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찾아보기

2017. 12. 27.

제노블레이드 클로니클2





 세대를 마무리하는 시대. 80년대부터 비디오 게임을 접한 세대가, 하드웨어 성능의 한계와 개발 기술 부족 때문에 이상으로 덮어두고 있던 게임을 현실로 구현할 수 있는 시대. 최근 콘솔 게임에서 느끼는 감상이자, [모놀리스 소프트웨어]의 신작 [제노블레이드 클로니클 2]에서 느낀 감상입니다. 소니의 플레이 스테이션과 그 후속기 플레이스테이션2를 관통하는 일본 롤플레잉 게임의 황금기. 그 시절에 꿈꾸던 롤플레잉 게임을 지금 만난다면 어떤 느낌일까요?

 [제노블레이드 클로니클2]의 이야기는 장르의 왕도라고 할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소년이 소녀를 만나고, 동료와 함께 성장하며 세계를 구한다. 개성있는 등장인물의 사정과 감정을 담은 다양한 이야기가 힘입고 흡입력 있게 전달됩니다. 이야기를 이루는 각 사건의 맥락이나 당위성을 따지면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캐릭터 중심의 드라마로 즐기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합니다. 시리즈 전통의 훌륭한 음악은 물론 캐릭터의 표정을 세세하게 표현하는 연출이나, 감정을 잘 전달하는 성우의 연기가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그러나 최근 일본의 일부 애니메이션과 라이트 노벨에서 보이는 고민 없는 성차별과 성희롱 그리고 그에 기반을 둔 캐릭터 설정이 이야기의 수준을 심각하게 떨어트리고 있습니다. 게임 세계의 설정과 전혀 관계없는 단어가 나오고, 여성 비하 표현이 서슴없이 반복되며 캐릭터의 외형과 연출은 지나치게 노골적입니다. 해당 문화에 이해를 두고 있는 특정 소수를 위한 게임이 아니라, 다수에게 선보일 작품이었다면 어느 정도 선을 긋고 자제해야 했습니다. 게임의 세계에 그러한 설정을 녹여내지 못하고, 그대로 가져다 쓰면서 기껏 잘 만들어진 캐릭터와 드라마가 흔한 애니메이션과 라이트 노벨의 변주로 추락한것은 정말 아쉬운 일입니다. 특정 취향에 집중할게 아니라 게임의 세계와 설정으로 완결될 수 있는 이야기에 더 신경 써야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게임의 무대가 되는 시리즈 특유의 세계와 그 세계를 모험하는 느낌은 이번 작에도 충실하게 잘 살아 있습니다. 거대한 생물 위에서 살아가는 세계의 모습을 아름답게 표현한 그래픽과 인상적인 장소로 가득한 필드는 이번에도 즐거운 경험을 만들어 냅니다. 그러나 의도를 찾기 어려운 불친절한 구성과 심각할 정도로 불편한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경험을 그 크게 해칩니다. 게임의 지도가 보기 어려운 문제는 최근 패치로 인해 해결되었지만, 특정 지역을 이동하기 위해 스킬을 체크하는 구성은 귀찮고 불편할 뿐입니다. 그 밖에 의도가 읽히지 않는 불편함이 곳곳에 산재해 있는데, 이는 게임을 다듬을 시간이 없어서 내버려 둔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듭니다. 일부 텍스쳐가 로딩이 되지 않는다거나, 게임이 강제 종료되는 문제를 보면 제대로 다듬지 못하고 발매한 것 같다는 심증이 더욱 굳어집니다.

게임의 다듬어지지 못한 인상은 게임의 가챠에서도 강하게 느껴집니다. [제노블레이드 클로니클2]에는 플레이어 캐릭터가 사용하는 무기이자 동료에 해당하는 “블레이드”를 가챠로 소환합니다. 블레이드는 종족, 성별, 속성, 무기 종류가 랜덤하게 조합되어 소환되는 일반 블레이드와 고정된 조합과 특수한 능력을 지닌 레어 블레이드로 나뉘는데 일반적으로 플레이어는 레어 블레이드로 진행하게 됩니다. 레어 블레이드는 이벤트도 별도로 준비되어 있어서 게임을 풍부하게 즐기기 위해서는 레어 블레이드 육성이 필수입니다. 문제는 이 레어 블레이드의 소환 확률이 게임 진행에 지장을 줄 정도로 낮다는 것입니다.

[제노블레이드 클로니클2]의 전투는 꽤 복잡한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이는 게임을 진행하며 차근차근 배우게 되는데 레어 블레이드가 잘 나오지 않다 보니 게임을 배워야 할 시기에 필요한 블레이드가 없어서 게임을 제대로 익히지 못 하는 일이 자주 일어납니다. 특히 “드라이버 콤보”라는 시스템에서 이 문제가 두드러지는데, 특정 무기를 지닌 블레이드만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 있고 이 폭이 지나치게 좁아, 기껏 만들어둔 시스템을 플레이어가 제대로 배우기도 어렵고 활용하기 어렵습니다. 공략을 통해 미리 알고 진행한다고 가정해도, 어떤 블레이드가 나올지는 무작위고 플레이어가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어서 필요한 블레이드가 적재적소에 배치될 확률은 극히 낮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알고는 있었는지 진행을 통해 반드시 주어지는 블레이드만으로도 진행할 수 있게 조절되어 있긴 하지만, 이는 반대로 원치 않는 블레이드를 강제로 사용해야 하는 또 다른 문제를 만들 뿐입니다.

또한 블레이드의 육성에는 많은 시간이 들고 게임 후반에 즐길 수 있는 켄턴츠는 충분히 않기에 블레이드를 얻기 위해 게임 후반을 소모하고, 블레이드를 얻고 보면 정작 육성할 수단은 단순한 노가다 밖에 남지 않는 상황도 벌어집니다. 플레이어의 학습 단계와 블레이드의 육성에 드는 시간을 생각해 보면 게임 중반쯤에는 모든 블레이드를 소유하고, 그 블레이드를 캐릭터 간 자유롭게 사용 가능해야 게임을 부드럽게 즐길 수 있을법 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레어 블레이드는 잘 나오지 않고, 캐릭터 간 이동도 제한되어 있어서 멋대로 나오는 레어 블레이드를 어떻게든 굴려서 어렵게 게임을 진행하고, 원하는 레어 블레이드의 육성은 게임의 엔딩후에 별도로 진행해야 하는 기이한 상황이 벌어집니다. 레어 블레이드를 엔드 컨텐츠로 사용할 목적으로 디자인했다면 2회차로 계승이라도 할 수 있어야 했는데, 아예 2회차 플레이 조차 없으니 그저 게임을 못 만들었다는 말 말고는 할 말이 없습니다.

레어 블레이드에 관한 문제는 각 블레이드의 이벤트와 육성에도 산재해 있습니다만, 전부 서술하자면 글이 지나치게 길어지고 이미 엉망진창인 시스템의 설명에 더 시간을 쓰는 것은 의미가 없으니 전투로 넘어가겠습니다. [제노블레이드 클로니클2]의 전투는 게임의 복잡한 전투 시스템을 배우고 응용하는 과정이 재미있어서 이에 익숙해지는 후반까지는 즐겁게 즐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게임 후반으로 가면 적들의 패턴이 매우 단순해집니다. 전투 규칙상 시간이 흐를수록 플레이어가 강해지는 구조이기 때문에, 균형을 맞추기 위해 후반의 적은 시간이 흐르면 즉사 공격을 사용하는 패턴이 많습니다. 이렇다 보니 게임 후반은 적의 패턴에 따른 대응이나 전략보다는 얼마나 빠르게 적을 지우는가에 초점이 맞추어집니다. 결국, 적의 체력을 절반 정도 깎고 강한 콤보로 한 번에 지워버리는 패턴이 반복됩니다.

이러한 전투 전략의 부재는 아마도 레어 블레이드의 등장 확률이 낮고, 제대로 조합하기 어렵다는 문제로 인해 레어 블레이드의 개성에 따른 역할을 상대적으로 낮추고, 적당히 속성만 맞추면 게임을 클리어 할 수 있도록 조절한 결과 아닐까 생각됩니다. 블레이드의 캐릭터 간 이동만 자유로워도 덜 할 문제였을 텐데, 게임의 설정과 가챠를 맞추기 위해 내린 결론이라 볼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아도 가챠는 더 중요한 설정과 충돌하고 있어서 도대체 왜 이렇게 만든 것인지 의도를 알 수가 없습니다. 아무리 좋게 해석하려고 노력해 보아도 [제노블레이드 클로니클2]의 가챠는 플레이어에게 불편을 주고 경험을 해치는 아주 잘못된 시도입니다. 게임의 용병 시스템을 생각해 보면 모바일 게임의 구성을 도입해보자는 욕심 아니었나 싶지만, 그렇다면 정말 과욕이 부른 참사입니다.

 소년과 소녀가 만나는 왕도 스토리, 풍부한 캐릭터의 설정과 그들이 이루는 이야기는 그 시절의 좋은 기억이 틀리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그러나 그 시절의 이야기는 결국 과거의 추억일 뿐 지금 해야 할 이야기는 할 수 없음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게임의 이야기는 과거에 갇혀있고, 현재에서 빌려온 유산은 소수의 취향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게임이 고집스럽게 집어넣은 구성 또한 지금 즐기기에는 너무 불편하고 번잡합니다. [제노블레이드 클로니클2]로 만난 과거의 꿈은 생각만큼 아름답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의미가 없지는 않습니다. 세대를 마무리하는 시대에 과거를 만나는 이유는 과거에 작별을 고하기 위해서이기 때문입니다.


작별 인사를 위한 만남 - [제노블레이드 클로니클2]


2017. 12. 14.

Vengeance




 [Vengeance]는 플레이어의 행동을 학습하는 적과 겨루는 간단한 슈팅 게임입니다. 실상은 플레이어의 행동을 그대로 거울처럼 따라 할 뿐이지만, 레벨 구성과 약간의 변수를 넣는것을 통해 나와 비슷한 실력을 지닌 적과 싸우는 느낌이 들도록 잘 만들어진 게임입니다. 생각해보니 과거에는 다소 복잡한 규칙을 가진 게임에서도 이러한 시도를 하는 게임이 있었는데, 최근에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아무래도 AI에 공을 들이는 것보다는 사람끼리 겨루게 하는 게 더 싸게 먹히기 때문 아닐까 싶습니다.

플랫폼: 웹
가격: 무료
편의: 쉬움
제작: Asi Epshtain
좌표: itch.io

2017. 11. 30.

The Zium Museum




 [The Zium Museum]은 가상 미술관입니다. 가상 공간에 마련된 건물 안에 여러 아티스트의 다양한 작품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현실의 물리 법칙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감상이 가능해서 진짜 흥미롭습니다. 전시된 작품도 뛰어나고, 배치도 잘 되어 있어서 보는 위치에 따라 다른 느낌을 받게 됩니다. 워낙 많은 작품이 전시되어 있어 일일이 말로 설명하기 힘듭니다. 그냥 한번 해보세요. 기대하는 것 이상을 보게 되실 겁니다. 저는 특히 최상층의 공간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플랫폼: 윈도우, 맥
가격: 무료
편의: 원하는 만큼 머무세요
좌표: itch.io

제작
The Zium Project was conceived, created and curated by Michael Berto 
(@thesaveroom) + (@pawsmenu) + (@thezium)
with environmental design 
+ modular environments 
by Quinn Spence (@QuinleySquare)


Animal Crossing Pocket Camp




 닌텐도의 사랑받는 게임 시리즈 [동물의 숲]의 최신작이자 최초의 모바일 발매 작품 [Animal Crossing Pocket Camp]는 전형적이고 평범한 모바일 게임입니다. 그리고 필자는 그게 너무나 싫습니다. 제작자의 의도를 존중하고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이 게임은 감정을 조절하기가 참 힘듭니다. 워낙 제가 좋아하는 게임이어서 그런가 봅니다.

 플레이어는 게임에서 두 가지 선택을 강요받습니다. 시간을 쓰든가 돈을 쓰든가. 물론 돈을 쓰지 않아도 즐기기에 크게 지장이 없습니다. 조금 불편할 뿐입니다. 그렇다고 돈을 쓰면 엄청나게 편해지는가? 그렇지도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돈을 쓴 사람과 쓰지 않은 사람 사이에 형편이 맞지 않아서일까요?

아니요.

이 게임은 플레이어에게 돈을 쓰라고 요구하지만, 플레이어가 너무 심하게 돈을 쓰는 것은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플레이어가 편안하고 즐겁게 즐길 수 있는 게임, 플레이어에게 해가 되지 않는 게임이 동물의 숲의 철학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모바일 게임은 플레이어게 해가 될 수 있는 게임이고, 동물의 숲은 모바일 또한 해가 될 수 있는 게임입니다. 플레이어가 의도치 않은 과소비를 할 수 있는 구성을 만들어 놓고, 그러하길 원치 않는 스스로 만든 모순에 끝없이 부딪히는 비운의 작품입니다.

모바일로 옮겨오면서 동물의 숲을 대표하는 특징도 포기해야 했습니다. 플레이어는 이제 구형의 작은 지구를 마음껏 뛰어다니는 대신 조각조각 찢어진 작은 공간에 갇혀 살아야 하고, 그렇게 좁아진 세계에서 동물들은 이제 집도 없이 살아갑니다. 심지어 대사와 행동마저 엄청 줄어들어서, 했던 이야기를 또 하고 튜토리얼 대사를 끝없이 반복하는 기이하고 무서운 행동마저 보입니다. 동물원에 갇힌 동물이 정신병에 걸리면 이상한 행복을 반복한다고 하던가요? 플레이어에게 보상과 만족을 주기 위해 존재하는 장벽이자 NPC로 전락해버린 동물들은 이제 보기 귀여운 것 이상의 의미를 같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플레이어의 친구에서 그저 동물원의 동물이 되어버린 겁니다.

터무니없이 잘려나간 공백은 이제 의미 없는 수치와 그 수치를 채우기 위한 시간과 그 시간을 줄이기 위한 돈으로 메워졌습니다. 동물은 레벨이 생겼고, 호감도가 생겼으며 레벨과 호감도를 더 높이기 위해 플레이어는 시간을 써서 캠프의 레벨을 올려야 합니다. 시간을 써서 레벨을 올리는 동물의 숲 게임이라니! 더군다나 구성이 깔끔하지도 않아서 플레이어가 손해를 보기에 너무나 좋습니다. (그 복잡한 내용을 여기에 길게 쓰고 싶지는 않습니다)

동물의 숲은 플레이어가 손해를 볼 수 없는 구조의 게임에서, 손해를 보고 그 손해를 매우기 위해 플레이어가 시간이나 돈을 써야 하는 게임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렇게 시리즈의 장점을 포기한 게임이 되면서도, 끝내 위험한 게임이 되고 싶지는 않았나 봅니다. 앞서 말했다시피 플레이어는 원한다면 돈을 써도 되고, 돈을 쓰지 않아도 큰 지장은 없습니다. 조금 불편할 뿐입니다. 물론 그 불편함을 참지 못한 나머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돈을 쓰는 사람도 있겠지만, 게임은 충분히 자신의 양심을 지켰고 철학을 관철했으니 핑계는 충분합니다.

이 게임은 이만하면 충분히 양심적인 게임입니다.
(함정 씨앗을 심어둔 곳에 플레이어를 떠밀고 있지만 어쨌거나 그렇습니다)
그러니 누군가 이 게임에 상처받는다면 그건 상처받는 사람의 잘못일 겁니다.
다른 모든 잘못된 선택을 내린 게임이 그렇듯이요.

천만에요.
부디 지옥에나 떨어지세요.


2017. 11. 27.

What Remains of Edith Finch





 걷는 게임의 목표는 게임이 의도한 분위기와 이야기를 온전히 플레이어에게 전달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걷는 게임은 플레이어가 게임에 변화를 만들어 내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게임이 변한다는 것은 게임의 분위기와 이야기가 틀어진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플레이어는 게임에 변화를 기대합니다. 플레이어는 게임에서 가치 있는 행동을 하길 원하며 그것은 게임의 변화로서 증명됩니다. 걷는 게임 또한 자세히 들여다보면 플레이어가 게임의 정보를 수집해서 이야기를 해석하는 상호작용을 하는 게임이지만, 이는 게임 밖에서 일어나는 변화이고 게임보다는 소설이나 영화에 더 가깝습니다. 그래서 걷는 게임은 게임이 아니라는 비평에 자주 직면합니다. 걷는 것, 게임에서의 이동만으로는 가치 있는 행동으로서 충분치 않다는 것입니다. 플레이어는 게임에서 변화를 기대하는데 게임은 변화를 원하지 않습니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이에 대해 기발한 답을 제시한 게임이 있습니다. 플레이어가 게임을 바꾸기 전에, 플레이어의 기대를 뛰어넘어 게임이 먼저 변해 버리면 어떨까요? [What Remains of Edith Finch]는 플레이어가 게임에 변화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게임이 만들어 둔 변화에 참여시키는 것을 통해 플레이어의 행동에 의미를 부여한 게임입니다. 게임의 구성은 일반적인 걷는 게임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플레이어의 조작은 억제되어 있고, 게임은 이야기와 분위기의 전달에 모든 자원을 투자합니다. 다만 특이한 점은 조작의 의미가 게임에서 거듭 변한다는 것입니다. 플레이어가 입력하는 방법(조작)은 같지만, 입력에 따른 게임의 반응, 즉 플레이어의 행동은 게임에서 변화를 거듭합니다. 이는 게임이 행동의 주체와 행동이 일어나는 무대를 급격하게 바꿀 수 있도록 이야기를 구성하고, 그에 따라 플레이어가 다양한 체험을 경험할 수 있도록 만듦으로써 이루어집니다. 플레이어는 게임의 급격한 변화에 적응하고 행동을 이해하는 것을 통해 재미를 느낍니다. 게임 전체가 조작하는 방법을 밝혀내는 퍼즐 또는 추리 게임처럼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일반적으로 플레이어가 게임에 흥미를 잃게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것은 꽤 단순한 이유입니다. 바로 준비해둔 변화의 품질이 엄청나게 뛰어나기 때문입니다. 게임은 플레이어가 만족할 만한 수준의 분위기를 만들어 내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들였고, 행동에 만족할 수 있도록 뛰어난 연출을 도입했습니다. 게임 전체가 집착에 가까울 만큼 높은 수준으로 완성되어 있어서 가능한 역할 전환입니다. 그러나 결국 급격하게 변화하는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 이야기의 맥락이 희미해졌다는 인상은 피하기 힘듭니다. 화려하고 인상적인 무대가 끝난 뒤에 남은 것은 완성된 이야기를 체험한 뒤에 남는 깊은 여운이 아니라, 도착지를 찾지 못한 공허함이었습니다. [What Remains of Edith Finch]는 체험을 다양하게 만들어 걷는 게임의 영역을 넓히는 것에는 성공했지만 게임의 변화가 이야기 전달을 방해하는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하지 못한 작품입니다. 이는 꼭 걷는 게임이라는 장르에 한정된 문제가 아니고, 당장 어찌 될 문제도 아니므로 이것을 걸고넘어지는 것은 억지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장르를 넘어 게임의 한계에 도전한 게임이니만큼, 그 한계에 부딪힌 결과를 보는 것은 복잡한 심경입니다.


플랫폼: PC, XBOX, PS4
가격: 2만 1천원
편의: 쉬움
제작: Giant Sparrow
좌표: 스팀

2017. 11. 22.

도박이라는 말과 도박이라는 낙인




 최근 해외에서 [스타워즈: 배틀프론트 2]에 대한 논란이 뜨겁습니다. 인터넷에서 생긴 여론에 힘입어 게임에 대해 잘 다루지 않는 주요 언론까지 해당 게임의 문제에 대해 다루고 있는 상황입니다. 대체 어떤 문제가 있었길래 이렇게 일이 커졌을까요?

[스타워즈: 배틀프론트 2] 문제의 시작은 랜덤 박스입니다. (해외에서는 lootbox라고 부릅니다) 현금을 주고 사는 상자에서 캐릭터와 능력을 확률적으로 얻을 수 있는데, 이것이 꽤 강력해서 게임에 불균형을 초래했습니다. 더불어 현금을 쓰지 않고 게임에서 얻을 수 있는 재화를 통해 캐릭터를 해제하려면 한 캐릭터에 대략 40시간이 소요되는 것이 논란이 되었습니다. F2P 게임이 아닌 AAA 게임의 가격(한화로 대략 6만 원)을 내고 산 게임이 추가로 돈을 내지 않으면 제대로 즐길 수 없는 겁니다.

따라서 인터넷을 중심으로 대규모의 반발과 불매 운동이 일어났고, 게임을 유통한 [EA]에서는 급하게 패치를 통해 캐릭터 해제에 필요한 재화를 낮추었습니다. 그러나 게임에서 얻는 재화 또한 같은 비율로 낮추는 얄팍한 수를 쓰는 바람에 여론의 비난은 더욱 거세졌습니다. 단단히 화가 난 각국의 소비자들은 접촉이 가능한 국회의원과 단체에 청원을 넣었고, 그것이 계속해서 기사화되었습니다.

정부와 단체에 들어간 청원은 게임의 판매 방식이 도박이기 때문에 도박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에 대해 정부와 단체는 게임의 판매 방식을 도박으로 볼 수 없다고 답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15일 벨기에의 *도박 협회(Gaming Commission)에서 게임에 사용된 판매 방식은 일부 도박으로 볼 수 있으며, 이 게임이 미성년자에게 판매 가능한 등급으로 분류되어 있어서 규제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서 다시 이 문제가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벨기에의 도박 협회가 어떤 해석을 했는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이 문제는 한번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랜덤 박스는 도박일까요?

답은 도박이 아닙니다. 그러나 도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랜덤 박스를 우리는 도박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법으로써 도박으로 정의할 수는 없습니다. 법이 정의하는 도박과 일상 회화에서 말하는 도박의 의미가 다소 다르기 때문입니다. 법에서 정의하는 도박은 사례에 따라 차이를 보이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확률로 결정되는 사건에 재물을 걸고 이득이나 손해를 보는 행위를 지칭합니다. 얼핏 랜덤 박스도 이에 해당할 것 같지만 게임의 랜덤 박스는 결과물을 현실의 재화로 판매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실질적인 이득을 노린 것이라 보기 어려우므로 도박으로 분류하지 않는 것입니다. 현재 영국의 게임 심의 기관인 PEGI와 영국 도박 협회(Gambling Commission)에서는 이러한 해석에 따라 랜덤 박스를 도박으로 정의하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더 면밀하게 분석하여 실제 사회에서 랜덤 박스가 어떻게 작동하는가를 따져보면 다른 국가에서도 벨기에와 마찬가지로 랜덤 박스를 일부 도박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는 랜덤 박스는 도박이다 하는 결과가 나올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생각에 벨기에 도박 협회의 결론은 오히려 면밀하지 못한 분석에 따른 결론이라 생각됩니다.

게임을 도박이라고 부르는 것과 게임이 법적으로 도박이 되는 것은 완전 다른 문제입니다.

현재 랜덤 박스에 도박과 같은 수준의 위험이 존재할까요? 도박과 같은 분류에 포함되어 규제를 받아야 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을까요?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비슷한 방식으로 판매되는 트레이딩 카드게임이나, 현실의 이벤트 판매 상품에 대해 같은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고 하면 지나친 규제라고 말할 것이 분명합니다. 위험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로 사회 문제가 되는 도박과 비교할 만큼 문제가 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현재 일어나는 청원과 규제에 대한 목소리는 그것을 원하고 있습니다. 게임이 도박이 되기 전에 도박으로 규정해 버리자는 것과 다름없는데, 앞뒤가 바뀌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게임의 판매 방식을 도박이라고 말하는 것은 실제 도박과 같은 위험에 대한 우려가 아니라, 만족스럽지 못한 소비에 대한 반감과 그 반감이 쌓여 만든 불신의 결과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그 감정을 법문으로 옮겨 지우기 힘든 낙인을 찍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해소할 방법을 찾는 것입니다. 게임의 판매 방식 일부를 도박으로 규정해서 게임을 규제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가 되는 판매 방식을 별도로 관리하여 소비자가 만족하고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랜덤 박스에 대한 별도의 판매 기준을 만들거나, 강력하게는 유사한 판매 방식을 금지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그러면 도박으로 규제하는 것과 똑같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게임이 도박으로 분류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의 차이는 큽니다. 한국에서는 이미 [바다이야기] 때문에 게임이 도박으로 분류되는 경험을 겪었기 때문에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게임을 도박으로 부르기는 쉽지만 정말 도박이 되었을 때, 돌이키기는 정말 쉽지 않을 겁니다. 앞으로 여론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더 지켜봐야 알 일이지만, 아무쪼록 무엇을 하고 싶은 것인지 다시 한번 확인하고 전진했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더불어 EA의 이번 촌극도 모바일의 과금 방식을 무리하게 도입해서 겪는 초심자(?)의 실수 아닐까 싶습니다. 최근 모바일 게임도 초기와 비교하면 과금 형태가 많이 발전했으니, 어쩌면 앞으로 소비자의 선택에 따라 자연히 해결될 문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각 기관의 실제 명칭은 다르지만, 편의상 도박 협회로 통일하였습니다.

2017. 11. 13.

Shattered Realms




 [Shattered Realms]는 깜짝 놀랄 만큼 잘 만들어진 횡스크롤 액션 게임입니다. 아직 개발하고 있는 게임의 데모 버전이지만, 게임의 기본 구성을 확인해 보기에는 부족함이 없습니다.

 여러 2D 대전 게임의 구성에 영향을 받은 것이 눈에 띄는데, 특히 아크 시스템의 격투 게임에서 큰 영향을 받은 것 같습니다. 조금 여유로운 아크 시스 게임을 하는 느낌이랄까요? 게임의 속도를 살짝 느리게 만들어 커멘드 입력에 여유를 만들고, 각 동작의 움직임을 크게 하고 이펙트를 강조하여 시원하면서도 화려한 액션을 만들어낸 감각이 정말 돋보입니다. 공방이 뚜렷하게 보이는 덕분에 게임 진행이 장르치고는 느린 편인데도 긴장감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최근 나온 다양한 액션 게임의 장단점을 파악하여 좋은 부분만 섞어둔 느낌입니다. 정말 장르를 잘 아는 사람이 만든 게임인 것 같습니다. 부드러운 도트 그래픽에 3D 이펙트로 포인트를 넣은 그래픽도 인상적이고, 정말 짧은 게임을 하는 내내 감탄했습니다.

공개된 데모는 캐릭터 하나와 스테이지 하나만 즐겨볼 수 있습니다. 앞으로 나올 완성된 게임이 정말 기대되는 작품입니다. 최근 횡스크롤 액션 게임 자체가 거의 만들어지지 않는데, 이건 기억해 둬야 할 게임이 나온 것 같습니다.


플랫폼: 윈도우
가격: 무료(데모)
편의: 10분
제작: KopsKop Games
좌표: itch.io

스마트폰과 함께하는 사회고발: A Normal Lost Phone, Another Lost Phone: Laura's Story





 전달하기 어려운 이야기를 우연인 척, 치밀한 계획하에 전달하는 게임이 있습니다. 무턱대고 내민다면 손사래를 치고 도망갈 법한 내용을 일단 한발 담그게 만드는 치밀함. 계획을 위한 준비물은 누구나 가지고 있을법한 스마트폰입니다. [A Normal Lost Phone]과 [Another Lost Phone: Laura's Story]는 묵직한 이야기를 독특하게 담은 게임입니다. 두 게임은 서로 다른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형식이 비슷하므로 한꺼번에 소개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주제를 알려드리면 게임의 재미를 떨어트릴 수 있으니 게임의 형식만 다루고 넘어갈까 합니다.

두 게임에서 플레이어는 주인을 잃은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게 됩니다. (따라서 PC 버전보다는 스마트폰 버전을 즐기는 것을 추천합니다) 게임의 시작은 가볍게 문자 메시지와 메일을 조금 들여다보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잘 쓰인 가상의 대화는 사건을 자연스럽게 플레이어에게 전달합니다. 천천히 조각나있는 누군가의 일상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불안한 위화감을 느끼게 됩니다. ‘스마트폰의 주인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 이 질문을 떠올린 순간부터 본격적인 퍼즐 풀이가 시작됩니다. 감추어진 사건에 접근하기 위해 스마트폰 속 정보를 더 자세히 들여다보고, 조합하여 사건을 재구성하는 것이 게임의 큰 흐름입니다. 처음 나온 작품 [A Normal Lost Phone]은 퍼즐이 간결하고 이야기와 메시지에 더 힘이 실려있고, 독립된 다른 이야기를 다룬 속편 [Another Lost Phone: Laura's Story]는 조금 더 깊은 생각을 요구하는 발전된 퍼즐을 갖고 있습니다.

두 게임 모두 의미 있는 사건을 흥미롭고 설득력 있게 다루고 있습니다. 가상의 주인과 그 주변 인물 사이의 대화는 개성과 감정을 느낄 수 있게 쓰여있고, 사건을 구성하는 단서들 또한 빈틈없이 잘 짜여 있습니다. 게임의 외형과 구조는 실제 사용하는 스마트폰에 비하면 기능이 부족하긴 하지만, 게임의 분위기를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노래를 들으며 메시지를 읽거나, 스마트폰의 옵션에서 실제 게임의 설정을 변경하는 식으로 게임 밖으로 벗어나지 않는 경험을 제공합니다. 조작 자체가 스마트폰의 그것과 같아 PC에서는 다소 위화감이 느껴지지만, 스마트폰으로 즐긴다면 실제로 사용하고 있는 느낌을 받을 것 같습니다. 스마트폰 사용과 게임의 유사성을 토대로 추리 혹은 퍼즐 게임을 재구성한 게임이 이 작품뿐만은 아니지만, 이만큼 탄탄하게 만들어진 게임은 많지 않습니다.

게임이 제공하는 경험만큼이나, 게임이 던지는 메시지 또한 현실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두 게임 모두 현실에서 누군가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 또는 이미 겪은 일을 다룹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게임이 던지는 메시지에 동의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게임을 나쁜 게임으로 만들지는 못합니다. (한편 높은 확률로 동의하지 못하는 사람은 나쁜 사람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게임이 개인정보 해킹을 다루고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가상이며 현실에서는 다른 대응을 해야 한다고 게임 스스로 말합니다. [A Normal Lost Phone]과 [Another Lost Phone: Laura's Story]가 다루는 이야기는 다시 말하지만 무겁습니다. 가벼운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러나 알고 있어야 할 이야기입니다.



플랫폼: iOS, 안드로이드, 윈도우, 맥, 리눅스
가격: 각 3,300원(스팀 기준)
편의: 어려움, 1시간
제작: Accidental Queens
좌표: 스팀, itch.io

2017. 11. 9.

Blue Omen Operation




 [Blue Omen Operation]은 매력적인 캐릭터와 액션과 턴제가 섞인 전투가 특징인 롤플레잉 게임입니다. 현재 킥스타터 후원을 받고 있으며, 킥스타터 데모 버전이 공개되어 있습니다. 데모 버전인 만큼 다소 거칠고 다듬어지지 않은 모습이지만, 특유의 매력을 느껴보기에는 충분합니다.

게임의 킥스타터 페이지에서는 [마리오 RPG]와 [페이퍼 마리오]와 같은 시리즈에서 영감을 받은 커맨드 입력과 턴제가 섞인 전투를 주요 특징으로 소개하는데, 개인적으로는 마징가의 나가이 고나 겟타 로보의 이시카와 켄으로 대표되는 열혈 로봇 만화를 기억나게 만드는 캐릭터 디자인이 참 마음에 듭니다.(등장인물이 하나같이 썩은 미소를 한가득 짓고 있는 타이틀 아트라니-!) 전투도 데모 버전인 것을 생각하면 잘 만들어져 있습니다. 공격과 회피가 적절하게 구성되어 있고, 커멘드를 사용하는 스킬 사용도 깔끔합니다. 적 조우 횟수가 너무 잦고, 레벨업에 따른 성장이 잘 느껴지지 않는 문제가 있으나, 기본은 재미있으니 소소한 균형은 이후 버전에서 잡을 수 있지 싶습니다.

게임의 이야기는 가벼운 유머가 섞인 내용인데 짧은 내용이라 딱히 뭐라 하기 어려운 느낌입니다. 유머에 지나치게 기대서 다소 엉성한 느낌이 강하긴 한데, 큰 맥락과 캐릭터는 잡혀있는 것 같으니 두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확실한 기대작이라거나 잘 만든 게임이라고 단언하기에는 좀 미묘한 게임이지만 다른 게임과 구별되는 뚜렷한 매력을 가진 게임입니다. 이미 킥스타터 목표는 달성했으니 언젠가 나오면 다시 한번 해봐야겠습니다.

*패드로 플레이 하는것을 추천합니다.


플랫폼: 윈도우
가격: 무료(데모)
편의: 1시간
제작: BananaSoft
좌표: itch.io or 킥스타터

2017. 11. 8.

Chasing birds




 [Chasing birds]는 순간의 즐거움에 관한 게임입니다. 개가 되어서 들판의 새를 쫓는 게임입니다. 짖고, 뛰고- 복잡한 생각은 잠시 덜어두고 마음이 향하는 대로 즐기시면 됩니다. 편안한 느낌을 주는 화면 배색과 웃음을 짓게 만드는 소소한 표현이 즐겁습니다. 이 게임은 나를 돌보는 게임을 만드는 [Self-Care Jam 2] 경진에 출품된 게임입니다. 경진의 취지가 정말 마음에 듭니다. 다른 게임도 한번 찾아봐야겠습니다.


플랫폼: 윈도우, 맥
가격: 무료
편의: 쉬움, 1분
제작: davidczar
좌표: itch.io

2017. 11. 5.

Saxophight




 [Saxophight]은 재즈를 게임으로 재미있게 표현한 작품입니다. 상대의 연주에 화답하거나, 서로 겨루듯 연주하는 특유의 느낌을 화면에서 쏟아지는 음표를 받아친다는 방식으로 구현하고 있습니다. 아이디어와 구현이 참 좋은 게임이니 한번 해보시면 좋겠습니다.

플랫폼: 웹
가격: 무료
편의: 쉬움, 1분
제작: dekent
좌표: itch.io

2017. 11. 4.

Moonlight Moggy



[Moonlight Moggy]는 길잃은 고양이를 찾는 짧은 어드벤처 게임입니다. 어려운 퍼즐도 없고 대단한 사건도 없지만, 눈길을 끄는 그래픽과 의인화된 캐릭터가 재미있습니다. 훈훈한 이야기를 담은 작고 귀여운 게임이니 가볍게 즐겨보시면 좋겠습니다.

PS. 호환성에 다소 문제가 있는 툴을 사용한 게임이니 실행 전 winsetup.exe 파일을 실행시켜 윈도우 화면으로 설정한 뒤에 시작하시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플랫폼: 윈도우
가격: 무료
편의: 쉬움, 5분
제작: Simon Reid
좌표: itch.io

2017. 10. 19.

A Mortician's Tale




 죽음은 게임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도 늘 주변부에 머물러 있습니다. 죽음은 자주 게임 플레이의 시작과 끝을 정의하지만 그사이의 과정이 중요할 뿐, 죽음 그 자체가 다루어지는 일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게임에서 죽음은 보통 어둡고, 두렵고, 손해 보는 사건입니다.

 [A Mortician's Tale]은 그런 죽음을 조금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는 게임입니다. 죽음은 담담하게 일상의 일부로 다루며,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약간의 공간을 만들고자 하는 게임입니다. 플레이어는 게임에서 장의사가 되어 장례식장을 운영하게 됩니다. 그러나 시뮬레이션이나 어드벤처 게임과는 거리가 멉니다. 그런 장르를 기대하신다면 크게 실망하실 겁니다. 게임의 구성은 어린아이용 교육용 게임에 더 가깝습니다. 게임은 플레이어의 손을 잡고 아주 조심스럽게 천천히 죽음을 바라보게 합니다. 플레이어는 이 게임에서 실패할 수 없고,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를 일도 없습니다. 이 게임의 목적은 죽음에 대한 도전이 아닌 죽음에 대한 안전한 접근입니다. 게임과 플레이어 사이에 안전한 관계를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것이 눈에 보이는 게임입니다. 그런데도 필자는 시신을 염하는 과정에서 속이 조금 불편했습니다. (게임 후반에야 괜찮아 지더군요.) 이 게임이 힘들어서 도저히 플레이할 수 없는 분도 분명히 계실 겁니다.

그래도 한번 해볼 만한 게임입니다. 장례에는 어떤 종류가 있는지, 어떤 예의를 지켜야 하는지, 관련된 사회문제는 무엇인지 이런 이야기를 다루는 게임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죽음을 호기심이나 흥밋거리가 아닌, 현실의 직업을 통해 진지하게 다루는 독특한 게임이니 조금 용기를 내서 접해보시길 권합니다.


플랫폼: 윈도우, 맥
가격: 15,500원
편의: 쉬움, 1시간
제작: Laundry Bear
좌표: itch.io or Steam


2017년 국정감사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손혜원 의원과 여명숙 위원장의 질의.

영상 회의록 주소.



관심 있던 부분이고 기사로도 보도되어 실제 내용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여명숙 위원장의 발언은 불명확한 부분이 있으니, 문장만 보고 이해가 어렵다면 영상을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손 = 손혜원 의원(더불어 민주당)
여 = 여명숙 위원장(게임물 관리 위원회)



손: 확률형 아이템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을 좀 해주십시오.
여: 확률형 아이템은 노력 없이 원하는 게 나올 때까지 계속 돈을 투입해서,
뽑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손: 그것을 지금 게임물 관리 위원회에서 관리하고 있습니까?
여: 확률형 아이템과 관련해서 현금이 투입될 경우와 거래소가 들어 있을 때는 청소년 이용 불가로 심의를 내주는 것 외에 다른 관리를 위한 법적 장치는 현재 없습니다. 그것은 문체부의 자율규제 사항으로…….

손: 그렇다면 PC 게임에서는 일단 한도가 있지 않습니까?
여: 네 그건 있습니다.

손: 그런데, 이게 모바일 게임에서는 한도가 없다고 하는데?
여: 법의 최대 허점입니다.

손: 그렇죠. 그렇다면 위원장은 뭐 하시는 건가요 그럼?
여: 3년 내내 그것 때문에 문제가 많고, 안내줘야 할 게임 안 내 주고 내줘야 할 게임 안 내 주는 이런 법은 없어야 한다. 아케이드와 모바일을 차등하는 건 문제입니다. 그리고 사행성은 예고된 [바다이야기]다라고 여러 번 발언했습니다.

손: 그러면 증인 요청을 했지만, 끝까지 버티며 나오지 않는 엔씨소포트 김택진, 넥슨의 김정주, 넷마블의 권형식. 이 세 대표가 지금 올리는 매출 중에서 확률형 게임에 대한 매출이 몇 퍼센트쯤 된다고 보십니까?
여: 요청을 했는데, 제출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자율 규제란 허구고 그것을 규제 장치로 시장 정상화를 꾀할 수 없다고 봅니다. 최근에는 지금 말씀하신 업체들의 대부분의 매출이 확률형 아이템에서 나오는 거로 들은 바 있습니다.

손: 지금은 이제 모바일 게임 방법이 PC에서 모바일로 많이 옮겨지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모바일에 규제가 없다는 것은 정권이 교체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누군가가 그것을 잡고 있는 사람이 있는 겁니까? 어떤 조직이 있는 겁니까?

여: 솔직히 말씀드려도 됩니까?
손: 네.

여: 그것을 알면서, 그리고 여기 이용자 보호와 가족보호 그다음 게임산업 보호, 그런 생태계 정상화를 위해서 만들어진 기관이고 어- 부처인데, 그 부분이 3년 내내 같은 이야기를 하는데도 그게 정상화 안 되고, 유저들이 아우성이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백명중에 구십구명이 이거 사행성이라고 하면 그건 뭐 사행성인지 아닌지 들여다보고 빨리 때려 고쳤어야 합니다.

손: 제가 보기에는요 이 확률형 게임은 도박입니다.
여: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손: 이 부분은 완벽한 도박입니다. 그런데 이 도박을 아이들이 하고 있습니다. 어린아이들이 확률형 게임을 통해서 도박을 가장 어린 나이에 모바일을 통해서 경험하는 것입니다. 영상하나 보시겠습니다.

손: 초등학교 애가 천 오백만 원 엄마 카드로 날렸어요. 그리고 또 사천만 원을 여중생이 날렸습니다. 그리고 집안에 뭐 자살한다고 하면서 집안이 난리가 났는데, 이게 지금 초등학생이나 중학생도 이 모바일로 확률형 게임에 완전히 빠져 있다는 거죠. 여기서 더 기가 막힌 일은 이 두 번째 자료 한번 봐주세요. 지금이 베틀그라운드라는 우리나라 게임 업체가 개발한 정말 좋은 그런 게임입니다. 이런 게임을 개발할 능력이 우리나라에 차고 넘치는 데에도 불구하고 이 확률형 게임에 빠지느라고 제대로 된 게임을 만들질 않아요. 이것은 수요와 공급에 대한 문제이죠. 지금 이 출석을 하지 않은 세 게임 업체의 대표들. 이 사람이 한번 하는 것 보시겠습니까? 국감에는 안 나오고 광고에 지금, 확률형 게임 광고에 사장이 지금, 김택진 사장이 나와서 이 사행성 도박 같은 게임을 광고하고 있습니다. 이게 우리 현실이거든요. 저는 여명숙 위원장께도 큰 책임이 있다고 생각해요. 이 규제를 방해하는 세력이 있습니까? 간단하게 딱 말해주세요.

여: 한 네 박자로 농단이 이루어진다고 봅니다. 게임판의 농단은 심각합니다.
손: 짧게 정리해서 주시죠.

여: 우선은 이게 알면서, 왜 이 문의가 이게 규제라고 하는 걸 무조건 네가티브 센스로만 볼 게 아니지 않습니까. 그러면 이거를 정상화하고, 유저를 보호해야 하는 방식, 그것에 대해 고민을 해야 하는데 그런 논의가 다 빠져있습니다.

손: 쉽게 말하면 이 확률형 게임에 대해서 리미트가 없다는 것, 이 모바일에서 리미트를 못 만들게 하는-
여: 지금 7개월 동안 있으면서 민간 협동으로 논의를 하고 있는데, 계속해서 공회전 하고 있습니다. 그건 리스트를 올리겠습니다. 너무나 상세하게 반복적이어서, 그렇고 그다음에 좀- 이걸 다 말씀드려도 될지 모르겠는데요.
손: 다 하세요. 여기서 밖에 할 수가 없습니다.

여: 이게 해서는 안 되는 법이라는 거를 분명히 말씀했는데 그게 계속해서 방치되어 있습니다. 첫 번째 그다음에 그게 저희 기관에서도 저희 심의가 나가는데 우리는 여기까지 밖에 못합니다. 또는 사후관리 우리 법에 규정된 게 이것뿐이기 때문에 못합니다. 그리고 저희 기관은 한번 사고가 나면 여기가 한번 폭파되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러면서 삼십 사십 대 가장으로서 잘린 경험이 있기 때문에 늘 수동적일 수밖에 없고 애기를 못 하는 게 있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방식으로 여기에 들어와서 외부자들하고 기관과 관련된 그 좀 네가티브한 활동을 하는 수도 있기 때문에 그와 관련해서 여기도 불안합니다. 말하자면 바깥에서 어떤- 이게 보십시오. 누가? 왜? 저걸 그대로 방치하고 있는지, 그거를 보시고. 이 모든 활동과 여기를 잡고 흔들거나 정치검찰로 이용하려고 하는 그런 패턴이 보인다면 분명한 목적이 있지 않겠습니까?

손: 위원장님이 굉장히 쉬운 말씀을 어렵게 하시는 재능이 있으세요.

여: 여기가 법률 개·변조를 가지고 하면 안될 거 사행성을 계속해서 10년째 방치되는 그런 구조라고 생각을 하고요. 그리고 거기에는 구체적으로 지금 말씀은 못 드리겠지만 모 정치인의 친척을 빙자한 사람과 그 지인들 그다음에 그들의 가짜뉴스를 생산해주는 댓글 부대 이렇게 네 박자라고 생각합니다.

손: 제가 제보를 많이 받았습니다. 제가 제보를 받으면서 절망적인 것은 뭐냐면 이 정권교체가 되고 나서, 지금 이런 사행성 게임들을 조장하는 힘들이 더 강해 졌다는 겁니다. 이게 우리나라 초등학생 중학생 아이들이 이 게임을 통해서 도박을 어린 나이에 접하게 되면서 빠져들게 된다는 거죠. 제가 보기에는 이 모바일 게임에서 리미트는 반드시 정해져야 하고 그리고 그 지금 이 게임업체들이 더 이상 확률형 게임에 이렇게 매몰되는 일들을 지향해야 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자료요청을 마지막으로 하겠습니다. 제가 자료요청을 지금 엔씨 소프트랑, 넥슨하고 넷마블에 모두 요청을 했는데 영업비밀이라고 자료를 주지 않습니다. 매출입니다. 자기네들 매출대비 지금 확률형 게임의 매출을 반드시 위원장님 받아주십시오.

이후 유성엽 위원장(국민의당)이 질의 마무리.

2017. 10. 17.

Hell




 재즈가 들리는 지옥을 여행하는 게임 [Hell]은 독특한 분위기가 특징인 어드벤처 게임입니다. 옛날 윈도우 프로그램을 떠올리게 하는 그래픽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음향이 게임의 배경과 굉장히 잘 어울립니다. 전체적으로 정말 분위기가 희한한데, 묘하게 소름 돋는 결말이 특히 인상적입니다.


플랫폼: 맥, 윈도우
가격: 무료
편의: 쉬움, 5분
제작: ahintoflime
좌표: itch.io

2017. 10. 15.

Tacoma




 우주는 넓고 사람은 작습니다. 상주 직원 10명 이하. 행성 간 화물 수송을 보조하는 우주 기지는 어느 정도의 크기일까요? 아마 상상보다 작을 겁니다.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일하는 사람들이 거대 기업에 갇혀 살아가는 공간. 모두 떠나길 원했고, 지금은 모두 떠났습니다. 당신은 텅 비어있는 그곳에 홀로 들어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조사하는 임무를 받게 됩니다. [Tacoma] 기지의 이름입니다.

플레이어는 기지를 소유하고 있는 기업에서 일을 받은 하청 직원입니다. 탐사를 위한 돋보기와 추리를 위한 노트는 필요는 없습니다. 할 일은 구역으로 나뉜 기지를 순서대로 이동하며 자료를 모으는 것뿐입니다. 과거의 기록을 재생하고, 망가진 부분을 복원하고, 잠긴 문이나 사물함을 열기 위한 비밀번호 찾기 정도가 가장 큰 위험입니다. 느긋하게 천천히 시간을 들여(미래에도 값싼 단말기의 처리 속도는 그리 빠른 편이 아닙니다) 손때묻은 낡은 기지를 탐사하면 됩니다.

먼 우주로 떠났지만 [Fullbright]의 신작 [Tacoma]는 가까운 집을 무대로 한 그들의 전작 [Gone Home]과 비슷한 첫인상을 줍니다. 사람이 살아간 흔적이 널브러진 공간에서 흔적을 정리하여 사건을 완성하는 것이 게임의 주된 흐름입니다. 이번에 다른 점은 이해하기 훨씬 쉽고, 완결되어 있으며, 또 더욱 흥미진진하다는 것입니다. 한곳에 멈춰서 있어야 하거나, 공백으로 이야기를 처리해야 하는 걷는 게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Fullbright]는 AR 영상이라는 발상을 떠올렸습니다. 실존했던 인물의 실루엣을 딴 가상 데이터가 실제 인물처럼 행동하고 말하는 것이 바로 AR 영상입니다.

우주 기지에 있었던 여러 인물의 대화와 행동은 짧은 영상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플레이어는 영상을 원하는 속도로 몇 번이든 볼 수 있습니다. 혹은 이야기가 지루하다면 아예 무시하고 다른 장소로 이동할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선택 가능한 구성은 게임의 설정과 잘 어울리고, 플레이어가 게임을 이끌어 가는 느낌을 주는 덕분에 몰입감을 크게 높여줍니다. [Fullbright]의 특기인 세밀한 사물과 배경 묘사도 여전해서, 플레이어의 노력에 따라 사건을 더 풍부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전작 [Gone Home]에서는 소소한 물건까지 집착에 가깝게 표현했으나, 이번에는 사건에 의미 있는 물건 위주로 비중이 조절되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조금 아쉽지만, 게임 경험 전체로 보면 좋은 결정입니다. 플레이어가 사건과 관계없는 물건을 몇 개 들여다보다 전체에 흥미를 잃는 것 보다는 좋은 선택이라고 봅니다.

[Tacoma]의 이야기는 초반에 흥미를 잃고 그만두기에는 너무 매력적입니다. SF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익히 봤을 법한 내용이라서“겨우 이거야?”라고 시큰둥하게 말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비디오 게임은 같은 미래를 배경으로 하면서도 그 익숙한, 가상의 사회를 통해 현재를 되돌아보고 질문하는 SF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짧은 게임에서 너무 욕심을 부리다 보니, 고민해보면 대단히 깊이 있지도 않고, 공감하기에 껄끄러운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재미있게 부담 없이 따라갈 수 있는 흥미롭고 여운이 남는 이야기라는 점은 확실합니다. 오늘날 사회 문제를 드러내는 미래에 대한 고찰이 담겨있고, 갈등이 매끄럽게 완결되는 재미있는 이야기입니다. 정말 이건 놓치면 손해입니다. 내키지 않으면 할인할 때 사면 됩니다. 한국어화도 되어 있습니다.

[Tacoma]는 걷는 게임을 잘 만드는 회사가 장르를 싫어하는 사람도 즐길 수 있는 장르로 만들기 위해 큰 노력을 기울인 게임입니다. 걷는 게임의 발전을 위해 더 많은 사람이 즐겼으면 좋겠습니다. 보통 리뷰로 게임의 구조에 대해 길게 떠들지 않지만 이번에는 어쩔 수 없이 그래야 했습니다. 마이크로 소프트가 E3에서 이 게임의 광고를 무슨 온라인 게임처럼 했기 때문입니다. 게임을 해보니 화가 치밀 정도로 포인트를 짚어내지 못한 형편없는 광고였습니다. 공식 트레일러가 게임의 이미지와 그나마 가까우니 그쪽을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유명한 게임으로 [Deus Ex] 시리즈가 있습니다. 장르에 충실한 게임인 동시에 생각해볼 이야기를 담는 걸 주저하지 않는 좋은 게임입니다.


플랫폼: PC, XBOX
가격: $19.99
편의: 쉬움, 드라마
제작: Fullbright
좌표: itch.io , 스팀 , GOG

2017. 10. 10.

DANCE UNTIL WE DIE




[DANCE UNTIL WE DIE]는 우주 댄스파티에서 죽는 게임입니다.

- 우리 세대 최고의 음악을 들어보세요
- 눈을 즐겁게 해주는 것들로 눈을 즐겁게 하세요
- 임의 생성되는 우주 댄스파티
- 독특하고 흥미로운 우주선 조작
- 빛을 뚫고 춤추는 외계 우주선들
- 가장 박진감 넘치는 방법으로 죽어보세요
조작키: W,A,S,D
종료: ESC

댄스파티의 느낌을 잘 살린 흥미로운 게임입니다. 게임을 켜고 끝날때 까지 즐기세요.
끝의 여운까지 완벽한 댄스파티입니다.


플랫폼: 윈도우, 맥, 리눅스
가격: 무료
편의: Ke$ha - Die Young
제작: Heather Robertson
좌표: itch.io

2017. 9. 30.

Midnight Scenes




 [Midnight Scenes]은 미국의 클래식한 TV 호러 드라마가 생각나는 어드벤처 게임입니다. 나레이션으로 깔리는 설명과 흑백으로 표현된 미려한 픽셀 그래픽이 게임의 분위기를 한껏 살려냅니다. 뭔가 갑자기 튀어나와 놀라게 하는 대신, 꾹꾹 누르는 분위기에 압도되는 잘 만들어진 호러 어드벤처 게임입니다. 퍼즐도 흐름을 자르지 않도록 적절하게 짜여 있습니다. 정말 깔끔하게 잘 만들어진 게임이니 한번 해보시기 바랍니다.


플랫폼: 윈도우, 맥
가격: 무료
편의: 호러, 10분
제작: Octavi Navarro
좌표: itch.io

Five secrets




 [Five secrets]은 가볍고 산뜻하게 주슬을 써서 저승에서 사자를 불러오는 게임입니다. 플레이어는 돌아가신 할머니와 대화하기 위해, 몇 가지 비밀이 숨겨져 있는 주술을 풀어야 합니다. 주술 하면 왠지 어둡고 침침한 느낌이지만, 이 게임은 그리운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일기를 읽는 기분입니다. 퍼즐도 조금만 고민해보면 규칙을 전부 이해하지 못해도 풀어낼 수 있습니다. 기타를 퉁기는 음악도 좋고 별로 어렵지 않으면서도 알아내는 재미가 있는 간단한 게임이니 한번 해보시기 바랍니다.


플랫폼: 웹
가격: 무료
편의: 느긋함
제작: kitfoxgames
좌표: itch.io

2017. 9. 25.

소녀전선의 운영과 사용자의 반응에 대한 생각 정리


과도한 가챠는 건강에 해롭습니다.

사용자는 노련한 사기꾼보다 어리숙한 아마추어를 선택했다.

-소녀전선의 운영과 사용자의 반응에 대한 생각 정리


 [소녀전선]이라는 모바일 게임을 최근까지 즐겼다. 모바게 또는 가챠게임이라 불리는 장르(?)의 게임을 접한 건 처음이라 어떨까 궁금했는데, 꽤 재미있게 즐겼고 돈도 제법 썼다. 그러나 지금은 깔끔하게 접었다. 게임을 운영하는 회사를 믿을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 요 며칠 사이 [소녀전선]의 운영에 대한 쓴소리가 이런저런 뉴스 사이트에 올라오고 있다. 그리고 사용자들은 [소녀전선]의 편에 서서 기사를 비난하고 있다. 왜 그럴까? 기사의 서술이 거짓이라서? 또는 옹호하는 사용자들이 어리석어서? 어느 쪽도 아니다. 내 생각에 다른 이유가 있다.

[소녀전선] 서비스 초기는 정말 좋은 운영을 보여주었다. 한국의 유사한 장르의 게임이 요구하는 금액에 비해 훨씬 낮은 합리적인 금액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었고, 게임의 구성 또한 소비자의 바람에 맞추어 잘 짜여 있었기 때문이다. 친절하고 사용자에 대한 배려가 느껴지는 게임 내 공지도 훌륭했다.

그러나 서비스 3개월이 지난 지금 게임은 좋게 봐줘도 똑바로 운영하고 있다고 말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소녀전선]의 한국 서비스는 대만의 [룽청]이라는 회사(지금은 사명을 X.D. Global Limited로 변경했다)가 담당하고 있다. 문제는 이 회사가 한국에 지점도 사무실도 없이 소수의 운영자만 가지고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특정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비공식 운영자도 있다. 회사로부터 지시를 받고 소통도 하지만 그가 회사에 고용되어 있는지 불분명하다. 이러니 누가 어떻게 운영을 하는지 알 길이 없다. 소비자의 목소리가 회사까지 들어가는지 명확지 않고 반대로 회사의 요청이 게임에 반영되는지도 불분명하다. 게임에 문제가 생기면 나는 어디에 연락해야 할까? 방문하여 이야기를 들어볼 장소가 있는가? 내가 대만으로 가야 하나? 직접 운영 주체를 만날 수 있는 장소는 신뢰와 직결되는 고객 입장에서 꽤 중요한 문제이다. 물론 [벨브] 같은 회사도 한국에 지점 없이 본사에서 직접 한국에 게임을 판매하고 있긴 하다. (심지어 대한민국 법의 사각지대에 있다!) 하지만 이미 수년간 [벨브]의 [스팀]은 플랫폼으로 쌓은 역사가 있고 거기에서 오는 신뢰가 있다. 그러나 [소녀전선]은 이제 막 서비스를 시작한 게임이고, 처음부터 QA는 엉망에 운영은 계속 어긋나고 있다. 첫인상과는 달리 지금은 믿기에 어려운 회사가 돼버렸다.

나는 혹시 모르고 있을 사람을 위해 룽청이 한국에 지점도 사무실도 없이 하청에 가까운 형태로 게임을 운영한다는 사실을 게임의 공식 카페에 올렸고 생각지 못한 반응을 보았다. “그래도 이 게임이 다른 게임에 비해 더 좋다”라는 답이 많았다. 처음에는 사용자를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도 없는 운영을 묵인하는 그들에게 화가 났지만, 조금 더 생각해보니 감정 상할 일이 아니었다. 그들은 제일 나은 선택을 했을 뿐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벌써 수년째 “확률형 아이템 확률 공개”에 대한 논란이 끝이지 않고 있다. 돈을 주고 사면 일정 확률로 좋은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상품의 아이템 획득 확률을 공개하라는 요구이다. 업계에서는 자율규제를 통해 투명성과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회사를 믿지 못하고 정부의 강력한 규제를 원하고 있다. 이미 지긋지긋하게 당했기 때문이다. 한정 판매라고 고시해 놓고는 똑같은 물건을 기간이 지난 뒤 더 좋은 조건으로 판매하는 회사. 고시한 확률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상품을 팔아놓고 실수라고 얼버무린 회사. 사용자에게 알리지 않고 상품의 내용을 변경한 뒤, 끝까지 아니라고 잡아뗀 회사. 한국 게임을 이용한 이용자들은 그런 좋지 못한 기억들, 사기당했다고 이를 갈만한 기억을 하나씩 간직하고 있다.

마음을 다친 사용자. 그들에게 한국의 게임 업계는 사기꾼이다. 최소한의 안전장치로 작동할 체계가 잡혀있고 으리으리한 사옥을 가지고 있으면 뭐하나? 여기 나는 사기당한 기분인데? 그들이 프로라면 사기의 프로이고 저 성공은 그렇게 얻은 것이다. 그들은 그만큼 감정이 상해있다.

노련한 사기꾼 보다는 어리숙한 아마추어를 선택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다. 운영이 좀 엉망이고 미심쩍어도 별 상관없다. 최소한 [룽청]은 나에게 신경 써주고 이것저것 챙겨주는 게 눈에 보인다. 특정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비공식 운영자는 사용자 가까이에 있는 만큼 친근감을 느끼기 쉽다. 그러나 [룽청]의 운영 형태는 길게 보면 게임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업계 전체에 해가 될 수도 있다. 만에 하나 어떤 회사가 악의를 품고 이 운영 구조를 답습했고 치자. 그러면 문제가 발생하였을 때 회사는 비공식 운영자의 문제라고 선을 그을 수 있다. 이후 비공식 운영자가 책임을 지지 않고 사라진다면? 소비자로서는 딱히 대응할 방법이 없을 것이다.  집단으로 뭉쳐서 움직인다고 해도 회사가 운영 주체로서 책임을 질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품이들게 된다. [룽청]의 운영은 장기적으로는 소비자는 물론 업계에도 위험이 될 방식이지만 그런 가능성을 당장 급한 사람에게 호소하는 것은 무리다. 현실을 고려한 최선의 선택을 이상적이지 않다고 비난할 수는 없다.

[소녀전선]의 현재 운영 방법은 분명 잘못되었다. 제대로 된 체계 없이 정식 직원으로 채용되었는지도 불분명한 사람이 표면에서 일하는 현재의 운영 형태는 분명히 소비자에게 해가 된다. 피해를 입었을 때 호소할 곳을 찾지 못하고, 커뮤니티는 방향을 잡지 못한 채 서로에게 감정만 쏳아내게 될 것이다. 운영을 위한 체계가 없다는 것은 곧 상황을 책임지고 해결할 주체가 사라진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미 사용자들은 회사가 그런 역할을 해줄것을 진심으로 기대하지 않는다. 그런 좋은 서비스를 받아본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이제 그들은 최소한 나에게 사기는 치지 않는 회사를 원한다. 그것이 [룽청]이고 그곳에서 서비스하는 [소녀전선]이다. [소녀전선]과 [룽청]에 대한 옹호를 어리석은 일이라고 비웃거나 무시할 것이 아니다. 한국 게임 업계의 이미지가 이미 돌이키기 힘들 만큼 망가져 있다는 증거이자 경고다.


The Magic Circle





 좋아하던 게임 제작사가 문을 닫는다는 기사를 보았다. [Dear Esther]와 [EVERYBODY'S GONE TO THE RAPTURE]의 제작사인 더 차이니즈 룸(The Chinese Room). 경영 자금의 문제로 문을 닫는 것도 아니라, 창작에 너무 지쳐서 휴식을 가지기 위해 회사를 정리한다는 블로그의 글을 보니 심경이 복잡하다. 더 차이니즈 룸은 배경 표현에 극도로 집착하는 회사였다. 폴리곤이 겹치지 않게, 텍스쳐가 튀지 않게 게임의 풍경을 온전히 보여주고 느끼게 만드는 흔치 않은 가치에 집중하는 회사였기 때문에 더 지쳤을지도 모른다. 정말 게임을 만드는 것은 사람을 소모하는 일이다.


 그 소모를 다루는 게임이 있다. [The Magic Circle]은 조크 게임이라 불리는 장난으로 가득한 게임으로 보인다. 조크 게임은 어깨에 힘을 빼고 게임의 단순함을 비웃는 게임이다. 게임이란 결국 이 정도 밖에 안된다는 한계에 공감하며 즐거움을 얻는 장르이다. 동시에 자유로운 발상으로 한계를 가지고 놀며, 언젠가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주는 장르이기도 하다.

[The Magic Circle]도 현대의 게임을 풍자하고 비웃으며 웃음을 준다. 동시에 게임만이 가능한 방법으로 퍼즐을 제시하고 풀어나가게 함으로써, 게임이란 역시 즐겁고 대단한 것임을 확인시킨다. 게임 제작 방식, 그중에서도 프로그래밍을 단순하게 만든 퍼즐은 재치 넘치는 서사와 따로 놓고 봐도 훌륭하다. 플레이어가 의혹을 품고 행동하는 많은 질문에 명확한 답을 내놓는 좋은 퍼즐이다. 플레이어의 꽁무니를 따라 다니는 (못생겼지만) 귀여운 강아지 몬스터가 입에서 레이저를 뿜고 날아다니게 만들 수 있을까? 가능하다. 그것이 게임의 풀이와 연결될까? 그렇다. (그리고 필자는 그놈을 개들의 왕이라고 이름 붙였다. 날아다니고 입에서 레이저도 쏘니까.) 게임에 대한 깊은 이해와 뛰어난 감각을 가진 제작자가 말하는 만큼 이 게임이 말하는 메시지에는 각별한 무게가 있다.

게임이 끝에 다다를 수록 플레이어는 이 게임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게임의 창조주와 플레이어 사이의 벽이 갈수록 얄팍해지고, 그 얇은 벽 사이로 게임에 담긴 수많은 고뇌와 갈등이 들리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멀리서 들리는 소음처럼 모호하다가, 게임의 마지막에 가서는 절규와 외침으로 플레이어에게 쏘아 붇이듯 말한다. 우리가 만드는 이 게임. 당신이 즐기는 이 게임. 이거, 지속할 수 있는 것이냐고.

AAA 게임이 세계를 휩쓸고 있는 것 처럼 보이는 시대에, 사람들이 조심스럽게 소곤거리는 그 주제를 돌직구로 던진다. 휩쓸리는 문화에 얽혀있는 모습들 또한 놓치지 않고 게임은 담아낸다. 어디까지나 유머의 탈을 쓰고 있지만, 받는 입장에서는 놀라서 머리가 얼얼하다. 웃프다. 게임을 만들다 자신을 태우고 사라지는 개발자. 게임이 너무나 사랑스러운 나머지 자신의 손으로 게임을 망치고 마는 게임 팬. 오늘날 게임에 얽힌 현실 그러나 잘 다루어지지 않는 현실이 게임 가득 담겨있다. 그럴싸한 문장 몇 마디가 아니라, 말하고 웃고 떠들고 슬퍼하는 캐릭터를 통해 완성된 이야기로 전달된다. 게임에 담긴 비판에 관심이 없더라도, 그것이 너무 어렵고 무거워도 상관없다. 이야기만 놓고 봐도 잘 만들어진 흥미로운 이야기이다. 게임의 형태와 이야기가 만들어내는 아이러니도 훌륭하다.

 단점이 없는 게임은 없다. 당연하지. 이 게임에도 당연히 적용된다. 그러나 그게 중요한가? 게임이 게임을 이만큼 진지하고 재미있게 다룬 게임을 난 이제까지 해보지 못했다-! 아쉽게도 앞으로도 한동안 나오지 못할 것이다! 이 게임을 해본다면 마지막에 모니터를 보며 분명 이렇게 생각하게 될 것이다.

‘더 없어? 끝났어?’

그렇기에 우리는 게임을 만들고, 게임을 즐기는지도 모른다.




플랫폼: 윈도우, 맥
가격: 21000원
편의: 갓게임(진짜임), 4시간
제작: Stephen Alexander, Kain Shin, and Jordan Thomas
좌표: 스팀

2017. 9. 24.

a bright light in the middle of the ocean




 [a bright light in the middle of the ocean]은 느긋하게 등대가 서 있는 섬을 걷는 게임입니다. 잠시 무거운 마음을 내려놓고 쉬고 싶을 때 즐기기에 참 좋은 작품입니다. 포근하면서도 정갈하게 그려진 사물과 시간에 따라 변하는 자연이 아름다운 작품입니다. 그 자연을 어떻게 즐길지는 플레이어 마음입니다. 다양한 게임 만큼 다양한 무대가 있지만, 게임의 도구로서가 아닌, 기억하고 찾고 싶어지는 장소를 가진 게임은 얼마나 될지 잠시 생각해보게 됩니다.

플랫폼: 윈도우, 맥, 리눅스
가격: 무료
편의: 10분
제작: Fi Silva
좌표: itch.io

2017. 9. 23.

Earthling Priorities




 [Earthling Priorities]은 재치있는 대사와 설정이 매력적인 어드벤처 게임입니다. 게임 구성은 클래식한 어드벤처 게임의 그것입니다. 물건을 클릭하고 재치있는 대사를 보며 키득거리면 됩니다. 짧은 분량에 비해 아이템이 굉장히 많이 등장하는데, 의외로 퍼즐은 어렵지 않습니다. [원숭이 섬의 비밀]이 생각나는 엉뚱한 풀이 방법이 주가 되는데, 결과를 보면 엉뚱하면서도 하다 보면 저절로 풀리는 느낌입니다. 게임 시작부터 끝까지 웃음과 함께 무언가 생각해 보게 만드는 적당한 무게를 지닌 게임입니다.


플랫폼: 윈도우
가격: 무료
편의: 10분
제작: Konstantinos Dimopoulos
좌표: 게임 홈페이지

2017. 9. 17.

Dead Horizon




[Dead Horizon]은 제작자가 보고 즐긴 좋아하는 작품을 게임으로 만들어낸 작품입니다. 게임 크레딧과 장대한(?) 배경 설명이 게임 본편의 길이와 비슷할 정도입니다. 일단 이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은 생각지 못한 두 장르의 만남입니다. 클래식한 어드벤처 게임에서 부드럽게 건 슈팅으로 넘어가는 발상이라니 대단합니다. 게임의 길이가 짧고 이야기 또한 많은 내용을 담고 있지는 않지만, 건 슈팅을 통해 서사에 직접 참여하게 함으로써 강렬한 인상을 만듭니다. 서부와 사이브펑크가 뒤섞인 게임의 설정 또한 매력적이고, 제작자가 정말 즐겁게 게임을 만들었다는 것을 한껏 느낄 수 있는 좋은 작품입니다.

PS. 제작자가 영향을 받은 게임인 [Mad Dog McCree]는 필자도 어릴 때 해본 게임입니다. 실사 영상에 엉성하게 게임을 덧씌운 작품인데, 지금 보면 조악하나 당시에는 꽤 재미있게 즐긴 기억이 납니다. 유튜브에서 플레이 영상을 찾아보니 정말... 필자도 늙었네요.


플랫폼: 맥, 윈도우, 리눅스
가격: 무료 (사운드 트랙&북클릿 $4.99)
편의: 로망
제작: Pixel Western(itch.io), 14 Hours Productions(Steam)
좌표: 스팀 or itch.io


2017. 9. 14.

Koto



편안하게 바람에 실려오는 나뭇잎의 속삼을을 들어보세요.
당신의 코토를 연주해 보세요.

키보드 E 에서 부터 O, S 에서 부터 L 키를 이용하여 코토를 연주할 수 있습니다.

전체화면으로 즐기는 것을 권장합니다. (게임 윈도우 우측 하단에 버튼이 있습니다)

그롬에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Koto]는 편안한 기분으로 가볍게 악기를 연주하는 게임입니다. 예전에는 이렇게 가볍고 작은 게임을 바탕화면에 띄워놓고 즐기고는 했는데, 요즘은 그런 게임을 접하기 힘듭니다. 가벼운 게임이라도 그만큼 진지해졌달까요? 가끔은 어깨에 힘 빼고, 가볍게 기분전환 삼아 게임을 즐겨봅시다. 아름답고 편안한 그래픽과 적당히 눌러도 그럴싸하게 들리는 음계 배치에서 제작자의 감각과 정성을 느낄 수 있습니다.


플랫폼: 웹
가격: 무료
편의: 쉬움, 아이와 함께
제작: Florian Decupper
좌표: itch.io

2017. 9. 4.

The Tomatoes are OK




 낡은 비디오테이프 같은 화면과 기분 나쁜 잡음. 의도적으로 낮춘 그래픽 해상도와 모호한 사물을 통한 공포감 조성. [The Tomatoes are OK]는 최근 호러 게임의 주류 표현 방법의 하나를 잘 보여주는 게임입니다.

한쪽에서는 발전한 그래픽 기술을 이용하여 호러 영화와 같은 현실과 가까운 공포를 제공하는가 하면, 이렇게 완전히 현실과 동떨어진 표현을 통해 기괴하고 불쾌한 공포를 제공하는 게임 또한 나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방식은 비교적 적은 자원으로 효과적인 표현이 가능하기 때문에 조만간 낮은 해상도를 이용한 표현 방식이 대자본 게임에도 쓰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플랫폼: 윈도우, 맥
가격: 무료
편의: 호러, 30분
제작: Dan Sanderson 
좌표: itch.io

2017. 9. 2.

HELP ME!!


오, 세상에 여긴 좁고 어두워-! 이상한 곳이야! 맙소사!

과연 당신은 웹 페이지에 갇힌 감자를 구할 수 있을까요?

 [HELP ME!!]는 귀엽고 장난스러운 게임입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게임이라기보다 정성 들인 농담 혹은 놀이에 더 가깝습니다. 복잡할것 없으니 느긋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웹 페이지를 구경하고 설명서를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인터넷을 기록하고 그 기록을 토대로 게임을 만드는 개발자 [Nathalie Lawhead] 특유의 감각을 느낄 수 있는 작품입니다.


플랫폼: 웹
가격: 무료
편의: 쉬움, 독특함
좌표: itch.io

2017. 8. 21.

Pet the pup at the party




 [Pet the pup at the party]는 낯선 사람이 가득한 파티장에서 강아지를 찾는 게임입니다. 끝없이 계속되는 파티의 미로에서 외롭게 우는 강아지를 찾아 쓰다듬어 봅시다! 간단하지만 꼼꼼하게 잘 만들어진 게임입니다. 임의 형성되는 방의 형태라거나, 강아지의 소리로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거나, 제작자의 뛰어난 감각이 느껴지는 부분이 참 많습니다. 귀엽고 아기자기하면서도 뭔가 잡아낼 수 있는 메시지가 있는 좋은 게임입니다.

플랫폼: PC, 맥
가격: 무료
편의: 쉬움, 10분
제작: grey2scale
좌표: itch.io

2017. 8. 16.

Yet Another Exhausted Day

딱 한 달 만에 다시 블로그 재개합니다. 여름동안 일하느라 자리를 비웠습니다. 
(딱히 소녀전선 하느라 그런 게 아니랍니다?) 




 아침에 잘 일어나십니까? 필자는 잘 못 일어납니다. 알람이 울려도, 누가 깨워도 다시 누워서 자버립니다……. 필자와 비슷한 잠이 많은 사람이라면 이 게임에 크게 공감할 수 있을 겁니다. [Yet Another Exhausted Day]는 누구나 경험해 봤을 만한 상황을 재미있는 규칙으로 만든 게임입니다. 잠에 취해 눈을 뜨지 못하는 아침, 꾸물거리며 집안 곳곳에 널려있는 베개를 피해 현관까지 도달하면 되는 게임이니까요-! 평범한 소재를 독특한 규칙으로 구현한 감각과 음향과 카메라 렌즈 효과를 이용한 연출이 인상적인 게임입니다.


플랫폼: 윈도우, 맥
가격: 무료
편의: 마성의 배게
제작: Lancelot Gao
좌표: itch.io

2017. 7. 16.

Dinner with an Owl




 [Dinner with an Owl]은 기이한 어드벤처 게임입니다. 전체적으로 붉은 화면과 일그러진 낮은 해상도가 만들어내는 긴장감과 토막토막 잘려있는 엉성한 이야기가 독특한 분위기를 일궈내는 게임입니다. 그리고 사이사이 뜬금없이 들어가는 연출이 웃음을 주는 동시에 궁금증을 유발하여 게임을 계속 붙잡게 만듭니다. 의도적으로 엉성하게 만든 장면과 공들여 만든 장면의 강렬한 차이가 정말 마음에 듭니다. 쉽지 않은 연출을 잘 살려낸 개성 강한 게임이니, 이상한 게임을 좋아하시는 분은 반드시 해보시기 바랍니다.


플랫폼: 윈도우
가격: 무료
편의: 1시간
제작: BORING SUBURBAN DAD
좌표: Game jolt

2017. 7. 11.

Romance Detective




 [Romance Detective]는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비주얼 노벨 게임입니다. 줄거리만 들으면 이상하게 들릴 이야기를 잘 쓰인 대사와 강렬한 캐릭터로 재미있게 이끌어갑니다. 특히 웃음과 함께 캐릭터를 잡아주는 재치있는 대사가 훌륭합니다. 30분 정도면 끝을 볼 수 있는 짧은 게임이니 한번 해보시면 좋겠습니다. 게임 소개 페이지를 보니, 속편도 제작되어 있다고 합니다. 다만 제작자의 어떤 사정 때문에 덜 다듬어진 상태에서 개발을 중단했다고 하니 아쉽습니다. 언제 시간을 내서 속편도 해봐야겠습니다.


플랫폼: 윈도우, 리눅스, 웹, 맥
가격: 무료(원하는 가격)
편의: 30분
제작: nami
좌표: itch.io

2017. 7. 7.

FIGHT KNIGHT





 [FIGHT KNIGHT]은 맨손으로 다 때려잡는 액션-! 던전 크라울 게임입니다. 복잡한 미궁 속에서 퍼즐을 풀며 조금씩 전진하는 장르의 특징과 적의 움직임을 읽고 공격과 방어를 주고받는 액션 게임의 장점이 잘 살아있습니다.

정말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조합인데, 꽤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습니다. 평범한 1인칭 던전 크라울 게임처럼 퍼즐을 풀고 미로를 탐색하다가, 적과 만나면 바로 액션 파트로 넘어가는 형식입니다. 단색을 사용한 그래픽 스타일과 장르 본연에 지나치게 충실한 던전 파트 때문에 다소 진입장벽이 높은 것이 흠입니다.

그래도 맨손으로 모조리 때려잡고 다니는 경쾌한 액션을 잘 강조한 굉장히 개성 넘치는 게임입니다. 맨손으로 몬스터를 두들켜 패는 액션 하나 만큼은 정말 재미있습니다. 아직 데모버전인 만큼 차후 개발되는 정식 버전에서는 개선될 여지가 남아있으니, 언젠가 발매 되면 다시 한번 해볼 생각입니다. 독특한 게임을 원하신다면 추천합니다.


플랫폼: 윈도우
가격: 무료(데모)
편의: 주먹-! 최고의 대화 수단이지!
제작: boensaw
좌표: itch.io

2017. 6. 14.

That blooming feeling




 [That blooming feeling]은 명랑한 물방울이 되어 꽃을 기르는 게임입니다. 잠깐이나마 느긋하게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는 편안한 작품입니다. 규모가 상당히 작은 게임인데, 뜻밖에 물방울 캐릭터(주인공)이 할 수 있는 행동과 그에 따른 주위의 반응이 다양합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계절도 바뀌고, 식물이 자라는 모습도 단계별로 꽤 그럴싸하게 구현되어 있습니다. 아직 개발 중이라 거친 부분이 많이 남아있지만 즐기기에 큰 문제는 없습니다. 단지 키보드 키 배치가 명확하지 않으니 Xbox 컨트롤러로 즐기는 것을 추천합니다.


플랫폼: 윈도우, 맥
가격: 무료
편의: 식물원
제작: Tots' Team
좌표: itch.io

2017. 6. 5.

iii





 같은 내용의 말이라도 어떻게 말하는가에 따라 듣는 이에게 다르게 들릴 수 있습니다. 비슷하게 게임 또한 같은 내용이라도 어떻게 전달하는가에 따라 다른 경험이 될 수 있습니다. [iii]는 메트로바니아라고 불리는 장르의 흔한 구성을 답습하고 있는 간단한 게임입니다. 하나의 맵을 다양하게 이용한다는 구성은 제법 독특하지만, 다른 게임에서도 많이 시도되었기 때문에 딱히 새롭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외눈박이 고양이가 동굴에서 모험을 떠난다는 배경 설정과 그 설정을 뒷받침하는 그래픽, 음악, 캐릭터가 게임을 독특하게 살려내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짧지만 촘촘하게 게임을 만들었음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 많습니다. 맵은 작지만 메트로바니아 특유의 탐색을 통한 캐릭터 육성과 발견의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습니다. 시야의 범위와 색을 조절하여 캐릭터와 환경을 전달하거나, 게임의 마지막과 시작을 연결하는 연출을 통해 이야기의 여운을 느끼게 하는 꼼꼼한 손길이 인상적인 게임입니다.


플랫폼: 윈도우
가격: 무료
편의: 30분
제작: Yukon W.
좌표: itch.io

2017. 6. 4.

Monolith




 [Monolith]는 최근 자리를 잃어가는 탄막 슈팅 게임에 새로운 길을 보여주는 게임입니다. 임의 생성되는 많은 방으로 이루어진 레벨과 매번 다르게 배치되는 적을 다양한 아이템과 업그레이드를 통해 육성한 캐릭터로 헤쳐나가는 구성의 게임은 이미 많이 나왔지만, 여기에 탄막 슈팅 장르를 타협 없이 집어넣은 과감한 시도를 한 게임은 이 게임이 처음입니다. 탄막을 쏟아내는 적들과 빠르게 이동하는 강력한 기체, 빠르게 스크롤 되는 보스전 등 장르에 기대하는 구성이 꽉 들어차 있습니다. 현재 3개의 스테이지를 즐길 수 있는 데모 버전이 공개되어 있는데, 완성된 게임이 기다려지는 작품입니다.


플랫폼: 윈도우, 리눅스
가격: 무료(데모)
편의: 신선함!
제작: Team D-13
좌표: itch.io
스팀 스토어 페이지

2017. 6. 2.

The Aftermath




필자의 소원이 이루어진 어떠한 세계.

마침내, 거대한 재난으로 모든 인류가 멸종했습니다-! (만세)
모든 끝은 시작과 연결되는 법. 게임은 여기에서부터 시작됩니다.

[The Aftermath]는 죽은 이들의 이력서가 수북하게 쌓인 탁자에 앉아서 죽은 이들을 지옥으로 보낼지 천국으로 보낼지 결정하는 게임입니다. 대부분의 이력서는 가볍게 웃을 수 있는 농담으로 채워져 있지만, 갑자기 진지하게 만드는 내용이 나오기도 합니다. 진지한 부분은 정말 조금이고, 어디까지나 가볍고 재치 있는 짧은 게임이니 한번 해보시면 좋겠습니다.

가벼운 농담 같은 게임에 강한 여운을 남기는 마지막 비틀기가 참 마음에 듭니다.


플랫폼: 윈도우
가격: 무료
편의: 무급인턴
제작: Tselmek
좌표: itch.io

2017. 5. 23.

Chook & Sosig: Hit The Club




 [Chook & Sosig: Hit The Club]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코미디 2D 어드벤처 게임입니다. 대단히 뛰어난 부분은 없지만 적당한 유머와 깔끔한 그래픽 그리고 정감 가는 캐릭터가 매력적입니다. 문제는 게임의 조작이 다소 이상하다는 점인데, 클릭하여 드래그 하는 느낌으로 메뉴를 열어야 합니다. 그냥 클릭하면 열리는 형태로 해도 괜찮을 것 같은데 굳이 이렇게 불편하게 만든 이유를 알 수 없습니다. 그 밖에도 어드벤처 장르에서 익숙한 장단점을 골고루 가진 게임이니 연구하는 느낌으로 해보셔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게임 클리어 팁(드레그 하세요): 포스터를 여러 번 확인하셔야 합니다.



플랫폼: 윈도우, 맥, 리눅스
가격: 무료(원하는 가격)
편의: 30분, 조작이 불편함
제작: TookiPalooki
좌표: itch.io

2017. 5. 22.

Baba is You





 [Baba is You]는 풀이 방법이 재미있는 퍼즐 게임입니다. 게임에서 플레이어는 단어를 움직여 레벨을 맘대로 조작할 수 있습니다. 플레이어가 조작하는 대상을 바꿔서 갈 수 없는 길을 가거나, 게임의 승리 방법을 바꿔서 엉뚱하게 클리어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간단하면서도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는 규칙 덕분에 플레이어는 레벨 전체를 보고 넓게 생각해야 합니다. 복잡한 논리 퍼즐보다는 뭔가 난센스 퀴즈나 수수께끼 풀이를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재미있는 게임입니다.


플랫폼: 윈도우
가격: 무료
편의: Fun is win
제작: Hempuli
좌표: itch.io

2017. 5. 12.

CANDY CAVE QUEST




 [CANDY CAVE QUEST] 이 어드벤처 게임은 귀엽습니다. 정말 귀엽습니다. 가슴이 따뜻해지는 발랄한 이야기를 담은 짧은 어드벤처 게임입니다. 바늘도 통과하지 못할 촘촘한 설정과 역사서가 얇게 느껴질 대서사시를 담은 게임은 이미 많지만, 이런 가볍고 상상력 가득한 게임이 더 마음에 드는 요즘입니다. 잘 만들어진 어드벤처 게임이니 한번 해보시기 바랍니다.

플랫폼: 윈도우
가격: 무료
편의: 상상력
제작: Oleg Grachev
좌표: 제작자 홈페이지

Puppy's World




 [Puppy's World]는 예상치 못한 반전을 가지고 있는 게임입니다. 게임이 제공하는 정보, 첫인상을 보고 이해하게 되는 게임과 게임의 결론을 보고 이해하게 되는 게임이 서로 달라서 재미있습니다. 게임이 던지는 메시지도 뭉클하고 말이지요. 플레이어에게 게임의 목적 전달이 분명하다면 그 해석은 다를 수 있으며 그 사이의 간격이 재미를 줄 수 있음을 알려주는 재치 있는 게임입니다.

플랫폼: 윈도우, 맥, 리눅스
가격: 무료
편의: Feel
제작: Lancelot Gao
좌표: itch.io

2017. 4. 24.

JACOB'S HELL




 플레이스테이션 시절의 3D 그래픽은 슈퍼 패미콤 또는 더욱 이전 시대의 2D 그래픽과는 달리 썩 좋은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째서일까요? 한때 저해상도 3D 그래픽을 취급한다고 해서 이슈가 되었다가 조용히 묻힌 게임 [Back in 1995]을 돌이켜 보면, 역시 너무 못생겨서 그런 것 아닐까 싶습니다. (웃음) 그렇다면 어째서 이 그래픽은 못생겼다고 느끼고, 2D 그래픽은 나름 멋지다고 느끼는 걸까요?

뚜렷한 답을 떠올리기 힘든 어려운 질문입니다.

저해상도 3D 그래픽은 픽셀 2D 그래픽과 마찬가지로 낮은 해상도의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명확하게 구분할 수 없는 시각을 통해 해석의 틈을 허용하는 그래픽은 플레이어의 상상이 개입할 여지를 주고, 이는 새로운 해석(경험)을 만들어 내는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보통 그래픽은 명확한 전달을 목적으로 사용됩니다. 3D 그래픽은 이 목적이 더 뚜렷했고, 저해상도는 그 과도기였기 때문에 다시 사용할 이유가 없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3D 그래픽을 모호함을 전달하는 수단으로 사용한다면 어떨까요?

[JACOB'S HELL]은 낮은 해상도의 그래픽으로 고유의 분위기를 만들어 내는 것에 성공한 게임입니다. 게임은 저해상도 3D 그래픽을 이용하여 지옥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어두운 숲. 일그러지고 자글거리는 사물이 가득한 숲은 현실과 다른 괴리된 공간이라는 느낌을 줍니다. 그래픽으로 해석의 틈을 만들고 음향과 텍스트로 방향을 잡아줌으로써 플레이어가 지옥이라는 공간을 상상하게 합니다. 해석해야 하는 플레이어의 피곤함을 생각해 보면 액션이 많거나 호흡이 긴 게임에서는 사용하기 어려운 방법이라고 생각되지만, 간단하고 짧은 게임에서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됩니다. 독특한 그래픽 표현 방식에 관심이 있으신 분은 [JACOB'S HELL]에서 지옥 구경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10분 안쪽의 짧은 게임이니 부담 없이 즐기실 수 있습니다.


PS. 쓰면서 생각해보니까 [마인 크래프트]가 이미 저해상도 그래픽을 활용한 모범 답안을 하나 만들지 않았나 싶은데……. 방향성도 그렇고 의도도 고찰해보자면 너무 글이 길어지니 따로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플랫폼: 윈도우
가격: 무료
편의: 10분
제작: Sander Jansen
좌표: itch.io

2017. 4. 16.

Fairy Song





 필자가 자주(?) 소개하는 itch.io에 최근 클리커 게임이 잔뜩 올라오고 있습니다. 클릭커 게임 경진을 열었기 때문입니다. 클릭커 게임의 개발 접근성이 이렇게 뛰어났나, 깜작 날랄 정도로 많은 게임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쿠키 클리커(cookie clicker)]로 유명한 전형적인 클리커 게임뿐만이 아니라, 접근을 달리하는 다양한 게임도 많아서 놀랍습니다.

해당 경진에 참여한 게임 [Fairy Song]은 클리커 게임이라고 분류하기에는 좀 무리가 있는 게임입니다. 클리커 게임을 조작을 극도로 단순하게 만든 게임이라 분류하면 그쪽에 포함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생각에 원 버튼 게임에 가깝지 않나 싶지만, 여기에서 굳이 장르를 따질 필요는 없을 겁니다.

게임에서 플레이어는 마우스로 요정을 조작하여 기이한 세계를 모험하게 됩니다. 조작은 마우스 하나로 이루어지는데, 굉장히 쾌적하고 상쾌한 느낌을 줍니다. 빠르게 날아다니는 캐릭터가 퍼즐도 풀고 물건도 던지고 하는데, 이만큼 조작을 간결하게 정리하다니 대단합니다.

너무 욕심을 부린 탓인지 퍼즐이 정리가 덜 된 느낌인데(동선이 너무 길거나, 단서가 적거나), 그냥 게임 안에서 날아다니며 배경 구경만 해도 기분 좋은 게임입니다. 이후 개발자가 시간을 조금 더 들여 다듬은 버전을 내놓는다고 하니, 그때 한 번 더 다루어 보겠습니다.

지금도 충분히 매력적인 게임이니 한번 즐겨보시기 바랍니다.


플랫폼: 윈도우
가격: 무료
편의: 1시간
제작: pixel-boy
좌표: itch.io


2017. 4. 14.

Wibble Wobble




 [Wibble Wobble] 재미있는 레벨 디자인을 가진 플랫포머 게임입니다. 플레이어는 파도처럼 끝없이 출렁거리는 레벨에서 살아남아야 합니다. 뾰족뾰족하게 생긴 붉은 색의 장애물에 닫거나, 화면 중앙의 선 아래로 떨어지면 게임 오버. 보기보다 은근히 어려운 게임입니다.

바닥이 움직이는 장치를 사용한 게임은 여럿 해봤지만, 이만큼 본격적으로 다룬 게임은 처음 봅니다. 예전에는 제작자가 게임의 모든 내용을 정확하게 짜 놓아야 했다면, 최근에는 기본값을 토대로 AI가 임의 생성하는 방식을 활용하는 게임이 많이 나오는 것 같아 흥미롭습니다.


플랫폼: 윈도우
가격: 무료
편의: NA
제작: Daniel Linssen
좌표: itch.io



2017. 4. 11.

What if platformers were RPGs





 [What if platformers were RPGs]는 간단한 클릭커 게임입니다. 한국에서는 방치 게임이라고 불리던가요? 마우스를 클릭하여 자원을 얻고, 얻은 자원을 적절하게 분배하며 알아서 잘 돌아가는 게임을 구경하는 장르입니다. 일단 시작하면 재미없다고 생각하면서도 계속하게 되는 기이한 매력이 있습니다. 주의: 할 일이 있을 때는 시작하지 마세요. 절대로.

이 게임은 플랫포머 게임의 점프에 롤플레잉 게임의 주사위 굴리기 확률 그리고 스테이터스 분배를 섞어 농담처럼 만들었는데 꽤 그럴싸합니다. 실제 TRPG에서는 능력치의 이름만 다르지 있을 수 있는 상황 아닐까 싶습니다. RPG 게임이 무엇인가 하는 주제는 심심하면 튀어나와서 온갖 포럼을 전쟁터로 만드는 주제인데, 이런 게임을 하고 있으면 귀찮아서 한쪽에 치워두고 싶으면서도 곰곰이 생각해보게 됩니다.


플랫폼: 웹
가격: 무료
편의: 시간 낭비 주의
제작: joqlepecheur
좌표: itch.io


2017. 4. 9.

a melon’s tale





 [a melon’s tale]은 한편의 동화 같은 게임입니다. 피곤한 일이 있으시거나 기분이 울적할 때 즐기시면 참 좋을 것 같습니다. 두꺼운 붓과 유화 물감으로 그린 느낌을 주는 따뜻하면서도 질박한 그래픽과 편안한 색 선택이 게임의 분위기와 참 잘 어울립니다. 무엇보다 데굴데굴 굴러가는 수박의 조작이 참 마음에 듭니다. 조작을 통해 게임의 호흡을 조절하고 캐릭터에 감정을 부여하며 다음을 궁금하게 만듭니다. 짧지만 굉장히 잘 만들어진 게임입니다. 아이가 있다면 아이와 함께 즐기면 좋을 것 같습니다.


플랫폼: 윈도우, 맥
가격: 무료
편의: circle of life
제작: Shelly Alon
좌표: itch.io


2017. 4. 6.

Pond




 [Pond]는 물수제비를 즐기는 게임입니다. 그게 전부입니다. 강가에서 돌을 던지듯 느긋한 마음으로 즐기시면 됩니다. 음향을 잘 사용하고 있는 게임이니 꼭 볼륨을 높이고 즐기시기 바랍니다. 언젠가 이른 아침 물안개 낀 계곡에 돌을 던지던 순간이 생각나는 게임입니다.

플랫폼: 웹, 윈도우, 맥
가격: 무료
편의: NA
제작: Brendan Keogh
좌표: itch.io

2017. 3. 28.

293 Keys




와르르 천장에서 쏟아지는 열쇠를 보고 무언가 떠올랐습니다.
평범한 일상. 별것 없는 결말을 기다리며 묵묵히 같은 일을 반복해야 하는 시간.

 [293 Keys]는 그런 시간을 기억나게 만드는 게임입니다. 게임을 시작하면 293개의 열쇠가 하늘에서 떨어집니다. 플레이어는 한 개의 맞는 열쇠를 찾아 문을 열면 됩니다. 이렇게 놓고 보면 참 재미없고 짜증 날 것 같지만 뜻밖에 재미있는 게임입니다. (물론 개인차는 있겠지요?) 293개의 열쇠 모양을 전부 다르게 만든 터치가 인상적이고, 안 맞는 열쇠를 멀리 던져버리는 느낌도 묘하게 마음에 듭니다. 중간에 포기해도 그만 못 열어도 그만이니 스트레스받지 마시고 한번 해보시면 좋겠습니다. 명상용 게임으로 참 좋습니다.


플랫폼: 윈도우, 리눅스, 맥
가격: 무료
편의: 노가다
제작: 14hourlunchbreak
좌표: itch.io

2017. 3. 27.

Super Pilot




 [Super Pilot]은 미래 배경의 빠른 속도를 중시하는 아케이드 레이싱 게임입니다. 예전에는 꽤 자주 나오던 장르였는데, 최근에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유명한 게임으로 [Wipeout] 시리즈가 있지만, 최근 HD 리메이크 이후 속편 소식이 없습니다. 한국에서는 콘솔로만 나온 [Wipeout]보다는 [Star Wars Episode 1 Racer]를 더 많이 기억할지도 모르겠습니다.

[Super Pilot]은 그래픽과 음악은 다소 떨어지지만, 해당 장르의 매력인 빠릿한 조작과 빠른 속도를 확실하게 구현한 게임입니다. 아직 데모 버전이라 다소 엉성한 모습이기는 하지만, 트랙 에디터도 있고 하니 해당 장르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재미있게 즐기실 수 있을 겁니다. 스팀 그린라이트를 통과했다고 하니, 완성되면 스팀에서도 볼 수 있을것 같습니다.

플랫폼: 윈도우
가격: 무료(데모)
편의: NA
제작: dopagames
좌표: itch.io

2017. 3. 23.

Moths




나방이 되어 보는 게임 [Moths]

 게임 시작 후 스페이스바를 누르면 화면이 전환됩니다. 이후 본능에 따라 즐기시면 됩니다. 단순하지만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제작자가 생각한 나방이 빛을 쫓는 이유에 공감하신다면 이 게임이 마음에 드실 겁니다. 최근 해본 게임 중 가장 강렬한 경험을 제공하는 게임입니다.

플랫폼: 윈도우, 맥
가격: 무료
편의: 3분
제작: neilson
좌표: itch.io

2017. 3. 20.

Supercontinent Ltd




 게임을 하면서 ‘내가 왜 이걸 하고 있어야 하지?’라고 생각한 경험이 있는 분이라면 이 게임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게임의 설정과 플레이어의 행동이 일치하는 게임 [Supercontinent Ltd]은 기발한 설정을 통해 현장감을 살린 미래 배경 어드벤처 게임입니다.

플레이어는 게임에서 어떤 조작을 하게 되는데, 일상에서 한 번쯤 해봤음직 한 친숙한 소재입니다. 나이가 좀 있는 분들은 옛날 기억이 떠오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게임은 플레이어가 왜 그 조작을 해야 하는지 설명하고 거기에 멋지게 퍼즐과 서술을 엮어냅니다.

게임 오버가 없고 대략 30분 정도면 끝나는 짧은 게임이지만, 저장 기능이 없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한국에 거주하는 분이라면 게임을 하면서 씁쓸하게 웃을만한 게임입니다.

플랫폼: 윈도우
가격: 무료
편의: 어려움
제작: Deconstructeam
좌표: itch.io

2017. 3. 17.

GOB!




 가볍게 머리를 풀고 싶은 분에게 딱 맞는 게임이 있습니다. [GOB!]는 한 수 앞을 생각해야 하는 전략과 경쾌한 액션이 어우러진 게임입니다. 4방향으로 이동과 공격이 서로 분리되어 있어 처음에는 약간 어색할 수 있는데, 규칙이 복잡하지 않기 때문에 금방 적응할 수 있을 겁니다.

무작위로 생성되는 레벨에서 열쇠를 찾아 탈출하는 것이 목적인 게임으로써, 적당한 난이도 덕분에 차근차근 배워가는 재미가 충실합니다. 적과 장애물의 움직임, 공격하는 방법, 아이템의 특징, 공격을 회피하는 규칙 등 파고들 요소가 은근히 많습니다. 슈팅게임으로 즐겨도, 퍼즐게임으로 즐겨도 재미있는 게임이니 한번 해보시면 좋겠습니다.


플랫폼: 웹, 윈도우
가격: 무료
편의: 시간도둑
제작: st33d
좌표: itch.io

2017. 3. 12.

Riders Of Rhea




말라붙은 땅에서 태어나 일생 모래 언덕을 달렸다. 자유였다...

그들이 빌어먹을 우주 승강기를 건설하기 전까지.

식민지 러시 이후, 나의 고향은 모래에 묻힌 자원을 노리는 패배자와 깡패들로 득실거린다. 그러나 내 곁에는 바이크가 있다. 그녀는 결코 나를 실망하게 하지 않는다. 넓고 넓은 레아의 도로가 날 부른다.

 [Riders Of Rhea]는 무작위 요소가 섞인 슈팅 게임입니다. B급 SF영화 향기가 가득한 설정이 참 마음에 듭니다. 넓은 모래사막을 누비며, 총 한 자루로 목숨을 걸고 싸우는 굵직한 흐름이 참 좋습니다. 

꽤 어려운 게임이지만 바이크를 움직이는 느낌이 좋아서 계속 붙잡게 됩니다. 바이크 게임에 기대할 법한 빠른 속도와 매끄러운 움직임이 잘 구현되어 있습니다. 광활한 모래사막에 스키드 마크를 남기며, 갱단을 때려잡아 보시기 바랍니다.


플랫폼: 윈도우, 맥, 리눅스
가격: 원하는 가격(무료)
편의: 로망
제작: Powerhoof
좌표: itch.io

2017. 3. 10.

EYE




 [EYE]는 호러 플랫포머 게임입니다. 본래 $0.99에 판매 중인 게임이나, 대통령 탄핵 기념 무료 공개 중이라 소개해 봅니다. 게임에서 항상 플레이어를 지켜보는 “눈”을 이용한 독특한 연출과 장치가 인상적인 게임입니다. 다소 어렵지만 플랫포머 장르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즐겁게 즐기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너무 어려워서 중간에 포기했습니다. (웃음) 화면의 크기를 키워 가독성을 높이고, 이야기를 조금 더 이해하기 쉽게 전달했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플랫폼: 윈도우
가격: $0.99(무료로 할인중)
편의: 어려움
제작: 2gold
좌표: itch.io

2017. 3. 2.

My Little Blacksmith Shop




 [My Little Blacksmith Shop]은 무기 상점의 대장장이가 되어 무기를 만들어 파는 샌드박스 게임입니다. 아직 개발 초기 단계라 텅 빈 부분이 많은데, 게임의 핵심인 무기 만들기는 나름 재미있게 구현되어 있습니다.

대장간 하면 떠오르는 요소들을 적당히 간추려서, 단계별로 즐길 수 있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딱히 복잡한 부분이 없고, 게임 곳곳에 도움말을 적어 두었기 때문에 조금 헤매다 보면 감을 잡을 수 있을 겁니다. 그 헤매는 과정도 나름 재미라 따로 설명은 하지 않겠습니다. 딱 한 가지 말하자면, 무기를 만들기 위한 재료를 주문해야 할 때가 있는데, 이 주문서가 잘 보이지 않는 곳에 있고 도움말이 없어 놓치고 지나가기 쉽습니다. 주문서는 화로의 뒤쪽에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옵션에서 상점 모드가 아닌 샌드박스 모드도 즐길 수 있으니 가볍게 가지고 놀기에 좋은 게임입니다. 게임의 핵심이 꽤 재미있는 만큼, 앞으로 확장이 기대되는 게임입니다.

플랫폼: 윈도우
가격: 무료
편의: 쉬움
제작: Dasius
좌표: itch.io

2017. 3. 1.

Forgotten




 [Forgotten]은 기억되지 못한 사람들에 대한 게임입니다. “Peter Booth”라는 오스트레일리아 화가의 그림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된 게임은 제작자가 그림을 보고 느낌 감정을 풀어내고 있습니다. 19세기가 막 시작된 영국의 세기말, 갑작스럽게 시작된 공업으로 양분된 사회와 그 사회에서 밀려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섬뜩하게 그린 게임입니다. 게임을 하면서 처음에는 어릴 적 돌아다니던 공터가 기억나다, 마지막에는 최근에 본 노인 고독사 기사가 생각났습니다. 게임에서 우울한 현실을 기억해 내다니- 그리 유쾌하지는 않지만 가치 있는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플랫폼: 윈도우, 맥, 리눅스
가격: 무료
편의: 5분
제작: Kira Zingmark
좌표: itch.io


2017. 2. 28.

Melone in the Dark




 [Melone in the Dark]는 오늘날 호러 게임에 지대한 영향을 준 명작 [어둠속에 나홀로(Alone in the dark)]를 패러디한 게임입니다. 5분 정도의 짧은 개그로 구성된 코미디 게임인데, 원작의 느낌이 물씬 묻어납니다. 유니티 엔진으로 제작했음에도, 도스 시절 특유의 자글거림과 낡은 센스를 다시 볼 수 있습니다. (심지어 조작도 키보드로만 해야합니다!) 뭔가 기이한 아마추어 영화를 보는 것 같은 재미있는 게임이니 한번 해보시기 바랍니다.

플랫폼: 윈도우, 맥, 리눅스
가격: 무료
편의: Spooky
제작: Marius Winter
좌표: itch.io

2017. 2. 25.

Night in the Woods




 게임에서 매우 중요한 사건인데,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적당히 마무리되었으니 그걸로 괜찮습니다. 정말 재미있고 중요한 부분은 따로 있기 때문입니다.

우선 주인공이 친구와 끝없이 주고받는 시시콜콜한 농담이 중요합니다. 게임을 해보니 알겠습니다. 서로 농담을 주고받는 관계는 대단합니다. 가벼운 농담은 꺼내기 너무 무거운, 감추고 싶은 상처와 아픔을 나누기 위한 암시입니다. 농담과 웃음은 서로의 믿음을 확인시키고 삶의 상처를 덮어 도닥여 줍니다.

그들의 시시콜콜한 이탈도 재미있고 중요합니다. 그건 썩 아름답지 못한 일입니다. 하지만 보고 있으면 동감하고, 심지어 감동하게 됩니다. 책임은 우리를 언제나 무겁게 누르고 있고, 실패의 대가는 가혹합니다. 그것은 삶에 눌려 터지지 않기 위해 튀어나온 부분입니다. 우리 또한 겪고 있고 알고 있습니다.

[Night in the Woods]는 주인공의 시점으로 친구들과 농담을 주고받고, 시시콜콜한 장난을 치는 게임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갈등을 겪고, 동감하며 나를 기억해내는 게임입니다. 게임은 우리와 아주 가까운 이야기, 우리의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언젠가 내가 겪어 보았음 직한 이야기를 내 주위에 있음 직한 캐릭터로 풀어냅니다. 그것은 억지로 꾸며진 느낌이나, 엉성하게 짜 맞춘 티를 내지 않습니다. 게임은 정교하게 만들어진 이야기를 매력적인 캐릭터와 재치 있는 웃음으로 느긋이 풀어갑니다.

물론 여기에는 기승전결을 갖춘 심각한 사건이 존재합니다. 주인공의 운명에 대한 암시와 그것이 가져올 파멸에 대한 거창한 묘사가 게임 내내 이어집니다. 나름 흥미진진하고 훌륭하게 전개되는 편이지만, 워낙 시시콜콜한 부분이 뛰어나다 보니, 심각한 부분이 대단하게 느껴지지 않아 우스울 지경입니다. 필자는 귀찮아서 대충 넘겼는데, 게임이 숨기고 있는 비밀을 파헤칠 여유가 있다면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겁니다.

확신은 할 수 없지만, 필자는 제작자가 일부러 게임에서 심각한 사건의 분량을 줄였다고 생각합니다. 게임과 마찬가지로 현실에서 거대한 음모와 혐오가 우리를 파멸시키려고 할 때, 우리는 우리가 가진 뜻밖에 거대한 힘을 목격하게 됩니다. 서로의 유대와 옳은 것을 추구하는 마음은 이따금 비웃음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필요한 때면 어김없이 등장해서 사건을 해결합니다. 우리의 삶이 가지고 있는 무게와 힘에 비하면, 까짓 위기는 별거 아닙니다.

[Night in the Woods]는 현실을 용감하게 표현한 게임입니다. 흔치 않은 시도이자, 흔치 않은 성과입니다. 게임의 이야기와 캐릭터는 정말 마법 같습니다. 그러나 억지로 게임의 구성을 집어넣은 부분은 아쉽습니다. 그래픽 디자이너의 훌륭한 솜씨로 그려진 그래픽과 음악 그리고 기억에 평생 남을만한 캐릭터에 비해, 게임의 구성을 빌려온 부분은 거칠고 많이 부족합니다. 플랫포머 게임이라 칭하기에는 규칙이 엉망이고, 어드벤처 게임이라기엔 퍼즐이 빈약합니다. 차라리 과감하게 생략하고, 대화와 이벤트에 더 힘썼으면 어떠했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플랫폼: 윈도우, 맥, 리눅스
가격: $19.99
편의: 9시간, 쉬움
제작: Infinite Fall
좌표: 공식 홈페이지


#3월 19일 리뷰 수정

2017. 2. 23.

Sinewave Samurai




 [Sinewave Samurai]는 음계를 그래픽으로 표현하는 방식을 이용하여 공방을 주고받는 진검승부를 만들어낸 게임입니다. 복잡하게 들리지만, 선의 굴곡을 조절하여 화면에 보이는 점과 최대한 일치시키면 되는 간단한 게임입니다. 사실 음악하고도 관계없고 칼싸움하고도 관계없는 소재이지만, 게임을 이루는 규칙과 소리, 그래픽을 전달하는 방식을 통해 하나의 경험으로 엮어낸 솜씨가 훌륭합니다.

플랫폼: 윈도우, 맥, 웹
가격: 무료
편의: 5분
제작: Kai Clavier
좌표: itch.io

2017. 2. 21.

Packing Up the Rest of Your Stuff on the Last Day at Your Old Apartment




 [Packing Up the Rest of Your Stuff on the Last Day at Your Old Apartment] 긴 제목에 겁먹으실 필요 없습니다. “아파트를 떠나는 마지막 날, 남아있는 물건을 챙기다.” 제목 그대로의 게임입니다.

때는 8월의 무더운 여름, 장소는 시카고의 한 아파트. 방 안의 물건 중 가져갈 물건은 상자에 담고, 버릴 물건은 쓰레기봉투에 버리면 됩니다. 수많은 사연이 담긴 물건이 가득한 방은 소리 없이 우리에게 누군가의 일상을 들려줍니다. 이렇게 생활 일부를 게임으로 표현한 작품은 인간을 느낄 수 있어 좋습니다.

정리를 끝내고 방을 나선 이후의 연출이 특히 멋지니까 중간에 포기하지 마시고 끝까지 해보시기 바랍니다. 짐 정리를 테트리스처럼 구성했기 때문에 나름 재미있는데, 귀찮다면 그냥 전부 쓰레기봉투에 버리셔도 될 겁니다.(웃음)


플랫폼: 윈도우, 맥, 리눅스
가격: 무료(원하는 가격)
편의: 정리정돈
제작: turnfollow
좌표: itch.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