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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11. 13.

스마트폰과 함께하는 사회고발: A Normal Lost Phone, Another Lost Phone: Laura's Story





 전달하기 어려운 이야기를 우연인 척, 치밀한 계획하에 전달하는 게임이 있습니다. 무턱대고 내민다면 손사래를 치고 도망갈 법한 내용을 일단 한발 담그게 만드는 치밀함. 계획을 위한 준비물은 누구나 가지고 있을법한 스마트폰입니다. [A Normal Lost Phone]과 [Another Lost Phone: Laura's Story]는 묵직한 이야기를 독특하게 담은 게임입니다. 두 게임은 서로 다른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형식이 비슷하므로 한꺼번에 소개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주제를 알려드리면 게임의 재미를 떨어트릴 수 있으니 게임의 형식만 다루고 넘어갈까 합니다.

두 게임에서 플레이어는 주인을 잃은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게 됩니다. (따라서 PC 버전보다는 스마트폰 버전을 즐기는 것을 추천합니다) 게임의 시작은 가볍게 문자 메시지와 메일을 조금 들여다보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잘 쓰인 가상의 대화는 사건을 자연스럽게 플레이어에게 전달합니다. 천천히 조각나있는 누군가의 일상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불안한 위화감을 느끼게 됩니다. ‘스마트폰의 주인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 이 질문을 떠올린 순간부터 본격적인 퍼즐 풀이가 시작됩니다. 감추어진 사건에 접근하기 위해 스마트폰 속 정보를 더 자세히 들여다보고, 조합하여 사건을 재구성하는 것이 게임의 큰 흐름입니다. 처음 나온 작품 [A Normal Lost Phone]은 퍼즐이 간결하고 이야기와 메시지에 더 힘이 실려있고, 독립된 다른 이야기를 다룬 속편 [Another Lost Phone: Laura's Story]는 조금 더 깊은 생각을 요구하는 발전된 퍼즐을 갖고 있습니다.

두 게임 모두 의미 있는 사건을 흥미롭고 설득력 있게 다루고 있습니다. 가상의 주인과 그 주변 인물 사이의 대화는 개성과 감정을 느낄 수 있게 쓰여있고, 사건을 구성하는 단서들 또한 빈틈없이 잘 짜여 있습니다. 게임의 외형과 구조는 실제 사용하는 스마트폰에 비하면 기능이 부족하긴 하지만, 게임의 분위기를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노래를 들으며 메시지를 읽거나, 스마트폰의 옵션에서 실제 게임의 설정을 변경하는 식으로 게임 밖으로 벗어나지 않는 경험을 제공합니다. 조작 자체가 스마트폰의 그것과 같아 PC에서는 다소 위화감이 느껴지지만, 스마트폰으로 즐긴다면 실제로 사용하고 있는 느낌을 받을 것 같습니다. 스마트폰 사용과 게임의 유사성을 토대로 추리 혹은 퍼즐 게임을 재구성한 게임이 이 작품뿐만은 아니지만, 이만큼 탄탄하게 만들어진 게임은 많지 않습니다.

게임이 제공하는 경험만큼이나, 게임이 던지는 메시지 또한 현실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두 게임 모두 현실에서 누군가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 또는 이미 겪은 일을 다룹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게임이 던지는 메시지에 동의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게임을 나쁜 게임으로 만들지는 못합니다. (한편 높은 확률로 동의하지 못하는 사람은 나쁜 사람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게임이 개인정보 해킹을 다루고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가상이며 현실에서는 다른 대응을 해야 한다고 게임 스스로 말합니다. [A Normal Lost Phone]과 [Another Lost Phone: Laura's Story]가 다루는 이야기는 다시 말하지만 무겁습니다. 가벼운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러나 알고 있어야 할 이야기입니다.



플랫폼: iOS, 안드로이드, 윈도우, 맥, 리눅스
가격: 각 3,300원(스팀 기준)
편의: 어려움, 1시간
제작: Accidental Queens
좌표: 스팀, itch.io