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끈한 방바닥에서 뒹굴거리느라 '시작해야지’ 딱지만 붙여놓고 있던 프로젝트를 시작합니다. 필자는 게임 기사를 읽기위해 RSS에 10개 정도의 사이트를 등록해 두고 있습니다. 별로 많지 않은 것 같지만 그것만으로도 하루에 수백개의 기사가 밀려듭니다. 그러나 읽을 가치가 있는 기사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게임에 대한 자세한 분석이라던가, 생각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의견이라던가, 또는 게임에 얽힌 흥미로운 이야기를 전달하는 기사를 갈수록 찾아보기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게임 잡지를 중심으로 기사가 작성되었고, 잡지의 편집 방향에 맞는 다양한 종류의 기획 기사가 쓰였지만 웹으로 환경이 옮겨오고 나서 기사의 호흡이 짧아지고, 그 깊이가 얕아지면서 클릭만 되면 그만인 기사가 지나치게 늘어났다는 생각이 듭니다. 간단하게 말해서 광고인지 기사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 기사가 너무 많습니다.
그래도 정말 이따금 단챠에서 SSR 튀어 나오듯이 좋은 기사가 눈에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워낙 기사가 많이 쏟아지다 보니 그런 기사는 금방 묻히고 맙니다. 그래서 좋은 기사를 기록하고 또 찾아볼 수 있도록 따로 정리해 두는 일을 오늘부터 시작해보려고 합니다. 해당 게시글은 “갈무리” 테그로 정리할 생각입니다.
“The story behind of the oblivion mod Terry Pratchett worked on – Lead the way, Vilja!”
유로게이머 2019/01/31
Cian Maher
“테리 프리쳇이 참여한 오블리비언 모드의 뒷 이야기 – 앞장서요, 빌야!”
기사는 오블리비언의 컴퍼니언모드 제작자가 우연히 유명한 소설가 테리 프리쳇과 연락이 닿아 그와 함께 모드를 만들어 가는 과정을 서술하고 있습니다. 오블리비언 모드 제작자 엠마는 그녀가 사용할 목적으로 “빌야”라는 노르드 연금술사 컴퍼니언 모드를 제작합니다. 그러다 컴퍼니언 모드 1.0 버전이 공개되고 3개월이 지난 2010년 3월의 어느날 그녀는 테리 프리쳇으로부터 메일을 받게 됩니다. 모드에 대한 칭찬과 모딩 커뮤니티에 대한 찬사가 담긴 메일이었습니다. 그녀는 메일을 보낸 사람이 정말 그 유명한 소설가인지 아닌지 확신은 없었지만 어쨋거나 답장을 보냈고, 그 이후 그녀는 테리 프리쳇으로부터 그녀의 모드에 대한 소감과 함께 소소한 요청을 받게 되었다고 합니다.
한번은 엠마가 “고블린 평화조약 목걸이”를 만들어 테리 프리쳇에게 주었습니다. 그가 빌야와 함께 고블린에게 공격받지 않고 고블린 동굴에서 고블린을 조사하길 원했기 때문입니다. 목걸이를 받은 테리 프리쳇은 빌야와 함께 고블린 동굴에서 고블린을 조사하기 시작했고, 그 경험을 토대로 빌야를 위한 새로운 대사를 작성해 주었습니다. 이후 테리 프리쳇은 본격적으로 엠마와 함께 빌야를 만들게 됩니다. 도둑길드와 얽힌 빌야의 대사 과반을 그가 제작했을 정도로 말이죠.(전설적인 작가에게 대사를 받다니 이게 상업 프로젝트였으면 대체 얼마짜리 작업이었을지...) 이후 찰스라는 모더도 참여해 셋이된 팀은 당나귀를 끌고다니는 모드를 만들면서 모드 제작을 이어가게 됩니다.
컴퍼니언 모드 빌야에서 가장 중요한 기능은 빌야가 플레이어의 앞에 서서 길을 찾아주는 기능입니다. 그 기능은 사실 알츠하이머로 기억에 어려움을 겪는 테리 프리쳇을 위해 만들어진 기능이었습니다. 기술적인 어려움에도 불과하고 그들은 그 기능을 완성시켰고, 그것은 테리 프리쳇만이 아닌 다른 이들에게도 인상적인 것이었습니다. 플레이어는 이제 빌야가 어디로 갈지 알고 그녀의 곁에서 함께 걸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빌야는 단순한 컴퍼니언 모드가 아니라 셋의 상상력이 깃든 한명의 인물이 되어 있었습니다.
이후 테리 프리쳇은 엠마를 그의 소설 출간 파티에 초청했습니다. 그리고 그의 디스크 월드 소설인 “Snuff“에는 그가 빌야와 함께 고블린 던전을 탐색한 경험에 영감을 받은 부분이 실려있다고 합니다. Cian Maher의 기사는 게임과 모드에 얽힌 사람들의 따뜻한 이야기를 테리 프리쳇이 남긴 말과 함께 끝맺습니다.
이 글은 프리쳇이 남긴 말로 시작했다. ”지능이 아닌 상상력이 우리 인간을 만든다.“ 빌야를 만든 상상력은 프리쳇을 위한 모드 그 이상이다. 그리고 그 아름다움은 절대 과대평가 할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