 주었어요. 제 팀과 당신이 준 영감을 공유하고 좋은 일을 할 수 있도록 열심히 일 할께요. 우리가 실수할 때 용서해주길 바래요. 우리의 좋은 의도가 증명되었으면 좋겠어요.


*메이크어위시: 난치병으로 투병하는 아동들의 소원 성취를 위해 만들어진 비영리 재단
*다이스 서밋(D.I.C.E SUMMIT): 1996년 설립된 The Academy of Interactive Arts & Sciences (AIAS)에서 1998년부터 매년 개최하고 있는 시상식(DICE Awards) 이전에 갇는 개발자들의 프레젠테이션 행사.


2019. 1. 8.

Witchy workshop




 [Witchy workshop]은 골드 버그 장치를 만드는 퍼즐 게임입니다. [요절복통 기계(The Incredible Machine)]로 시작하여 많은 작품이 나온 장르이지만, 이 게임만의 독특한 특징이이 매력적이라 소개합니다. 마녀와 마녀의 조수 강아지가 퍼즐을 푸는 설정을 사용한 게임은 마법을 사용하여 사물에 다양한 속성을 부여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게임을 대단하게 바꾸거나, 굉장한 장치는 아니지만 사용하기에 따라 퍼즐을 풍성하게 만들 수 있어 재미있는 아이디어 입니다.(데모에서는 생각보다 이를 잘 활용하는 레벨이 없어 아쉽습니다) 게임에 포함된 사전이나 지문을 보면 설정에 공을 많이 들인 티가 나는 만큼 앞으로의 발전이 기대됩니다.(사전의 폰트가 보기 힘드신 분은 게임 옵션에서 폰트를 변경할 수 있습니다) 개발중인 데모인 만큼 다소 다듬어 지지 않은 부분이 있지만 게임의 특징을 개성있게 드러내는 테마와 아기자기한 그래픽이 마음에 드는 작품입니다.

데모 버전에 대한 사용자의 의견을 듣기 위해 게임안에 구글 설문 폼으로 바로 이동하는 버튼이 있는 것이 인상깊습니다. 최근 번거로운 메일이나 포럼이 아닌 게임에서 바로 의견 수렴이 가능하도록 배려하는 게임이 늘고 있는데, 더 많은 게임이 새로운 방식을 도입했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플랫폼: 윈도우
가격: 무료(데모)
편의: 30분 
제작: Deerbell
좌표: itch.io

2019. 1. 7.

Nonsense at Nightfall




 이따금 잠이 오지 않으면 이런저런 망상을 하곤 합니다. 때로는 제법 괜찮은 망상이 떠오르기도 하는데, [Nonsense at Nightfall]은 그런 망상의 일부가 게임의 된 것 아닌가 싶은 작품입니다. 게임은 게임보이 특유의 표현으로 기이한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화면이 흔들리는 효과라거나, 효과음 같은 소소한 부분에서 기기의 향수를 느끼게 합니다. (배경사물에 유명한 게임보이 게임의 오마쥬가 들어있기도 합니다) 그런 과거의 추억에서 재미를 느끼지 못하더라도, 간단한 어드벤처 게임으로 구성된 게임의 퍼즐과 이야기는 꽤 흥미롭습니다. 꿈처럼 황당하고 앞뒤 개연성 없는 전개가 특유의 단순한 그래픽과 어울려 경쾌한 분위기를 만들어 냅니다. 30분 정도의 짧은 게임인데, 워낙 전개가 희한한 게임이라 꽤 긴 게임을 즐긴 것 같은 여운이 남습니다.


플랫폼: 윈도우
가격: 무료
편의: 쉬움, 30분
제작: Siegfried Croes
좌표: itch.io


PS. 키 배치가 독특한 게임이라 메모 남겨 놓습니다. 
(게임보이 오마쥬일까요?)

방향키 / WASD / ZQSD: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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